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간 한국문학은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이나 내면의 거대한 심연을 드러내는 개인에게 유난한 값어치를 부여해왔는지도 모른다. 외부 세계와의 불화를 기꺼이 감당하면서 무언가를 추구하는 개인에게 소설의 본질적인 기능과 역할을 기대해오면서 말이다. 그러나 장류진의 소설에 등장하는 산뜻하고 담백한 인물들은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개인들의 작고 평범한 기쁨을 포착해낸다. 그렇다면 장류진의 소설과 더불어 우리는 이제한국문학의 개인에 대해 이렇게도 사유해볼 수 있겠다.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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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인들은 시스템 안에서 노동자로서의 위치를 정확하게 자각하고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예민한 센스를 발휘할 줄 안다. 이 센스는 타협이라기보다 응전이다. 삭막하고 불공평한 세상에서 쉽사리 생계를포기할 수 없는 개인이 시스템을 버텨내게 하는 근력이다. 별이 총총한 하늘이 인간에게 더이상 길을 알려주지 않는 시대를 넘어, 별빛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하늘 아래 각자 길을 헤쳐나가야 하는 시대에 봉착한 우리에게 주어진 가능성이다.
문학평론가 인아영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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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일하고 잠자던 여자의 생활이, 단숨에 몇 개의 상자에 네모나게 포장되었다. 짐을 나르던 남자가 물었다. 벽에 있는 사진들은 다 뭐예요? 여자가 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놔두세요.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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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 언니한테 가르쳐주려고 그러는 가야. 세상이 어떻게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오만원을 내야 오만원을 돌려받는 거고, 만이천원을 내면 만이천원짜리 축하를 받는 거라고.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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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실린 소설들은 모두 회사에 다니는 동안 발표한 작품이다. ...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는 소설을 읽고 쓰면서 위로를 받았고, 반대로 아무리 붙잡고 있어도 소설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시간을 들인 만큼은 물리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회사 일에서 위안을 얻곤 했다.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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