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Between Real and Unreal"-EIMU ARINO

횟집 2층에 비친 찬란한 햇발 아래 가볍게 사라지는 말들, 말줄임표; 창백한 허공으로 끊임없이 사라져 가는 말...
그런 가벼운 증발이 실은 검푸른 수면 아래에선
묵직한 폭뢰로 가라앉고 있었던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처절한 현실과 몽롱한 비현실 사이에서 노니는 산보...이젠 발과 바지를 적시는 파도조차 귀찮아지는 게 아닌지...

현실과 비현실, 진실과 사실의 경계를 오가며 노니는 그네.
땅에 발이 닿지 않을 만큼 깊은 물 속으로 가버리거나
거칠고 매마른 땅만을 딛고 살아가 버리거나
우리의 일상은 그렇게 치우치기 쉬운 것 같다.
그 경계를 즐겁게 노니는 삶의 깊이,
그 깊이에 대한 목마름이 마비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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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y814 2004-07-02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너무 근사하네요..
요즘 같이 지칠때, 이런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저 그네에는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사람들이 타야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글쎄.. 영화"피아노"의 이미지와도 비슷하고..

부산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부산 어딘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모래사장이 아니라,, 돌들로 이루어진 바닷가 였어요.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빠지는 데, 돌사이로 물이 빠지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계속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나요.. 정동진의 머리 아플 정도의 강렬한 햇살 아래서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고, 배낭여행때, 스위스의 인터라켄이었던가.. 빙하가 녹은 회색 강물을 바라보며..모래 위에 좋아하던 사람 이름을 써 놓던 기억도 나고...

사람 사이에서 지치고, 사람사이에서 외롭고, 그런데 저 사진 덕에 마음을 많이 다스리고 갑니다.

타도 히브리어!!!

ps 사진 퍼 갑니다.

물무늬 2004-07-0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여러 가지 상상을 자극하는 사진이어서 퍼왔어요.
작은 위로라도 되었다니 진심으로 기쁩니다.
영상 이미지의 매력에 끌리곤 합니다.
잡스런 말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제게 시원한 바람같아요.
제 안에 누군가가 그 이미지들을 통해서
제게 많은 사연들을 들려주는 것만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