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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철학 - 문화마당 5 ㅣ (구) 문지 스펙트럼 5
김영민, 이왕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3월
평점 :
품절
철학은 개별적이고, 다양한 변화와 사건들 속에서 보편적인 진리를 발견하려고 얘쓰는 집착의 결과물인 경우가 많다. 이런 의도때문에 그 모든 구체적인 삶의 흔적들을 다 담을 추상적인 언어로 흘러간다. 결국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뜬 구름잡는 이상한 소음으로만 느껴지게 된다.
이 책은 그런 한계를 뚫고 일상의 이야기 속으로 스며들려는 글쓰기가 돋보이는 글이다. 소설은 추상적인 개념의 막연한 연결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건들과 이야기를 통해서 생생하게 삶의 질곡과 진리를 전해준다. 바로 그런 소설의 입체적인 감촉 사이로 철학의 향을 맛보게 해준다.
사실 모든 학문이라는 것이 일상의 터를 갈고 닦으며 삶을 살찌우는 뿌리에서 나온 것인데, 철학은 너무나 삶에서 멀어져 있었다. 이제 그런 철학이 일상의 땀과 눈물, 그 한숨 속으로 스며들어 우리의 곁에 함께 하려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뜻이 흐르는 한 열매로써 우리 곁에 맺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