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우리의 혼란스럽고 창피하고 당황스러운 부분을 우리의 연인이 다른 누구보다, 어쩌면 우리 자신보다 훨씬 잘 이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 드러난 순간 최고조에 달한다. 이들은 우리를 간파해내고, 신뢰하고 나눌 줄 아는 우리의 능력 총량 아래에 있는 무언가를 알아보고 공감해주고 용서해준다. 사랑은 우리의 당황스럽고 난처한 영혼에 대한 연인의 통찰력에 바치는 감사의배당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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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결혼은 어떤 진실한 관점에서도 전혀 합리적이지 않았으며, 자주 편의주의적이고, 편협하고, 속물적이고, 착취적이고, 모욕적이었다. 이를 대체한 것-감정에 의거한 결혼-이 그 존재 이유를 설명할 필요성을 면제받은것도 그 때문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결혼을 절실히 바라고, 본능에 압도되어 서로에게 빠져들고, 결혼이 옳음을 가슴으로 아느냐다. 현대는
‘합리성‘, 그 불행의 촉매이자 회계적 요구에 물린 듯하다. 더 나아가 결혼이경솔해 보일수록(예를 들어 만난 지 6주 만에, 어느 한쪽이 직업이 없을 때,
또는 둘 다 10대를 갓 넘겼을 때), 사실은 더 안전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외관상의 무모함이 과거의 이른바 현명한 결합이 유발했던 그 모든 오류와 비극의 평형추로 간주되는 것이다. 본능의 명성은 수 세기에 걸친 비합리적인‘합리성‘에 반하여 나타난 집단 트라우마 반응의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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