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하고 지조가 없었던 나는 그 뒤 자신의 약함에 비틀거리다가차츰 교회에서 멀어지고 말았지만 그때 담대했던 도다는 신앙에 더욱적극성을 띠어갔다. 오로지 그 한 신념으로 치달려온 그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초라한 예수의 상(像) 밖에 없었다.
- P106

"제자들 중에 구출하러 온 자가 아무도 없었는가?"
라고 내가 묻자 그들은 고개를 저었다. 제자들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고 목수가 간호하던 키레네의 문둥이들조차도 그가 체포되는걸 물러서며 멀뚱멀뚱 바라볼 뿐이었다고 한다. 목수의 생애는 결국한 사람의 인간도 자기 편으로 만들지 못한 것이다.
- P131

"그러나 나는 신을 믿지 않아도 믿는 척하는 기술을 너무도 잘 알고 있거든. 여호와가 없어도 여호와가 있는 것처럼 성전에서 행사도거룩하게 치를 수 있고 율법을 지키는 게 인간의 질서상 절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지. 나는 나이 먹을수록 그런 지혜를 배워왔다구.후회하진 않아, 내가 살아온 방식이 자네가 살아온 방식보다는 훨씬낫다고 여기고 있으니까. 인간을 위해서도 민중을 위해서도 그런 쪽이 뜻이 있는 거라고 생각돼. 인간이 다른 인간을 행복하게 해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잠자리를 제공해 주고 모이는 장소를 만들어 줄 정도는 가능하잖아. 그것이 사제의 할 일이고, 이 세상에서 쓸모 있는역할이지 뭔가. 그런데 자네의 경우엔……….."
- P1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