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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평점 :
˝고민하는 힘˝(강상중 저)을 이틀만에 다 읽었다. 내 안에도 늘 끊임없이 고민이 출렁이기 때문이었을까? 도서관에서 이 책에 시선이 가 빌려왔다. 중학교 1학년, 삶에 대한 절박한 첫 물음에서부터 나 자신과 하나님에 대한 물음들은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다. 마흔이 불혹이라 했건만, 사십대 중반에 이르러도 온전히 매듭지어진 고민이 얼마나 있나 싶다.
그러나 저자 강상중은 말한다. ˝고민하는 것이 사는 것이고, 고민하는 힘이 살아가는 힘˝이라고. 지난 시간을 돌아 보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정답, 해답 때문에 살아간 시간보다 고민 때문에 물음 때문에 살아가고 참구한 시간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고민의 갈증이 무엇인가를 추구하게 했다. 얼마나 많은 정답을 알고 있느냐, 보다 얼마나 진실하고 의미 있는 고민에 붙들렸느냐가 더 중요한게 아닐까! 어차피 삶의 신비 앞에 유일한, 완결된 정답이란 우상일 뿐이 아닌가. 결국 정답을, 정답으로인한 굳어짐을 허무는 물음과 고민이 새로운 지평으로 이끄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아닌가.
고민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묻는다. 유영모 선생님 말씀처럼 젊음은 `절 물음`이고 젊은 이는 `절 묻는 이`이다. 저자도 생물학적 나이와 무관한 청춘을 이야기한다. 그 스스로 자신과 시대를 향한 고민에 끊임없이 답을 찾는 청춘을 보여준다. 답할 수 없는 질문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청춘의 생명력으로 유목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물론 그 물음이 인간다움의 깊이를 향해야 한다. 표피적, 표면적 고민이 아니라 삶의 의미와 존재의 깊이에 대한 고민일 때, 참된 의미 속에 머물 수 있다. 참된 삶의 의미는 답이 아니라 고민의 과정 그 자체가 아닌가.
우리 시대가 희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어둡기 그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삶의 의미, 존재의 깊이를 묻는 고민이 철없는 낭만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의 의미와 존재의 깊이에 대한 물음과 추구를 거세한 어떤 해결도 결국 공허함 그 자체다. 어둠이 깊을수록 더 깊고 넓은 고민의 불을 내면 깊이 밝혀야 한다. 그의 고민이 누군가에게 길을 알려주는 등불이 될 것이다. 답이 아니라 그 물음이 등불이 되어 답을 향한 길을 열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