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나는 신을 믿지 않아도 믿는 척하는 기술을 너무도 잘 알고 있거든. 여호와가 없어도 여호와가 있는 것처럼 성전에서 행사도거룩하게 치를 수 있고 율법을 지키는 게 인간의 질서상 절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지. 나는 나이 먹을수록 그런 지혜를 배워왔다구.후회하진 않아, 내가 살아온 방식이 자네가 살아온 방식보다는 훨씬낫다고 여기고 있으니까. 인간을 위해서도 민중을 위해서도 그런 쪽이 뜻이 있는 거라고 생각돼. 인간이 다른 인간을 행복하게 해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잠자리를 제공해 주고 모이는 장소를 만들어 줄 정도는 가능하잖아. 그것이 사제의 할 일이고, 이 세상에서 쓸모 있는역할이지 뭔가. 그런데 자네의 경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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