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非常의 비상飛上"

오랜만에 교정을 거닐고
오정못 가에 앉아 가만히 바라봤다.
쉼....
"비상飛上"이란 제목의 저 조형물은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곤 한다.
물방을 떨어지는 모습같았는데
어느날 녀석의 이름이
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음이 하나 떠올랐다.
" 왜 비상일까?..."
그 물음을 쫓아
오정못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면
"존재의 거대한 날개짓"이 보인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인 비춤인가?
무엇이 안이고 무엇이 밖인가?
그 경계의 일렁임이 숨죽이고 부드러워질 때
존재의 소리없는 음성이 탈은폐된다.
나무 한 그루, 돌맹이 하나...
모든 존재는 이 세계의 날개이고 깃털인 것을...
나무도 돌맹이도 나도 그득한 "빔空"임을 깨칠 때
"나"란 내 안의 "또 다른 나",
그 노래의 "울림"이자 "공명共鳴"이고
모든 것을 맛보는 "비춤"이자 "잔영殘影"임을 깨칠 때
내 의식의 수면 위로, "나" 위로
모든 존재의 추락이 비상飛上으로
일상이 비상非常으로 탈각脫却된다.
비상非常은 일상이, 일상은 비상이 되고
하늘로 떨어지고墜落
심연으로 날아오른다飛上.
내 근저로부터
비상飛上과 탈각脫却의 침묵이 울려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