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말은 침묵 속에 들려온 하나님의 소리를 전달하는수동적 도구일 뿐이다. 퀘이커가 말을 하는 경우는 바로 이때이다. 퀘이커는 모임 중에 대체로 침묵하지만, 하나님의 소리를 들은 경우 매우 조심스럽게 이 소리를 나눈다. 그러나 이 소리가 다른 사람이 들은 소리를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되지는 않는다. 단지 내가 들은 하나님의 소리를 나눌 뿐이다. - P10

자라나면서 나는 침묵이 가져다주는 회복의 기능을 모임에서와 마찬가지로 집에서도 확인하였습니다. 예컨대 우리는언제나 식전에 퀘이커로서의 감사를, 기도가 아니라 ‘말‘하였습니다. 어린 막내여동생 낸시가 마룻바닥에서 노는 동안 다른 여동생 몰리와 나는 서로 시끄럽게 장난치곤 했지요. 어머니가 냄비와 주전자 따위를 부산스럽게 나르며 저녁식사를준비하는 동안에요. 그러고는 어머니가 "자, 이제 우리가 받은은혜를 이야기해보자"라고 말할 때까지 우리는 식탁에 앉아서 웃고 떠들었지요. "받은 은혜를 이야기해보자"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시면, 우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머리를 숙인 채 한30초가량 완전한 침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30초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다만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주 특별한 고요함이 가족들에게 내려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기다려온 순간이었습니다. 매일 저녁 기쁘게 고대한 강렬한 재충전의 느낌을 주는 침묵의 순간・・・ . 그렇기에식사 전에 잠시 동안 침묵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내 작은평화의 시간이 박탈되는 느낌까지 들곤 했습니다. - P38

퀘이커들에게 있어 지혜는 침묵 속에서 시작됩니다. 퀘이커들은우리의 목소리와 우리의 영혼을 침묵시킬 때에만 ‘움직이지 않는 듯고요한 내 안의 작은 목소리‘ still small voice within를 들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목소리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말씀하는 소리이며, 우리행위를 통해 남들에게 들려주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고요와 침묵 속에서 그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그리고 그 목소리의 인도를 받아 행동함으로써, 우리는 진정 우리의 삶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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