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통일한다는 것이다. 인간 정신의 깊은 욕구는 그것의 가장 진화된 방식에 있어서 조차도 결국 인간이 세계 앞에서 느끼는 무의식적인 감정과 만난다. 그 감정은 바로 친숙함에 대한 요구이며 분명함에의 갈망이다. 인간의 입장에서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세계를 인간적인 것으로 환원시켜서 거기에 인간의 낙인을 찍는 것이다. 고양이의 세계는 개미의 세계가 아니다. "모든 사고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라는 자명한 이치는 바로 그런 의미다. 마찬가지로 현실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 현실을 생각의 표현들로 환원시켜야 비로소 만족을 느낀다. 만약 이 세계도 인간처럼 사랑하고 괴로워할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게만 된다면 인간은 안심할 것이다. - 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