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로하려고 애쓰는 그 사람이 때때로 당신에게 도움을 주는 이단순하고 평온한 말들 속에서 아무 고통 없이 편히 살고 있다고는 생각지 마십시오. 그 사람의 삶에도 수많은 괴로움과 슬픔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그 말들을 찾아내지도 못했을 겁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P216
생각만으로는 새로운 행동을 할 수 없다. 행동을 통해서만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다. - P227
당시 내 기도는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내쉬며 마음속 계단을 걸어 내려가 마침내 자아의 중심에 위치한 하느님께 다가가는 방식이었다. 나는 간곡히 하느님을 찾고 찾고 또 찾았지만 그 순간 이미 하느님과 합일된 상태기도 했다. 이따금 나는 마치 하느님이 내게 말을 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건 단지 내 상상에 그치는 일이 아니었다. 너무나 실체적인 경험이었다. 최근 나는 오랜 시간 기도해온 사람들은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변할 수 있다는 글을 읽었다. 기도에 관해 연구한 스탠퍼드대학 인류학자 마리 루어먼 MarieLuhrmann은 "기도 수행자들은 기도 속에 몰입됨에 따라 감각이 점점더 예리해진다고들 말한다"고 썼다. "향기는 더 짙어지고 색깔은 더선명해진다. 그들의 내적 감각 세계는 한층 생생하고 세밀해지며 때로 생각과 심상은 마치 마음 밖에서 유래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겐 공감 가는 말이다. 진실이 어떻든 나는 하느님을 찾고 있으면서도 바로 그 순간 하느님이 내게 말을 걸고 계심을 알았다. - P229
1970년대 초 뉴먼 센터는 급진적 진보주의로 명성을 얻었다. "대학이라는 장소 자체가 당시의 수많은 사회운동이 움튼 중심지였다" 고 1968년 사제로 임명됐던 잭 윈더마이어는 회고한다. "반전운동, 평화운동, 시민운동, 빈민 캠페인 등 무수한 활동이 있었다. 뉴먼 센터는 진보주의와 동지애가 지배적이던 당시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있었다." 센터에서 내가 가장 사랑했던 것 중 하나는 잭과 그의 부사제 앨러너 클리어리가 평화운동, 베트남전, 환경운동 같은 그날의 이슈를종교적으로 되짚어 보거나 사랑의 의미, 신에게 우리의 의미 같은좀 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는 대화형 설교였다. 사제들의 이야기가끝나면 누구든 연단에 올라 자신의 생각을 덧붙일 수 있었다. 매우참여적이었다. 교회에서는 응당 발언권을 무시당하기 십상이던 여성들에겐 특히 더 특별한 환경이었다.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톨릭교회와는 사뭇 달랐다. 하지만 당시는 특별한 시대였고 나는 그모든 것을 사랑했다. - P230
어찌어찌해서 나는 오빠 얼이 사는 집으로 갔다. 볼티모어였다. 오빠 집에 도착해 현관 앞에 선 채로 울면서 조금 전 일을 오빠에게말했던 걸 기억한다. 얼은 나를 꼭 안고 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달래줬다. 그러고서 그가 해준, 그 현명하고 위안이 됐던 말을 나는 영영 잊지 못할 것이다. 오빠는 내 눈을 침착하게 들여다보며 말했다. "마샤, 참 다행이다, 그치?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능력이 네게있다는 걸 알게 됐잖아. 너는 위대한 사랑을 할 능력이 있어. 그런능력을 평생 깨닫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마음 깊은곳을 울려준 이 말이 내 존재를 사로잡고 있던 비탄을 씻어 내렸다. 오빠의 말은 지금까지 내가 타인에게서 들은 가장 감동적인 말 중하나로 꼽힌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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