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토이의 마지막 3부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상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0월
구판절판


악기 연주하는 법을 배우듯
사랑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두려울 것도 더 바랄 것도 없이
우리는 세상의 모든 존재와 하나가 된다.

열매가 자라기 시작하면 꽃잎이 떨어진다.
영혼이 자라기 시작하면
우리의 약한 모습도
그 꽃잎처럼 모두 사라진다.-12쪽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당신에게 가장 주용한 일은 무엇인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16쪽

날개

작은 구멍 하나에 항아리의 물이 다 새어버리듯
단 한 사람이라도 미워하면 그 인생은 비어버린다.-46쪽

어리석은 이에게 침묵은
최선의 대답이다.
나쁜 말이나 비판을 하면 이는
곧 되돌아온다.
이것은 불길 속에 장작을 던져 넣는 셈이다.-59쪽

불행한 이여, 어디서 방황하는가?
더 나은 삶을 찾아 헤매는가?
당신은 도망치고 있다.
행복은 정작 당신 안에 있는데 말이다.

자기 안에 없는 행복은 다른 어디에도 없다.
행복은 타인을 사랑하는 능력이다.

"행복은 당신 안에" 중에서-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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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토이의 마지막 3부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상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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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몇 마디 말이 마음 깊이 뿌리 내려 어둠 속에서 삶의 등불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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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토이의 마지막 3부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상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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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사오며...
마음이 어수선 할 때면 서점을 향한다.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적지 않지만, 서고들 사이로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그렇게 서점을 들렸다가 우연히 만나 사들고 온 책이다. 비닐을 뜯고 첫 번째 글을 읽고는 너무나 행복했다. 정말 귀한 책을 만났구나. 톨스토이님이 남겨주고 가신 귀한 선물이다.
 


 유언 그 아름다운 선물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이 가끔씩 떠오르면, 마지막 남기신 그 뜻 앞에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곤 한다. 온 삶을 다 담은 소원만큼 가슴 묵직한 것이 또 있을까? 하지만 바로 그 유언의 무게가 역경 앞에 굴하지 않고 나아가게 하고, 절망을 딛고 일어서게 한다. 사랑으로 맡겨준 뜻이 있기에 주저앉을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묵직한 유언이 거센 바람을 타고 나아가게 하는 팽팽한 돛이 되고, 거친 파도에 흔들리지 않게 하는 든든한 닻이 된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토이의 마지막 저작인 이 책이 우리를 향한 아름다운 유언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영혼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봤다. 한 영으로 이어진 우리 모두를 향해 자신의 온생을 통해 깨달은 지혜의 열매를 남겨줬다. 인생을 살아가며 필요한 지혜의 요체를 유언으로 선물하려는 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사랑, 행복, 영혼, 신, 믿음, 삶, 죽음 등의 반복되는 주제를 하루에 한 편씩 읽도록 구성되어있다. 인생의 걸음마다 찾아드는 이들 손님을 어떻게 맞이하고 떠나보낼지 안내해준다. 저도 모르게 반복되는 주제들 속을 거닐다 보면, 그의 유언이 어느새 내 가슴 깊이 심겨지고 싹이 움터온다. 그리고 필요한 순간마다 움터오는 지혜의 향기들이 그윽하다. 

그의 유언을 읽어가다 보면 눈이 번쩍 뜨인다. 새롭게 뜬 시선 앞에 내 부끄러운 알몸이 드러나기도 하고, 우리 안에 숨어있는 놀라운 가능성과 퍼덕이는 생명력을 목격하기도 한다. 때론 가슴 깊이 숨어있던 상처가 치유되고, 잊혀진 소망의 싹이 움트기도 한다. 힘겨운 순간엔 위로의 향기가 진동하고, 인생의 갈림길에서 서성일 땐 어디로 향할지 나침반이 되어준다. 그 여정 속에서 쉽고도 단순한 몇 줄의 말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맛본다. 그리곤 내 안에도 소망 하나 자연스레 피어나 일렁인다. 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힘, 등불과 향기가 되는 지혜를 남겨주고 가고 싶다는 소망이. 

사실 오랜 허기를 채우듯 참지못하고 하루에 몇편씩 읽어간 것이 아깝다. 어떤 구절이 어떻게 등불이 되고 위로가 되었는지 나누고 싶은 마음을 접어둔다. 각자가 맛보는 향유의 즐거움을 침범하지 않으려는 뜻이다.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이 아름다운 지혜가 스스로 두근거리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아름다운 선물이 하나의 영으로 이어진 우리 모두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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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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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마음의 가벼움, 그 비릿한 변덕을 그대로 비춰주는 제목이다.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환상과 동경의 불꽃이 쉼없이 타오른다. 그러나 그 애틋한 불꽃도 내 주머니에 넣고나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곤 한다. 주머니 속에 넣었던 것도 다시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면, 언제 시들했냐는 듯 다시 소중해진다. 단, 내 손아귀에 다시 들어오기 전까지만, 꼭 그때까지만. 
   
   저자인 박완서님은 그것을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전쟁은 그렇게 무자비했다. 그래도 나는 살아남았으니까 다른 인생을 직조할 수도 있었지만 내가 당초에 꿈꾸던 비단은 아니었다. 내가 꿈꾸던 비단은 현재 내가 실제로 획득한 비단보다 못할 수도 있지만, 가본 길보다는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다운 것처럼 내가 놓친 꿈에 비해 현실적으로 획득한 성공이 훨씬 초래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25)      

   우리시대의 소설가로서 존경받는 저자에게도 결국 누리고 있는 현실보다는 갈 수 없었던 길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나 그녀의 현실은 그 누구도 쉽게 갈 수 없는 길이다. 많은 이들에게 그녀의 삶은 못 가본, 못 가볼 동경의 대상이기 쉽다. 그런데 내가 가보지 못한 그녀의 길에서 우연히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는다. 잃었다는 것조차 잊었던 소중한 것들을. 

    그녀의 길을 천천히 산책하면서 내가 서있는 이 초라한 길을 새롭게 발견한다.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 직접 지은 밥에 담긴 정성, 보통사람들 속에 아무렇지도 않게 숨어있는 인간의 아름다움, 삶의 스승에 대한 애틋한 정....' 그녀의 삶에서 밑줄을 그은 그 소중한 이야기들은 잊혀진 내 삶의 이야기들을 일깨운다. 저자의 길에서 엿본 귀중한 것들이 지금 내가 서있는 이 길의 잊혀진 보물을 그대로 비춰준 것이다. 못가본 비단길 앞에서 초라하게 구겨져 버렸던, 지금 이 길에도 보물이 널려있었다. 단지 가지못한 길을 동경하느라 무심했고, 이미 소유했다고 여기는 순간 흥미를 잃고 방치시켰던 것 뿐이다. 그렇게 잊혀졌을 뿐이다. 

   그러나 언제나 내 안에 나와 함께 있었다. 내가 가고 있다고 여겼던 이 길을 난 충분히 가지 못했던 것이다. 자신의 발 밑은 잘 살피지 않는다.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어떤 깊이와 너비와 향기를 지녔는지를 충분히 만끽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실은 못 가본 그 길과 다르지 않았다. 못 가본 그 길, 저자의 길이 내가 가고 있는 길의 그 신비를 드러내줬다. 그렇게 잊혀진 분실물들을 되찾아준 것이다.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 너무나 익숙해져서 다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그러나 때론 다시 돌아올 때 그 일상은 전혀 다른 일상으로 탈바꿈된다. 잊혀졌던 일상의 의미를 새롭게 맛보기 때문이다. 익숙해져 무덤덤해졌던 삶의 의미가 날카롭게 되살아난다. 그렇게 여행은 새로움으로 돌아오려는 '낯설게 하기'가 아니던가? 

   박완서님의 이 책은 바로 낯설게 하는 여행이다. 새로운 일상으로 충만하게 되돌아오려는 떠남이다. 저자의 길, 가보지 못한 삶의 여정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못 가본 그 길이 내 삶의 길과 이어져있다. 그 순간 내 삶의 길이 다 가볼 수 없는, 못 가본, 바로 그 아름다운 길이었음을 문득 발견한다. 동경하고 질투하던 그 길이 제 발 아래 숨겨져있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못 가본 길에 대한 동경과 질투는 고마움으로 바뀌고, 초라해 보였던 내 길에 대한 무관심은 동경과 사랑으로 바뀐다. 그렇게 책을 덮자 내가 걸어온 길을, 걸어갈 길을, 내 발 밑을 다시 찬찬히 살핀다. 늘 함께 하였지만, 처음보는 낯선 아름다움에 설레는 눈맞춤으로 첫인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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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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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그 길에서 만난, 내가 가고 있는 이길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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