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에서 정해놓았던 기한인 3년이 흐르고 난 후에도나는 첫 직장을 떠나지 못했다. 이직을 할 자신이 없었으면서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 회사의 좋은 점들을 하나하나꼽아보고 그곳에 남아 있는 편을 택했다. 나는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이었고, 불안정한 가능성보다는 불행 속에서 익숙해지고 체념하는 편을 선호했다. 다들 이렇게 살잖아? 나 자신에게그렇게 설득할 때 내 나이는 스물아홉이었고 너무 늦어버렸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다른 삶을 추구하기에도 너무 늦어버렸고, 진짜 삶이라는 것을 살아보기에도 너무 늦어버린 나이라고 확신했다. - P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