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야 2007-07-23  

님, 어디 이사하신거에요? ^^ 오늘 날씨가 좀 덥기 시작해요.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네요.

며칠 전 님이 물어오신 글 보면서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이란 책이 생각났어요.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밀히 말하면 소설을 읽어주는 선생님이 나오는데요, 다시 말해 이야기 읽기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되었어요. 아이들에게 그림책이 아닌 소설을 읽혀야한다는 말은 전 처음 들어보는 말이에요. 사실 그림책은 오히려 어른들이 읽어야할 만큼 대단한 이야기구조를 갖고 있거든요. 아이들에게 소설읽히기를 권했던 그분의 진심은 '이야기문법 읽기'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그런점에서 그림책은 압축된 이야기구조를 전형적으로 가지고 있는데 말이에요. 또 한가지 지식정보 책 위주로 아이에게 독서를 권하는 엄마들에게 경고하는 말이란 생각도 들어요.

아무튼 유아용 소설은 따로 있지 않아요. 그러고 전 엄마들이 '명작'에 집착하는 걸 말리고 싶어해요. 시중에 나와 있는 세계명작이란 책들이 거의 축약본인데(물론 비룡소나 시공사 완역시리즈도 있지만 그건 고학년이상 되어야 읽을 수 있구요) 그걸 읽고 대략의 줄거리를 맛본 걸로 명작을 감상했다고 말할 수 없지 않나요.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문장의 아름다움이나 이야기 문법을 읽어내기 위한 구성력은 또 어떡하구요. 유아나 저학년에게 읽히는 명작이란 책들은, 그저 엄마들의 강박관념이거나 허영심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책나무님을 두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ㅎㅎ) 제 평소 생각이 그래요. 그러니 명작을 읽혀야한다는 강박은 벗어두는 게 좋겠다 싶어요.

이야기 구조가 흥미롭고 완벽한 책은 뭐니뭐니 해도, 옛이야기책이에요. 우리 옛이야기를 읽으면 아주 이로워요. 서정오님의 옛이야기 시리즈 같은 건 책나무님이 읽어주기에도 무난할 것 같아요. 3학년 정도에서 읽기에 좋지만요. 문장과 플롯에 리듬이 실려있지요. 교훈과 미덕은 아이들이 느낄 몫이구요.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의 눈높이를 무시한 책권하기는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에요. 총명한 민이와 함께 책을 골라보시기를 권해드려요^^

님, 주절주절..  귀여운 둥이들이랑 잘생긴 민이랑 이리 고민하며 사시는 엄마, 아이들이 어찌 잘 자라지 않을 수 있을까 싶네요. 몸도 마음도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또 놀러오세요^^

 
 
책읽는나무 2007-07-24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사를 했었습니다.올봄 통도사절이 있는 동네루요.^^
날씨가 참 후덥지근해요.그래도 이동네는 참 많이 시원하단 느낌 많이 들어요.부산보다는 조금 시골이라 그런지 바람이 좀 차갑단 생각을 많이 합니다.더군다나 우리집 아파트는 더욱더 시원한 것같아요.시원하다못해 좀 춥다라는 느낌도 든다는~~~

그리고..님의 글을 읽으니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는 생각을 했어요.하긴 제가 뜬금없이 소설책 이야기만 운운했으니 더욱더 그러했나 봅니다.에~ 그러니까 그림책을 아가적부터 읽혀주는 것은 기본이긴한데요.그러니까 어느정도 연령이 되면 아이들이 자라면서 작아진 옷보다 이젠 몸에 맞는 옷으로 새로 구입해주듯이 책 읽어주기의 수준도 조금씩 업그레이드 시켜야 된다는 뭐 그런식으로 읽혀지더라구요.그림책을 어느 정도의 연령까지 읽혀라 이런 대목은 없었구요.그작가도 그림책에 대한 신뢰도는 아주 높았어요.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은 기본바탕에 내재해 있으면서 간단한 단편소설같은 책도 읽혀라라는 대목으로 제겐 들렸어요.
요즘 글이 제법 있는 책들도 꽤 집중해서 듣는 듯하고,글의 구성력과 줄거리가 없는 책들은 조금 심심해 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심지어는 재미없는 책이라고 분류를 해버리는 경우도 있어서요.그래서 이젠 좀 줄거리가 있는 짤막한 소설류의 책도 좀 읽어줘볼까? 생각하던 찰나에 '책 읽어주기의 힘'이란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그래서 그런 의도가 아니었음에 주된 관심사였던지 그대목이 제겐 크게 와 닿았던 것같아요.
시중에 나와 있는 6,7세 또는 초등 저학년용의 문고판이 많이 있던데..그정도의 단락 단락은 아주 짤막하고,삽화도 잘 그려져 있어 괜찮겠단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구입하려니 그책들이 성민이와 잘 맞을지 살짝 염려스러워서 말입니다.아무래도 그림책이 아니고,소설책(?)이다보니 생소한 분야인지라 조금 긴장이 되어서 자문을 구했습니다.
님이 추천해주신 서정오님의 옛이야기 시리즈는 저도 참고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명작동화는 정말 고민스런 부분중의 하나에요.사실 명작동화를 개인적으로 따로 구입을 한 것은 없는데 헌책을 얻은 것이 있는데 말입니다.그림이 참 조잡해서 말입니다.그래서 단행본으로 한 권씩 구입해서 읽혀야겠다라고 생각하여 명작동화를 잘 읽어주질 않았거든요.헌데 그게 또 좀 그렇더라구요.유치원을 다니니까 전반적인 교육패턴(?)이 명작동화 내용들이 기본바탕이 되어서 행동을 요구하는 뭐 그런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가끔씩 아동극을 보더라도 모두 다 명작동화 또는 전래동화가 기본이구요.그러니 안읽혀줄 수도 없는 상황이더라구요.그리고 민이도 개인적으로 궁금해하기도 하구요.그래서 할 수 없이 헌책 명작동화 전래동화 시리즈 책이 맘에 들진 않지만 일단 그것들을 한 권씩 빼내서 읽어주고 있어요.명작을 읽혀야 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아마도 엄마들이 어쩔 수 없이 읽혀야 하는 상황에 맞부딪히다보니 읽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읽히려고보니 딱 민이 나이에 맞는 제대로 된 명작동화가 없다는 것이 또 가장 큰고민이에요.완역본을 읽히면 좋겠지만 여섯 살 난 아들에게 읽혀주기엔 좀 무리가 있을 듯 싶구요.단행본 중 아주 돋보이는 명작동화를 패러디한 책들도 종종 눈에 띄던데...원내용을 미리 알고 있어야 패러디한 동화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암튼..명작동화 단행본도 간간이 눈에 띄어 전권을 다 구입하기도 힘들구요.그게 참 그렇더군요.전 명작동화 하면 일단 정말 골치가 아파요.
초등학교 들어가서 제대로 완역본을 읽히는 것이 옳은 것인지? 친구와 선생님과 대화가 통하려면 지금 읽히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암튼...조잡스럽지만 내용이라도 미리 알고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어 헌책 명작동화 전집을 일단 빼내서 가져오면 읽어주고 있구요.읽은 내용의 그책은 단행본 중 괜찮은 책이 있다면 다시 그것을 한 두 권 구입해서 한 번 더 읽혀주는 방식으로 하고 있거든요.이게 옳은 방법일까요? (근데 그렇게 읽혀주니 확실히 성민인 축약본 책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같긴해요.)


전 정말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것이 갈수록 더 고민스러운 일인지 정말 몰랐어요.
나름 성민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줬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 읽어주기의 힘'이란 책을 읽어보면 나는 뭐랄까? 전 책의 내용을 읽어준 것이 아니라 무턱대고 글만 읽어준 느낌이 들더라구요.
내가 너무 예민하여 나만 고민하는 것인지? 다른 엄마들도 똑같은 고민을 하는 것인지? 것도 알 수가 없어요.

프레이야 2007-07-24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정말 좋은 곳으로 이사하셨군요. 통도사 산책하면 참 좋겠어요.
초등저학년용 소설이 문고판으로 나와있는 건 전혀 알지 못했네요.
일단 소설이란 광의의 낱말이 동화를 말하는 것이라 들립니다.
님이 하는 수없이 읽여준다는 그 명작동화에 대한 대목을 읽다가 제가 든 생각이
님글의 마지막에 나오네요. 글보다 내용을 읽어주라! 읽어주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말이네요. 여섯살이면 더욱. 제가 아이들 어릴 때 아는 후배의 강요(^^)에 딱
한 번 전집을 산 게 있어요.(그땐 독서지도라는 걸 알기 한참 전이지요)
애니메이션 명작동화였어요. 그게 글과 그림이 어찌 맘에 안 들던지요. 아무튼 읽어
주긴 했는데 그대로 읽어주지 않았어요. 처음엔 제가 보기에 그 글도 좀 많아싶어
나름 축약하고 편집해서 읽어주었어요. 그다음엔 서로 대화하며 읽었다고 할까요.
윤독도 하고요.. 아마 님도 그렇게 하실거에요. 주위에 보면, 독서력이 있는 아이들
특징이 이야기가 있는 책을 좋아하는 거에요. 우리집 두딸도 그래요.ㅎㅎ 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있는 내용을 좋아하구요. 그속에서 감정이입도 하고 상상력도 당연히
크겠지요.

근데 요새 유치원은 그런가요? 전 두딸모두 일찍부터 유치원보냈지만 전혀 명작에
대한 애착이 들진 않던걸요^^ 굳이 명작에 매달릴 필요는 없고 그저 이야기가 있는
재미있는 책으로 읽히면 될 것 같으네요. 내용을 함께 읽는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놀랐어요. 전 이런 고민 안 해보고 키웠거든요 ㅋㅋ 책나무님은 참 좋은
엄마에요^^ 좋은 하루~~

책읽는나무 2007-07-25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를 올리다보면 대다수의 분들이 좋은 엄마셔요~~ 라는 댓글 참 민망해요.^^;;
실은 맨날 소리 빽빽 지르고,회초리 수없이 드는 엄마인데 알라디너분들은 좋은 엄마라고 칭해주시니 이거 원~~~
완전 이중인격자라는 생각에~~ㅠ.ㅠ
님도 저와 같은 시기에 분명 고민하셨지 싶은데요.성민이 또래 아이를 둔 엄마들 대부분 그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책의 양이 너무도 방대하고,아이들은 보고,듣는 것도 많아지니 예전에 하지 못한 고민들이 자꾸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책들 속에서 갈수록 양서의 책들이 과거보다는 방대하게 늘어나서 좋겠다 싶지만..그양서를 가려내기가 참 힘이 드니 쓸데없는 고민이 더 늘게 되어 오히려 더 불편한 세상이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우왕좌왕 갈피를 못잡을때...
그리고 님이 아이들 책을 고르는 날카로운 안목을 바라볼적엔..가끔 아주 가끔은 독서지도란 공부를 해보면 개인적으로 좀 도움이 되진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해보긴했습니다.
하지만...글재주가 없다보니 쉽사리 도전하기 힘든 종목(?)이에요..^^;

저희집은 내일부터 휴가 들어갑니다.갑자기 신랑이 내일모레 휴가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겠다라고 통보하더니 갑자기 오늘 내일 휴가 들어가겠다고 떠날준비를 하라고 하네요.
이렇게 무턱대고 아무 계획도 없이 떠나자고 할땐 참 어이가 없지만...일단 떠난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즐기는 편이다보니 일단 무턱대고 짐을 쌌습니다.아직 중부지방엔 금요일까지 장마라고 그러고..거기다 이제 16개월짜리 쌍둥이들을 데리고 과연 떠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고 무척 고민중이긴합니다만...이때 아니면 언제 바람을 쐴까? 싶어 마음을 정하고보니 무척 흥분되는군요.소풍을 기다리는 아이마냥~~^^
성민이도 무척 흥분되어 뭐라고 뭐라고 쫑알쫑알대더니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내일아침 늦게까지 안일어나는 아이는 집에 놔두고 떠날 것이라고 윽박질렀더니 겁먹고 잠든 듯해요.ㅋ
가끔은 어린 아이들 키우는 것이 무척 고되고 스트레스 잔뜩 받긴 하지만..때론 내자식이어서 무언가 뿌듯한 보람을 느낄적엔 아이 셋을 낳길 잘했단 생각을 하긴해요.
그러니까 맨날 마음이 이랬다,저랬다 몇 번씩 기울어지면서 아이를 키우고 있단 말이지요.

님은 휴가 어떻게 보내시나요?
예쁜딸들과 함께 즐거운 휴가를 보내실참이지요?
님은 그래도 스스로 자기몸을 챙길 수 있는 두 딸들이어서 많은 여유가 있으실 것같아 부럽습니다.제게도 그러한 날들이 오겠죠? 언젠간....^^;;

암튼..제넋두리 비슷한 자문에 응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