만두님의 책을 받아들고 읽기 시작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글들이 눈에 좀 익었다.
그러니까 한참 사생활은(?) 팽게치고 서재질에만 매진했던 일명 서재폐인들속에 합류한 그때였던 것같다.그래서 모든 글들이 눈에 익었고,그때 느꼈던 만두님의 쾌활하고 당찬 성격들이 글 속에 묻어 있었다.
 
특히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랫말까지 실려 있는 글에선 나의 영향이 아니었나? 의심이 될 정도였다.그시절에 내가 서른을 맞이하고 있었고,나는 그것이 무슨 세상이 끝날 것같은 아쉬움에 푸념을 하염없이 늘어놓았었다.만두언니는 아무말없이 다독여 주셨다.
얼마나 철 없는 사람이라고 여기셨을까?
지금 내나이가 그시절 그렇게 철 없는 나를 다독여준 만두님의 그나이가 되었단 것을 뒤늦게 알았다.몇 년전의 그시절을 생각하니 참으로 낯 뜨겁고 민망하다.
힘든 내색없이 철딱서니 없는 동생을 다독이 듯 그렇게 대해줄 수 있었다니 만두언니는 그렇게 맏이의 행동을 알라딘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하시고 계셨구나! 뒤늦게 깨닫는다.
나라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가소롭다라고 여기지 않았을까!

그래서 뒤늦게 좀 많이 그립다.
지금 이순간도 님 앞에서 마흔이 될 적에 마흔 하기 싫다고 또 투정 부리고 싶으나,
이젠 그녀가 없다.
(그렇다고 만순님께 투정 부릴 수도 없는 일!)

아마도 만두성님은 이렇게 댓글을 달고 싶으셨을 것이다.
"이젠 니가 다른 이들에게 다독여라~"
아마도 그러고도 남으실 분이다.
하지만 난 성님을 따라갈 경지가 아닌데....ㅠ

중반부 들어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글들이 눈에 익지 않는다.
내가 서재질에 뜸해질 무렵이라 그런 것같은데...
글들이 참으로 아프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읽어내기가 참 힘겹다.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는 님의 모습이 애틋하기도 하고,마음 아프기도 하고...

그때 힘 내시라는 말 한 마디 던져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죄송스러울따름이다.
그리고 눈을 감으신 것도 몇 년이나 지나서 알게 되었으니 더욱더 송구스럽다.
이렇게 매번 뒤늦게 후회한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에 올라온 알라디너들의 닉네임을 접할때마다
아~ 그분이 있었지~
뒤늦게 반가워했다.
지나간 모든 것은 추억으로 남게 된다지만,
한 번씩 그시절 함께 한 서재인들이 알라딘에 접속하지 않아도 문득 문득 생각나곤 한다.
이래서 연을 맺는다는 것은 참으로 무섭다.
근황이 어떠한가 부러 찾아다녀보길 며칠째 계속 진행중이다.
상처를 받아 서재를 굳게 닫아버린 님도 계시고,바빠서 서재가 잠시 보류중인 분도 계시고,
드문드문 근황을 알려주시는 분도 계시고,
아직도 건재하신 님들도 계시다.^^

나 또한 주기적으로 책을 주문하느라 서재에 들어오긴 하였으나 글을 자주 올리진 못했다.
작년 달력을 보니 한 해 중 페이퍼 하나만 올렸더라는~~
요 몇 년은 그렇게 잠깐 잠깐 페이퍼 한,두 개로만 '살아 있다'는 소식만 잠깐 비춘 것이 다였다.
그몇 년 사이 알라딘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같아 사실은 조금 낯설기도 하다.
그래도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주신 분들이 있기에 힘을 내고 살을 부벼본다.
또한 새로운(?) 님들과도 서먹하지만 조금씩 안면을 터 나갈 생각이다.
낯가림이 심하여 알라딘에서도 아는 사람만 댓글을 남기곤 하였으나
몇 년동안 읽을거리,볼거리 하나 없는 서재임에도 불구하고 즐찾등록수는 줄어들지 않고
눈에 띄지 않게 계속 늘고 있었고,방문수도 저렇게 많이 늘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이책이 그동안 게으르고 나태했던 나를 다잡아준다.
만두님은 이렇게 저세상에서도 나를 다독여주는 무서운 힘을 가지신 분이다.
만두님의 서재에 들락거리면 아직도 계신 듯해 편안하다.
어서 빨리 책의 마지막부분을 읽어야겠다.

오늘은 도저히 커피를 안마실 수가 없어서 한 잔 했다.
서재질을 할땐 항상 커피를 앞에 놓고 하던 버릇이 있어 어쩔 수가 없다.
속은 좀 쓰리겠지만 마음은 편안하다.
오랜만에 서재질을 하면서 님들의 근황을 읽으니.....


모두들 건강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시길^^
만두언니도 건강하고 좋은 하루 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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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7 21: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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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8 10: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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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8 12: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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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8 1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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