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르통은 ‘초현실‘을 "꿈과 현실이라는 모순된 두 상태가 중첩된 "절대적 현실성"으로 규정한다. 앙드레 브르통, <초현실주의 제1차 선언〉, 트리스탄 차라 · 앙드레 브르통, 송재영옮김, 《다다/ 쉬르레알리슴 선언》, 문학과지성사, 1987, 111~156쪽, 121쪽. - P211
그 환자에게 착란은 곧 자유와 해방의 상태였다. 따라서 초현실주의가 그의 착란을 창작의 원리로 받아들일 때, 그것은 (현실에 대한) 비판이자 동시에 (억압에서의) 해방을 의미하게 된다. 당시 브르통은 그곳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프로이트의 방법에 따라 그들의 꿈을 분석하곤 했는데, 이 경험이 훗날 초현실주의를 만들어내는 바탕이 되었다. 초현실주의자들은 즐겨 프로이트를 인용했지만, 사실 그 둘이 추구하는 목표는 서로 양립 불가능한 것이었다. 정신분석학이 착란을 (정상적인 부르주아 사회로 환자를 돌려보내기 위해)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본다면, 초현실주의는 외려 광인들의 착란을 해방과 창조의 상태로 보았기때문이다. "광인의 비밀, 나는 이 비밀을 캐내는 데 일생을 바치겠다. 광인이야말로 지나치도록 양심적이요. 정직한 사람이다. 그들의 순결과 비교할수 있는 것은 단지 내 순결밖에 없다." - P212
자동기술이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기법이라면, 그 기법이 추구한미적 이상은 경이로운 것(le merveilleux)‘에 있었다. 브르통은 초현실주의의 미를 아예 경이와 동일시했다. "경이란 언제나 아름다운 것이다. 어떠한 경이도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운 것은 경이밖에 없다고할 수 있다." 자동기술이 결국 이성의 스위치를 내려놓고 "도래할지도모르는 것에 자신을 열어놓는 것"을 가리킨다고 할 때, 도래할지 모르는 그 사건은 곧 ‘경이‘를 가리킬 것이다. - P214
콜라주는 이른바 ‘데페이즈망(depaysement)‘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하나의 사물을 익숙한 환경에서 떼어내어 낯선 맥락에 배치하는것을 말하는데, 로트레아몽은 그 효과를 "재봉틀과 우산이 해부대 위에서 우연히 만나는 것과 같은 아름다움" 이라는 말로 표현한 바 있다. 화가들 중에서는 특히 마그리트(René Francois Ghislain Magritte, 1898~1967)가 이 기법을 즐겨 사용했다. 데페이즈망은 글자 그대로 초현실성‘, 즉 "꿈과 현실이라는 모순적 상태가 해소된 ... 절대적 현실성" 의 효과를 낸다. 가령 로트레아몽의 예에서 우산과 재봉틀과 해부대는모두 현실에 속하는 사물이나, 그것들의 병치는 마치 꿈속의 영상을 바라보는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서 꿈과 현실은 중첩된다. 가장 늦게 사용되었지만 가장 초현실주의적인 기법은 아마 오브제(objét)‘일 것이다. 오브제는 전통적 조각의 초현실주의적 대체물로, 초현실주의적 경이를 연출하는 핵심적 기법이라 할 수 있다. (1차 선언에서 브르통은 경이를 "일종의 세속적 계시"로 규정하면서 계시를 주는 대상으로 낭만적 폐허와 현대의 마네킹‘을 든다. 거기서 브르통은초현실적 경이‘의 범주를 크게 발작적 아름다움과 객관적 우연으로 나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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