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폴란드의 국민작가로 사랑받는 브루노 슐츠의 중, 단편 모음집이다. 슐츠 작품의 특징은 현실의 토대 위에 추억, 신화와 전설, 그리고 풍부한 상상력을 덧칠해 만든 환상의 세계이다. <모래시계 요양원> 에서 슐츠는 근현대 유럽의 역사, 서구의 역사와 신화, 그리고 유대의 전통을 바탕으로 특유의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장대한 스케일의 서사시를 펼쳐보인다. 주변의 소소한 풍경을 묘사하는 소품들에서도, 삶과 죽음, 생활의 의미, 인간을 지배하는 생로병사의 운명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엿보인다.

 

 한국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폴란드에서는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인 브루노 슐츠의 소설. 꿈과 환상, 현실의 경계가 모호하게 그려지는 어린 시절 이야기이며, 작가 자신의 자전적 색채가 짙다. 책 속의 삽화는 브루노 슐츠 자신의 작품이다.
한 소년의 눈에 비친 가족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아버지'. 그는 다락방을 새들로 가득 채우고, 바퀴벌레나 콘도르, 게 등으로 변신해 수난을 당하기도 한다. 단조로움과 일상의 권태에 저항하는 아버지의 기행은 끝이 없다.
그는 항상 패배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아버지의 모습이 영웅적이라기보다는 기이하고 우스꽝스럽게 그려지지만, 그덕에 이야기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금은 가볍고 희극적인 색채를 띠게 된다.
쉽게 읽히지 않는 만연체의 문장과 화려한 수식이 눈에 띈다. 진득진득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묘사력이 돋보이며, 평범한듯 기이한 인물들이 겪는 일상을 통해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빚어내는 작품이다.

흠... 잘 모르는 작가 한명을 오늘도 알게 되었다. 카프카와 비슷한 느낌을 줄 것 같은 작가다. 슬라브 문학이라는 시리즈로 나온 작품인데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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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께스 미스터리
엘리아세르 깐시노 지음, 정창 옮김 / 시타델퍼블리싱(CITADEL PUBLISHING)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벨라스께스의 그림 <궁녀들>은 서두에서 말한 바와 같이 현대인들에게 가장 신비로운 매력과 미스터리를 선사하는 작품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궁정을 무대로 그림을 그릴때 화가 자신의 모습을 그 안에 담은 작품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왕과 왕비를 거울 속에서 보게 하는 작품 또한 없었다. 그들의 권위를 생각하면 그 시대 이런 그림이 그려질 수 있었다는 사실이 미스터리일 것이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역사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알 수 없는 인물이 있다는 것도 미스터리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네르발의 존재가 그렇다. 


이 작품은 난장이로 태어나 그런 아이들만을 모아 왕실이나 귀족에게 넘기는 사람에게 팔려 스페인 왕실에서 벨라스께스와 만나게 되고 그의 그림 <궁녀들>안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왕실 시종 니꼴라스의 눈을 통해 그 그림이 그려지게 된 배경과 벨라스께스의 임종 때까지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미스터리적 측면보다는 니꼴라스의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타국인 스페인에서 생활하게 된 어린 소년이 자신의 신체적 조건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고귀하고 품격 있는 인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성장소설이다. 타고난 장애와 주어진 여건, 환경 등은 극복 가능한 것이고 그것은 자신을 고귀한 존재로 만드는 것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벨라스께스의 그림인 <궁녀들>의 미스터리적 이야기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거나 남과 다름에 피해의식을 갖고 남과 같아지려고 나막신을 신을 것인가, 나막신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그보다 더 나은 길을 찾아 자신만의 길을 가려 애를 쓸 것인가는 자신이 선택해야 할 몫이다.

 

‘그대 이름을 아는 이들은 그대를 기다릴 것이니라...’라는 단테 신곡 중 <천국편>에 나오는 문장으로 마지막을 장식한 것도 니꼴라스가 항상 외우고 다니던 단테 신곡의 <지옥편>의 ‘모든 희망을 포기하라.’는 문장과 대비되어 마치 두 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렇다. 자신의 이름의 가치를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자는 언젠가 그 진가가 발휘되어 그 진가를 알아주는 이들이 기다리는 곳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희망을 포기하는 것보다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나아감을 선택하는 것이 기꺼울 것이다.


미스터리라고 하면 무조건 읽지 않으려는 독자들이 있다. 이 작품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은 작품이다. 미스터리와 결합해서 그다지 교훈적으로 느껴지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가 소년으로 자라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고 스며드는 감정을 저도 모르게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지 않는다면 아마도 또 한 권의 좋은 책을 놓치게 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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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6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5-1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무사말쌈~ 진짜 좋은 책이라구요~^^

2006-05-17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5-1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비로그인 2006-10-26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리뷰가 적네요.. 재미있나보죠? 구입추천?

물만두 2006-10-26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민님 저는 강추하는 작품입니다만 님께서 어떻게 보실지는 님만이 아시겠죠^^ 그림이 등장한 팩션 가운데 아주 좋은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간은 왜 죽음까지 파고드는 사랑에 집착하는가
인간은 종종, 자신의 열정이나 의지와 무관하게 실패한 사랑의 주인공이었으며 감당할 수 없는 사랑 앞에 속수무책 무력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끝내 충족될 수 없는 사랑의 아이러니를 통해서 사랑의 모순과 그 한계를 인지하기도 한다. 불가능한 사랑의 격랑에 휩쓸려 비극적으로 희생당하는 운명의 주인공은 우리에게 얼마나 익숙한가.이 책의 저자는 ‘죽음과 입 맞추는 사랑’은 무모한 열정과 광기에 의해 촉발된 것이고 나아가 죽음을 부른다는 점에서 결과는 늘 비극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인간은 왜 죽음까지 파고드는 사랑에 집착하는가. 저자는 그 이유가 어떠한 난관이나 위험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적 사랑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한다. 즉 진정한 사랑은 죽음과 만날 때 그 진정한 본질이 드러난다는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저자가 예술에 드러난 사랑의 아이러니에 초점을 둔 이유는, 예술가들이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현실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사랑의 본질을 극적으로 형상화해왔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히 회화와 시(詩)에 나타난 사랑의 네 유형에 주목한다. 색채의 대조와 환영, 그리고 시의 은유와 상상력이야말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사랑의 본질을 은밀하게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회화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루벤스, 클림트, 뭉크 등 서양화가의 작품들이 해설과 더불어 소개되고, 시로는 유치환, 서정주, 이상, 이해인 등 한국시인의 시들이 비교된다. ‘사랑은 죽음과 입 맞출 때 역설적으로 영원을 산다’는 그 오묘한 섭리를 네 가지 사랑의 유형(남녀사랑, 자기애, 팜므 파탈, 동성애)으로 살펴보자.
사랑남녀, 눈부신 황금빛 에로스
우리의 고대가요인 ?공무도하가?에서 광기에 사로잡혀 강물로 침몰해 간 남편의 죽음을 아내는 찢어지는 가슴으로 노래한다. 저자는 한국 문학사가 던지는 이 죽음에 관한 시적 형상화에서, 즉 초월과 현실과의 긴장에서 죽음을 각오한 사랑이 등장한다고 말한다. 남편을 따라 죽음을 선택한 아내의 결단은 화가 모딜리아니와 그의 연인 잔 에뷔테른에게도 겹쳐진다. 모딜리아니가 죽음에 이른 순간 잔은 6층 베란다에서 몸을 던짐으로써 죽음을 통해 사랑을 완성한 것이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풍경의 재현이 아니라 꿈으로 착색된 한 개인의 정치적 욕망으로 읽어낸 저자의 그림읽기는 그리스의 다나에 신화로 이어진다. 관능적으로 묘사된 클림트의 <다나에>에서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공존이 어떻게 눈부신 색채에 의해서 더욱 빛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프리다 칼로의 <내 마음속의 디에고>에서는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디에고를 끝끝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심리를 보여준다.
사랑과 죽음의 연계는 세속적 사랑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스러운 사랑에도 적용된다. 저자는 베르니니의 <성 엑스터시의 환희>에서 신을 향한 지독한 사랑 역시 황홀함이 최고조에 도달하는 순간 죽음과 입 맞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남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화살을 가슴에 맞은 테레사가 오르가슴의 절정에 도달한 황홀 상태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저자는 귀도 레니의 <뱀에 물린 클레오파트라>와 귀도 카나치의 <클레오파트라의 자살>을 비교하면서 금기를 깨는 거침없는 인간의 욕망과 열정이 어떻게 표출되고, 또한 그것이 이해인과 서정주 등의 시와 어떻게 만나는지를 들려준다.
자기애, 꿈꾸는 나를 조각하다
수면에 비친 자기의 모습에 매료된 나르키소스와 그를 사랑한 에코의 비극적인 사랑을 카라바조의 <나르키소스>로 조명한 저자는 달리의 <나르키소스의 변모>를 통해 자기애로 인한 파괴적 국면을 포착한다. 그리고 나르키소스 신화는 바로 자신이 누구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가능케 하는 상징적 비유이며, 이동순과 윤동주, 이상과 윤곤강의 시들도 바로 이러한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를 대립 구도로 설정하여 자기 소외를 안타깝게 전달한 작품의 예라고 말한다. 그밖에 마그리트의 <조약돌>, 막스 페흐슈타인의 <초록 소파> 등이 자기애를 다룬 작품으로 등장한다.
특히 벨라스케스는 <화장하는 비너스>를 통해 거울의 비유를 유감없이 드러낸 바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거울은 비너스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거울 밖에서 훔쳐보는 관람자의 시선에 의해 오히려 그녀가 대상화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매체로 기능한다. 거울 속의 비너스는 화면 밖에서 그림 속 비너스를 바라보는 관람자, 즉 타자에 의해 존재가 규정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와 ‘또 다른 나’와의 공존이 ‘이중으로 떠돌아다니는 사람’ 혹은 ‘또 하나의 나’를 뜻하는 ‘도플 갱어’라는 용어까지 낳을 정도로 보편적인 현상이며, 서양에서 자화상이 많이 그려진 것이나 자신을 탐색해가는 문학 작품이 전통적으로 많이 창작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즉 인간은 분열과 자기 동일시를 반복하면서 자기 정체성을 물어왔고, 자기애는 인간이 경험하는 최초의 심리상태이며 그것이 자기 내부에 극단적으로 고착될 때 끔찍한 결과에 이른다고 말한다.
팜므 파탈, 유혹과 죽음을 부르는 이름
아름다운 미모로 남성을 유혹하고 끝내 죽음으로 이끄는 잔혹한 여성상. 성서의 데릴라를 비롯하여 카르멘, 마타하리 등 지금까지 서양의 문화는 수많은 팜므 파탈을 거명하고 이들의 파괴적 속성을 경계해 왔다. 그리고 몇 가지 전형적인 요부상을 유형화하기도 했다. 저자는 남성은 여성에 대한 자신들의 무지를 오히려 호도하고 여성성을 왜곡·과장했다는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즉 여성들은 매력적인 육체로 남성들을 유혹하고 끝내 파멸시키는 불온한 대상으로 타자화됐으며, 남성에 의해 왜곡된 여성상은 이후 예술의 영역에서 다양하게 재현·양산됐다는 것이다. 남성을 유혹하고 흡혈귀처럼 피를 빨아 잔인하게 살해하는 잔혹한 대상, 팜므 파탈은 이렇게 탄생했다.
저자는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신화,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삼손과 데릴라,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살로메 이야기에서 그러한 징후를 읽어낸다. 루벤스, 렘브란트, 반 데이크, 클림트, 에곤 실레 등의 작품들을 비교 설명하면서 화려한 색채와 섬세한 붓터치로 표현된 치명적인 유혹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것이다.
특히 팜므 파탈의 달콤한 유혹과 치명적인 죽음을 작품 소재로 즐겨 선택한 화가로는 뭉크가 소개된다. 저자는 뭉크가 평생 죽음의 공포와 에로스를 멍에처럼 짊어졌으며, 강박증으로 비약한 죽음에 대한 그의 공포가 훗날 에로스와 절묘하게 결합하여 작품으로 승화되었다고 말한다. 뭉크의 <죽음과 소녀>, <마돈나>, <입맞춤>, <흡혈귀> 등이 그 예로 설명된다.
동성애, 사랑은 모든 것을 정복한다
저자는 동성애를 ‘어쩌면 가장 숨죽인 사랑’이라고 표현한다. 이 사랑만큼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랑도 없을 테니까. 사회적으로 금기시되고 지금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울한 사랑이고 또한 억압당한 사랑인 것이다. 저자는 동성애에 대한 시각의 시대적?공간적 변천을 간단히 소개한다. 예를 들면 거부감이 크지 않았던 동성애가 비난받기 시작한 것은 그것이 수간이나 자위행위와 마찬가지로 반자연적인 행위라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견해가 적극 반영된 중세부터라고 한다. 더욱이 16세기에 진입하면 청교도적인 도덕성이 더욱 강화되어 동성애는 용납될 수 없는 금기의 대상이 되고, 19세기 과학의 발전으로 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동성애자는 독특한 정체성을 갖는 예외적 인간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는 여성 간의 사랑을 설명하기 위해 쿠르베의 <잠>, 부셰의 <목욕하는 다이아나> 등을 예로 들고, 남성 간의 사랑은 장 브록의 <아폴론과 휘아킨토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성안나와 성모자>, 미켈란젤로의 <죽어 가는 노예> 등으로 다룬다.
특히 레오나르도와 미켈란젤로, 그리고 카라바조는 왜 양성성에 몰두했는가? 저자는 양성성이란 이성과 동성을 모두 구유하는 것이고 이는 성적인 미분화를 통해서 성적 완벽함을 도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세 화가는 화면에 양성성을 구현함으로써 성적 완벽성을 추구하고 존재의 승화를 꾀했다고 분석한다. 양성성은 음과 양의 조화와 화해를 도모했던 인간들의 욕망을 대변하는 관념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낭만주의 시인들이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다는 미명 하에 사랑을 갈구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분리되어 결핍된 지금의 상태가 결합에 의해 완벽해진다고 확신했던 것이다. 상실에 대한 보상, 즉 안정성에 대한 강렬한 희구가 예술로 피어난 것이리라. - 돋보이는 검은 옷의 난쟁이 여성 마리 바르볼라에게 시선을 줄 것이다. 혹자는 그녀의... 오른쪽 하단에 배치된 마리 바르볼라가 중앙에 배치돼 시선의 중심에 있는 왕녀에 비해 위축되지 않는 것이...

 인터넷을 통해 진행된 디지털문화예술아카데미(www.artnstudy.com) 강좌를 옮긴 '아트@컬처' 문고본 시리즈 1차분 다섯권이 출간됐다.
김지하, 최인석, 임진모, 김두규, 권용준이 '디지털문화예술아카데미'(www.artnstudy.com)에서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묶은 이번 시리즈는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내용을 일반인들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정리함으로써 ‘대중 교양서’를 지향하고 있다.
그 중 이 책은 서양 미술사를 작품을 통해 살펴본 ‘아트@컬처’ 시리즈이다.
총 16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간 중심적 사고가 본격화된 서구 르네상스에서부터 근대 인상주의까지의 걸작, 즉 '고전'을 위주로 하였다.
서구 예술의 규범과 질서가 마련된 시대가 고대 그리스였다는 점을 감안하여, 헬레니즘 시대를 출발점으로 해서 연대기적으로 기술, 즉 작품을 통해 살펴보는 미술사의 관점을 택했으며 특히 사조에 따른 기술 방식은 '시각'과 '관념'의 교차에 근간을 두었다.
또한 다음 시대는 그 리얼리티를 극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도, 즉 관념적 리얼리티를 보이는 것처럼, 미술의 재현이라는 역사를 시각과 지각의 갈등에서 풀어내고 있다. - 시녀가 있어요. 바로 마리바르볼라라고 불리던 난쟁이 어릿광대입니다. 그런데 이 어릿광대의 얼굴을 보면 부은 것이 병색이 엿보이는데, 실제로 마리바르볼라는 이 그림이 그려지고 난 뒤 얼마 안...

 "눈앞이나 기억 속에 항상 존재하기를 원한다" -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 기억하고픈 사람의 모습을 그리거나 조각하고자 하는 충동은 멀리 고대인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그렇기에 많은 미술사가들이 미술의 기원을 인물화에서 찾기도 했다. 종교화이건 주문 초상화인건 자화상이건 그림 속에 그려진 인간의 얼굴은 감상자에게 다양한 상상을 가능케 하며 가장 쉽게 예술적 감흥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은 미술사의 가장 매력적인 주제의 하나인 '인물화'를 화두로 고대 로마 시대의 조각상부터 19세기말 클림트의 인물화까지를 살펴 본 것으로, 그림 속 인물을 둘러싼 드라마는 물론이거니와 그가 살았던 시대, 문화상을 입체적으로 펼쳐 보인다. 전체 다섯파트로 나누어 화가의 자화상, 여인들의 초상, 부부의 모습, '신념과 권력의 갈림길에 선' 남자들의 모습, 고대 로마 황제의 모습을 다루었다.미술사에서 볼 때 인류 최초의 그림은 무엇일까. 보통은 고대의 동굴 벽화를 생각하지만 르네상스 시대 알베르티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그 기원을 찾았다. 나르시스가 연못에 비친 자기 자신의 모습에 도취되어 그 수면을 끌어안으려고 한 것 자체가 바로 예술이며, ?泳浩求 연인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면서 기억 속에 간직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 신화 속 다른 여인의 이야기를 인류 최초 그림의 시발점으로 보았다. 여기서 ?ゾ藍犬 기억 속에 항상 간직한다? 것은 고대 이래 줄곧 서양 미술의 목적이었으며 특히 인물화의 기원이 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인간의 얼굴, 그림으로 읽기』는 고대 로마 시대의 조각상부터 19세기 말 클림트의 인물화까지 서양 최고의 미술가들과 그들이 묘사한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서양 미술에 관한 책은 대체로 그 작품을 둘러싼 역사와 문화, 신화 등에 주목하는데, 이것은 서양 미술이 이들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그림 자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마련이다. 또 요즘에는 개인적인 감성에 초점을 맞춰 서정적으로 그림을 읽는 책이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감으로써 예술서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미술사적 흐름을 흥미롭고도 깊이 있게 파고든 책이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의는 매우 크다.
저자 홍진경은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서양미술사를 공부한 후 수년 간 미술서 관련 책을 번역·저술해 온 미술사가이다. 이번 책은 50여 권의 문헌을 참고로 한 풍부한 고증으로 전공자들에게 반가운 책일 뿐 아니라, 「드라큐라」나 「글래디에이터」 같은 영화 이야기, 중세의 목욕 문화와 화장술, 프랑스 대혁명 이후 파리의 복식 문화, 세익스피어의 희극이나 하이네의 시 등 인물화와 초상 조각에 얽힌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시·공간을 감각적으로 넘나듦으로써 일반 독자에게도 흥미롭고 쉽게 다가간다.
그림 속 얼굴에 얽힌 다양한 접근, 풍부한 고증, 흥미진진한 이야기
이 책의 독특한 점을 살펴보자. 우선 각 인물화에 제기되었던 미술사의 대표적인 쟁점과 논의, 도상학적 설명들을 그림 속 주인공의 생애와 당시의 사회 문화적 맥락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칫 딱딱해지고 관념적으로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은 기우이다. ?菅걷?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가쁘게 펼쳐지면서 독자를 사로잡는 데 이 책의 매력이 있다.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처럼 완전한 정면으로 묘사한 화가가 있다. 바로 알브레히트 뒤러이다. 저자는 뒤러의 「모피 코트를 입은 자화상」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적 자의식을 읽어내며, 뒤러의 얼굴을 드라큐라 역의 게리 올드맨 얼굴로 대체해 소품을 꾸민 코폴라 감독의 영화 「드라큐라」를 소개한다. 완벽하게 좌우 대칭을 이룸으로써 이 드라큐라 백작의 초상화는 귀족적인 그로테스크함을 풍길 수밖에 없다.
그 외에도 루도비코의 어린 정부 갈레라니의 청순하고 매혹적인 모습, 막상막하로 못생긴 얼굴이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만큼은 남달리 지극했던 몬테펠트로 부부, 그리고 신념과 권력의 갈림길에 선 남자들과 고대 로마 황제의 초상화까지, 이 책은 관념적인 회화 설명서나 감상평 위주의 회화 관련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깊이 있으면서도 흥미진진한 ?琉 읽기? 독자를 이끈다.
이렇게 역사 속 이야기가 다양한 접근으로 전개되면서 수많은 인물들의 사랑과 배신, 행복과 분노의 이야기가 주는 감동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 책은 함께 실린 120여 컷의 그림과 조각 사진으로 더욱 매력적이고 독특한 책이다. -
화면 앞 오른쪽에는 난쟁이 여인인 마리 바르볼라가 마찬가지로 그림 밖을 쳐다보고, 그 앞에 꼬마 난쟁이 니콜라스 데 페르투사토는 점잖게 배를 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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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 모중석 스릴러 클럽 1
제임스 시겔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처음부터 독특하게 시작해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교도소에서 자원봉사로 글을 가르치는 교사가 작문 숙제를 죄수들에게 내주는데 유독 눈길을 끄는 한 작품이 있다. 그리고 그 작품이 이어져서 등장을 한다. 이때 순간적으로 액자소설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한 무고한 죄수가 자신의 무죄를 알리려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그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이 작품에 속도가 붙게 되고 주인공이 탈선을 계속 해 나가는 동안 독자인 나도 같이 탈선을 하게 되어 마침내 벼랑 끝에서 조우하게 된다.


어떤 상황을 바라보는 것과 그것에 맞부딪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바라 볼 때는 나라면 할 수 있어 라고 말을 내뱉곤 하지만 막상 닥치면 부딪쳐서 벼랑 끝까지 몰아 붙여진 상황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한번 탈선한 기차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도 일정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한 사람의 인생이 한번 탈선을 하자 마구 꼬여버리는, 마치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로 새끼를 치는 상황을 다시 궤도 올려놓기는 힘든 일이다. 그러한 일이 찰스를 강타하고 만다.


단지 열차 한번 늦게 탄 것뿐인데, 단지 딱 한번 지갑이 비어 있었던 것뿐인데 말이다. 하지만 진짜 그럴까? 아니다. 우리의 주인공은 탈선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삶이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마음이 약해져 있을 때,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을 때 말이다. 그것을 결코 아내에게서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는 이미 정상 궤도에서 조금씩 탈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주인공에게 쉽게 공감하게 되고 약간 눈에 거슬리는 허술한 구성도 눈감아 줄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나 찰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살면서 힘든 때가 있고 자신도 모르게 탈선하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에는 마음에 안 들었다. 그리고 작가의 조그만 시선에는 지금도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 작가, 아니 주인공이 백인 우월주의자인 것처럼 계속해서 흑인과 못사는 사람들에 대해, 불법체류자인 히스패닉계 사람들에게 보내는 곱지 않은 시선때문이다. 그럴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도 과도하게 그런 점을 이동하면서 노출하고 있다. 처음 직장에서 우편배달과에 유일한 백인 남자에 대한 언급에서도 그랬고, 한 허름한 바에서 자신이 유일하게 합법적 시민일거라고 주절거리는 부분도 그렇고 흑인 학생과 그들의 패션을 따라하는 백인 학생에 대한 태도도 마음에 안 들었다. 요즘의 미국 문학계, 아니 추리소설계만 보면 극우는 아니더라도 우익 성향의 글쓰기가 유행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캘리포니아 걸>에서도 잠시 그런 점을 느꼈었는데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만 그런 것일까..


물론 이건 사사로운 작은 불편함이고 크게 보면 간만에 재미있게 본 스릴러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제임스 패터슨의 뒤를 잇는다기보다는 그보다 나을 듯싶다. 와우! 순식간에 끝까지 읽어 내려가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도저히 끝이, 아니 그 다음 전개될 상황이 궁금해서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그것이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빠르고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점이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몰입하게 되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책장을 덮은 상태였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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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5-15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추천 꾹 누르고 갑니다..^^

물만두 2006-05-15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스토님 읽어보세요. 재미있어요^^

물만두 2006-05-15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잡자마자 단숨에 읽었다는 거 아닙니까^^

물만두 2006-05-15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읽으세요~^^

반딧불,, 2006-05-1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언냐..읽으라잖아요^^

물만두 2006-05-1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sayonara 2006-05-22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스릴러가 아닌 인생의 성찰이 담긴 에세이집의 리뷰를 읽은 것 같은... -_-+

물만두 2006-05-2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 일단 읽어보세요^^

비로그인 2006-05-24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왜 이 리뷰를 지금 봤을까요! 어제 누가 책 한 권 사 준다고 알라딘에서 고르라기에 스티븐 킹 단편집 골라서 주문했는데, 만두님 이 리뷰 봤음 이걸로 사는 건데!!ㅠ_ㅠ 주문 취소해 보려해도 이미 발송 돼 버렸네요 힝힝..

물만두 2006-05-2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토코이님 이럴수가입니다~ ㅠ.ㅠ
 

 {"'나인볼'은 공을 번호 순서대로 포켓에 넣는 로테이션 당구다. 9개의 공 중에서 승부를 좌우하는 것은 9번 공이다. 8개의 공을 아무리 잘 쳤다해도 9번 공을 놓치면 지는 것이다. 그러나 반면 첫 큐에 공을 때려서 9번 공이 포켓에 들어가면 점수가 올라간다. 다시 말해서 나인볼은 운이 크게 좌우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운이라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 예술이 될 수 있다."
 왕년에 당구 고수로 명성을 날리던 에디 펠슨은 주류 도매업자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던 중, 우연히 자신의 술집에 들른 당구의 귀재 빈센트를 알게 된다. 빈센트로 인해 당구의 정열이 다시 불붙은 에디는 빈센트의 애인인 카르멘을 설득해 빈센트와 셋이 아틀랜틱 시티에서 열리는 나인볼 당구 대회의 연습겸 돈도 벌 겸 해서 여정에서 내기 당구를 한다. 우연히 한 야바위꾼에게 걸려들어 큰 돈을 탕진한 에디는 자신의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새로운 당구 인생을 시작할 것을 결심하는데.
1961년 폴 뉴먼의 <허슬러>의 속편격인 영화로 폴 뉴먼이 톰 크루즈를 키우는 구시대의 허슬러로 나온 당구 영화. 당구 큐 하나에 젊음을 건 톰 크루즈는 게임에 이긴 뒤에 당구 큐를 휘둘리면서 상대에게 조소를 보내는 모습은 팬들을 사로잡았다. 폴 뉴먼에게 87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주었는데, 작품의 평가는 엇갈린다.

 1973년 작품. 프로그래시브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결정판이자 프로그래시브 열풍의 성숙기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현대 사회의 소외와 스트레스, 조울증, 편집증을 주요 테마로 다루었다. 수록곡으로 ‘Money’ ‘Time’ 등이 명곡으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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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5-1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는 옛날 흑백영화의 허슬러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핑크 플로이드.. 심각과 심오의 대명사인 밴드죠..
음악은 좋은데 듣고 있으면 심각해지는게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ㅋㅋ

물만두 2006-05-15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스토님 안보고 안들어봐서 몰라요^^;;;

상복의랑데뷰 2006-05-25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나오는 폴 뉴먼이 연기한 fast eddie는 예전에 전두찬님이 올리신 하드보일드 캐릭터 순위에도 올라가 있는 유명한 캐릭터라고 하더군요. ^^

물만두 2006-05-2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드보일드 캐릭터군요^^ 영화를 안봐서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