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영화 - 배혜경의 농밀한 영화읽기 51
배혜경 지음 / 세종출판사(이길안)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작년이었나? 재작년이었나?
겨울에 프레야님을 뵌 적 있었다.
서000님과 함께 만났었는데
조금은 그렇게 어색한 듯, 또 그렇게 친근한 듯,
또 그렇게 다정한 듯,
분위기가 묘했었다.(알라디너들과의 만남이 그닥 많지 않았고, 또한 낯선이들과의 만남에 익숙치 않았던터라..)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 프레야님은 시종 다정한 분이셨다.
어색할 수 있는 첫 만남에 마치 몇 달 전 만나고
헤어졌던 사람인마냥,
보자마자 손을 덥석 잡으시고, 반갑게 눈웃음을
보여주셨던 시간들이 선명하다.
그때 내 손은 꽁꽁 얼어 있었는데, 프레야님의 온기로
긴장했었던 내 마음마저 사르르 녹아 버렸었다.

서000님의 부산 여행길이었고,나 또한 부산에 거주하고 있지 않아 길을 잘 몰랐던터라 프레야님이 예약한 식당으로 들어가 앉았는데...창 너머로 광안리 앞 바닷물이 어찌나 눈부시게 반짝였던지,
겨울바다가 저렇게도 평온하고 따뜻할 수가 있다니!
여적 보아 온 겨울바다의 풍광들을 다 지우고,
마치 처음 느낀 겨울바다 같았다.
아마도 두 분과 함께 한 식사 시간이 편안하게 느껴져
그 겨울바다가 따뜻하게 보였던 듯하다.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통영바다를 보고
바삭바삭한 파도 라고 했던가?
빨랫감 말라가는 그 느낌의 바다라고
표현했었던 것 같은데,
그 느낌의 바다가 내겐 프레야님을 만났던 그 바다,
부산 광안리 겨울바다였다.

내겐 잔잔하고 따뜻한 겨울바다 같은 프레야님이 영화에 관한 책을 내셨다는데, 죄송하게도 한참이나 지나 책을 읽었다.아마도 보지 못한 영화들이 많아,내가 소화하지 못할 내용들이 많을까 보아 미뤘던 이유도 있을터였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읽기 시작하니 의외로 몰입이 잘 되었다.
오히려 스포일러 걱정을 접게 될 정도로, 제목마저 생소한 영화들은 약간의 정보를 얻게 되는 장점이 있다.
후반부로 넘어 갈수록 영화 감상문이 아닌,수필집을 읽는 듯한 느낌에 앵두의 또 다른 모습인가.싶더라!

단아하고 부드럽지만,야무지고 새침한 이미지가 글 속에서도 은근 비쳐, 얼굴을 마주하며 글을 듣는 듯했다.
바지런하게 여행을 다니며,책을 읽으며,영화나 연극을 보며 써내려온 지난 시간들이 결국 한 권의 열매가 된 듯해 내가 흐뭇하다.

책 표지는 매번 볼적마다 지난 겨울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짐작컨대 창 너머의 풍경도 분명 바다일 것이라!
그날 보았던 바삭바삭한,
눈부시게 반짝임이 따뜻하게 묻어난
바다,
그 겨울바다 같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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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9 1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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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9 16: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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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9 17: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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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9 19: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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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2 15: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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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3 17: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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