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의 신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
아룬다티 로이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 자라면서 암무는 이 차갑고 계산적인 잔인함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다. 부당함을 용서하지 않는 고결한 판단력을, 그리고 ‘누군가 큰 사람‘에게 평생 괴롭힘을 당해온 ‘누군가 작은 사람‘에게서 나타나기 마련인 고집스럽고 무모한 성격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다툼이나 대립을 피하기 위한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사실은 그러한 것을 찾아냈고, 어쩌면 즐기기까지 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이야기가 이미 시작되었어도 문제될 건 없었는데, 카타칼리는 ‘위대한 이야기들‘의 비밀이란 거기에 아무런 비밀이 없다는 것임을 이미 오래전에 알아냈기 때문이다. ‘위대한 이야기‘들은 이미 들은 것이고 다시 듣고 싶은 것이다. 어느 부분에서든 이야기로 들어가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것이다. 스릴과 교묘한 결말로 현혹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내용으로 놀래키지도 않는다. ‘위대한 이야기들‘은 지금 사는 집처럼 친숙하다. 혹은 연인의 살냄새처럼, 결말을 알면서도 모르는 것처럼 귀기울인다. 언젠가 죽을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위대한 이야기들‘ 에서 우리는 누가 살고,누가 죽고, 누가 사랑을 찾고, 누가 사랑을 찾지 못하는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또다시 알고 싶어한다.
그것이 ‘위대한 이야기들‘의 신비이자 마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