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죽은 자와 마지막 살인 - 세자매 탐정단 세자매 탐정단 2
아카가와 지로 지음 / 이레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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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인이 있고 그녀 주변에서 사람이 죽는다. 이런 공식은 추리소설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백만장자의 죽음이라던가, 대기업 사장의 죽음이라던가 말이다. 여기에 의문의 미모의 여성이 연관성이 있다면 탐정 본능이 일어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그 당연함을 아카가와 지로가 어떻게 작품속에 쓰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작품은 세 자매 탐정단의 열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작품을 보고 다음 작품이 열두 번째라니... 아주 황당한 출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상관은 없다.

시리즈물에 있어서 주인공이 작품의 연도에 따라 나이를 먹고 시대 배경도 어우러져서 성장하는 시리즈가 있는가하면 아무리 작품이 많이 나오고 해가 바뀌어도 절대 나이를 먹지 않고 처음 상태에서 그대로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시리즈가 있는데 아카가와 지로의 유머 미스터리 시리즈는 후자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첫 작품과 마찬가지로 아야코는 대학생, 유리코는 고등학생, 다마미는 중학생이다. 아마 그때 등장한 형사인 구니토모가 고정으로 나오는 배경이 유리코의 남자친구라는 점만이 더해졌을 뿐이다.

탐정물에도 또한 두 종류가 있다. 의뢰인의 의뢰를 받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진짜 탐정이 있고 이 작품에서처럼 아마추어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사건이 이들에게 찾아온다. 우연처럼 말이다. 또한 주변 인물이 사건에 연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작품은 첫 작품에 비해 더 재미 있다. 트릭이 좀 더 발전하고 심리 묘사도 좀 더해졌기 때문이다. 꼭 아버지가 출장을 갈 때만 사건이 일어나는 건 세 자매의 필수 요건이 아닌가 싶다. 아버지가 있는 상황이라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일들이 있으니. 어쩌면 이런 것이 아버지는 자유에 반대되는 인물로 각인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은연중에 말이다. 만약 세 형제 탐정단이었어도 아버지가 출장 갈 때마가 사건이 일어나는 설정을 했을까. 여자, 특히 딸의 자유는 아버지에게 있다는 암시가 깔려 있는 이 작품은 보기에 따라서는 재미있고 유쾌할지 모르지만 남자들에 대한 여자들의 억압을 등장시켜 약간의 무게감을 주는 듯도 하다.

술술 잘 읽히고 무담 없고 신경 쓸 필요 없는 킬링 타임용으로 제격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행간을 집으며 글을 쓰니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역시 책은, 어떤 책이든 만만한 것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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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05-12-22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은 확실히 다양한 추리소설이 있는 것 같아요. 검은고양이 홈즈인가 하는 추리소설시리즈를 보면서 이렇게 가볍게 다룰수도 있구나...하면서 놀라웠다는..

모1 2005-12-22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대단한 책이네요. 첫작품보다 재밌다라니..후속편이 그런 경우는 드물잖아요.

물만두 2005-12-2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 이 작가의 책은 원래 이래요^^
 
유치하고 무서운 연애살인 사건 - 세자매 탐정단 세자매 탐정단 3
아카가와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이레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아카가와 지로의 유머 미스터리 작품 시리즈인 세 자매 탐정단의 1편이다. 이 작품에서는 세 자매 탐정단의 결성 과정과 사건 해결을 보여주고 있다. 각기 대학생인 아야코, 고등학생인 유리코, 중학생인 다마미가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실종된 아버지의 누명을 벗겨드리기 위해 나서면서 세 자매 탐정단의 활약은 시작된다.

아카가와 지로의 유머 미스터리 작품으로는 이미 출판되었던 얼룩 고양이 홈즈 시리즈가 있다. 이 시리즈도 그 시리즈와 유사하다. 사건의 해결이나 심각한 트릭, 기괴함이나 서스펜스보다는 유쾌함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심각한 사건으로 그려질 것도 덜 심각해 보이고 아이들 장난 같은 유치한 느낌을 준다. 그것이 아카가와 지로의 유머 미스터리의 매력이다. 유치하고 단순해 보이는 작품에서 만나게 되는 흡입력...

이 작품은 <명탐정 코난>을 보는 느낌으로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심각하지 않고 너무 잔인하지 않으면서도 있을 건 모두 있는... 가끔 추리 소설이 너무 무섭다고 생각되거나 잔인하다고 생각된다면, 또는 기분 전환용으로 무언가 가벼운 느낌의 책을 원한다면 이 작품이 제격이다. 이 작품들은 그런 이유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룩 고양이 홈즈 시리즈가 나오다 말아서 아쉬워 하다가 이 시리즈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출판되었으면 하고 바랬다. 그 바람이 이루어지다니... 역시 세상은 알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아쉽다. 시리즈는 연결해서 봐야 하는데 세 작품이 출판된 것으로 끝이라니. 그것도 연속된 작품이 아니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출판의 형태다.

거기다 이런 유머 미스터리물은 문고판이 제격인데 왜 일반판으로 나왔는지... 문고판으로 출판했더라면 좀 더 많이 출판할 수 있고 또 많이 팔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독자들이 뒷북을 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요즘같이 추리 소설이 그래도 좀 팔리는 때에는 그런 식의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본다.

재미있고 유쾌했지만 아쉬움도 약간은 남는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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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2-20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서점에서 봤는데, 문고판으로 한 4천원 가격달고 나왔으면 딱 좋았겠다 싶던데요. 그 NT노블인가 하는 것처럼 판형 작게 해서 시리즈 전부 내 주면 얼마나 좋겠사와요..... (판권이 비싼가...?)

물만두 2005-12-20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말이 그말이라니까. 판권은 다른 거 낸다더라구. 아카가와 지로 작품으로... 그냥 시리즈를 낼 것이지 ㅠ.ㅠ;;;

Kitty 2005-12-21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비싸군요. 문고판으로 했으면 더 잘 팔렸을텐데..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물만두 2005-12-2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좀 시장조사를 하고 낼 일이지요 ㅠ.ㅠ
 
동물 애호가를 위한 잔혹한 책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4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펫숍 오브 호러스>를 읽은 독자들이라면 D백작의 펫숍을 생각해 주기 바란다. 물론 D백작의 펫숍에 있을만한 진귀한 동물들이 아니고 우리 주변의 흔한 동물들이지만 만약 D백작이었다면 어떻게 이 책을 생각했을까를 미루어 짐작하면 아마도 좀 쉽게 이 책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이 말에 우리는 우리가 조심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가 개구리라고 생각해 보면 얼마나 끔찍한 일일까.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우리에게 주는 서스펜스와 스릴러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 책은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비롯한 많은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으로 야기되는 그들의 서스펜스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을 때 되도록 감정을 이입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냥 읽기를. 이 작가는 원래 이런 작가고 이런 글을 쓰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우리를 위한 서스펜스만을 원해야 하는가. 그렇다고 작가가 동물들 편을 드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순수한 정글의 법칙일 뿐이다. 냉혹한 정글의 법칙이란 약육강식이다. 인간이 약하다면 강한 자에게 당하는 건 당연하다. 그 당연함을 그냥 한번 경험하기를...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인간>이란 작품 마지막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 한 동물원에서 침을 뱉는 침팬지가 있다는 것을 봤다. 우리는 그것을 그저 흥미로 봤지만 침팬지가 인간에게 침을 뱉게 된 것은 인간을 따라 한 것뿐이다. 내가 침팬지에게 침을 뱉거나 코끼리에게 총을 쏘는 것은 괜찮은데 침팬지나 코끼리가 그러면 안 되는 것일까?
프랑스의 진미라고 일컬어지는 송로를 발견하는 것은 돼지다. 하지만 그것을 먹지는 못하게 하는 것은 인간이다. 쥐나 바퀴벌레는 인간에게 혐오스럽지만 그들도 살아야 할 이유는 있다. 그들이 인간에게 당하는 하루하루가, 죽는 날까지 견뎌야 하는 삶 자체가 서스펜스다. 그래서 인간보다 오래 산 바퀴벌레는 이렇게 말한다.

내기라니! 삶 자체가 하나의 도박 아닌가? 그런데 왜 내기를 하는가?”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 말고도 많다. 일본에서 낚시에 이용되는 가마우지가 있고 인간에게 프와그라를 제공하기 위해 먹이를 억지로 눈물을 흘리며 쑤셔 넣는 거위가 있다. 그래도 우리는 사는 게 그렇지, 뭐. 이러면 그만이다. 그렇다고 안 먹을 것도 아니고 지나가는 바퀴벌레를 안 죽일 것도 아니고 말이다. 

단지 그렇다는 말이다. 뒤집어보면 누군가에게는 서스펜스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재미이고 누군가에게는 모험이고 스릴이고 목숨을 걸어야 할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내기거리인 세상... 그 세상에서 이런 동물들이 있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그들에게도 살아갈 권리가 인간에게와 마찬가지로 주어진 거니까 말이다.

퍼트리셔 하이스미스의 작품은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단편 하나도 뒤 끗이 영 개운하지 않고 찜찜하게 만드는 것이 그의 특기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모르겠는 것이 그의 작품의 매력이다. 모르면서도 읽게 되는 것. 몰라도 읽을 수 있고 읽으면서 감탄하고 그러면서 울적해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작품. 산다는 건 이렇게 반쯤 누구나 포기하고 손을 놓고, 그러면서도 무언가 움켜쥐려 애쓰는 거라고 말하는 듯한 작품... 퍼트리셔 하이스미스만이 느끼게 하는 미묘한 감정의 서스펜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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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책이 합본으로 나올 예정이다.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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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2-19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아직 안 주무셔요? ^^

야클 2005-12-20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이 어째 미스하이드랑 비슷하당 ^^

모1 2005-12-20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보고 아침에 첫손님으로 택시에 여성 태우기를 거부한다는 것이 생각났어요. 동생이 가끔 택시 이용하는데...그러더래요. 쳇..돈벌기 위해 하면서 아직도 그런 금기가 있다니..

엔리꼬 2005-12-20 0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스하이드인줄 알았당께요.. ㅋㅋ 한자 틀리는군요.

마태우스 2005-12-20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혐오랑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전 모르겠는데요

Kitty 2005-12-20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의 덧글을 보고 저도 문득..;;
예전에 친구들이랑 경마장에 소풍갔는데 의자에 놓여있던 신문을 제가 옆자리로 치웠더니 어떤 아저씨가 와서 마구 욕을 하더라구요.
이제부터 경기 시작하는데 여자가 재수없게 자기 물건에 손을 댔다나요.
기가 막혀서 화도 못냈다니까요. ㅠ_ㅠ

미미달 2005-12-20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혐오자들 싸그리 손맛을 봐야 하지요.. -_ -

물만두 2005-12-2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안나온 책이고 예정작품입니다. 퍼트리셔 하이스미스의 작품이구요. 읽어봐야 알겠죠.
미스하이드님과 관련없습니다^^;;;
여성혐오자에 대해 하실 말씀들이 많군요^^;;;
이거 쓰고 끌려 나갔습니다~
 

1960년대 캘리포니아를 주 무대로 펼쳐지는 베커 형제 이야기.

오래 전 고등학교 시절 패싸움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베커 가족과 폰 가족. 그리고 세월이 흘러 오렌지통조림공장에서 발견되는 자넬 폰의 시체. 그리고 살인 사건을 뒤좇는 베커형제들.
한 명은 살인사건 지휘를 맡은 형사, 한 명은 기적을 바라는 목사, 또 한 명은 야망에 찬 신문기자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범인을 좇으며 1968년의 세상과 온 몸으로 부딪쳐 나아간다. 36년이 흘러 범인은 잡히는데...

이 소설에는 베트남 전쟁, 케네디 암살, 히피 문화, 자유로운 마약 사용 주장 등으로 혼란을 겪으면서 흘러가는 미국의 60년대가 리처드 닉슨(미국 37대 대통령)과 티모시 리어리(자유로운 LDS사용을 주창한 하버드대 교수), 찰스 맨슨(60년대 미국 희대의 살인마)등 실제인물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묘사된다.

캘리포니아의 사회상과 등장인물들의 심리가 놀랍도록 자연스럽게 얽혀 있는 소설.

http://www.ylc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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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2-17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랙캣 시리즈, 인제 안 나오나 했어요.. ^^;;;
재밌을 것 같기도...

물만두 2005-12-17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