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잘 지내고 있지~

언니가 걱정할만한 소식이라 미안해...

오늘 차를 운전해서 아파트 밖으로 나가다가 작은 사고가 났어. 동네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내차의 뒤쪽에서 부딪쳤어.

너무 놀라서 엄마를 불렀더니 엄마가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급히 뛰어나오셨더라구.

일단 119 불러서 다친분 병원으로 옮기고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사고 처리하는 분 오시고...

사람과 부딪친 사고는 처음이라 너무 너무 떨리고 무서웠어.

불행 중 다행으로 다치신 분이 머리나 팔이나 하나도 안다쳤고 아픈데도 없고 단지 오른쪽 발목만 아프다고 하시더군. 일단 X-ray찍고 검사 다 했는데, 다행히 뼈나 인대의 손상은 없대. 입원하셔야 하는거 아니냐니까 간호사가 '그럴 정도는 아니다'고 딱 잘라 말하고 당사자도 집으로 가겠다고 하시더라구.

보험 아저씨는 나보고 집에 가라는데, 차마 집으로 갈수가 없었어.(가족도 다 지방에 있는데, 부모님 걱정한다고 크게 다친거 아니니까 연락 안하신다고...보호자가 아무도 안오는 거야.)

자전거 고장난 거 걱정하고 아픈 동안 일 못하는 거 걱정하는 거 보니 너무 마음이 안되었더라구. 혹시 보상을 못받으면 어떻하나 하고 계속 걱정하길래, 보험에서 치료비랑 보상이랑 될거라고 계속 안심시켜 드렸지만 그래도 너무 죄송하더라구.(죄송하다는 말을 한 20번은 한거 같아.)

잠시 후 보험 담당하시는 분이 전화를 해서 보상 처리에 대한 설명과 다치신 분과 통화했다고, 앞으로 모든 것은 보험 담당하시는 분이 알아서 하실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마음 놓고 있으라고 하셨지만(보험 아저씨가 '많이 놀라셨죠~제가 다 처리할테니 걱정마세요~'하시는데 너무 고맙더라구)그래도 많이 속상하고 걱정이 되네.

 

사실...재작년에도 꿈에 언니 보고 아주 작은 접촉사고가 있었어. 엄마는 언니가 나 조심하라고 일러주려고 온거라지만 우연이라 생각했어. 언니가 꿈에 나타나도 아무일도 없는 경우가 더 많았으니까 말야.

그런데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꿈에 언니를 봤어.

내가 너무 언니를 보고 싶어하니까 꿈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 반갑고 좋기만 했는데 오늘 사고를 보니 '언니가 내가 걱정되서 조심하라고 왔었나'하는 생각도 들고...

엄마한테 말씀드리니 '윤아, 네 동생 잘 지켜주고 보살펴 주렴'하시는데...엄마랑 또 울고 말았지.

 

언니!!

내가 걱정되서 꿈에 다녀간거야?

앞으로 언니가 꿈에 오면 꼭 조심해서 아무 사고도 안나게 할테니까, 꿈에라도 자주 와줘.

언니가 너무 걱정할거 같아서 미안해. 앞으로 더 조심할께.

언니가 날 지켜줘~

 

언니는 늘 잘 지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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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2-08-20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하신 만순님, 자전거가 차 뒤로 와 사고가 난 건데도 제 일처럼 걱정해주시고 처리하시다니 복 받으실 거에요. 사고가 크지 않았던 건 분명히 만두언니가 도와준 거구요. 만순님도 많이 놀라셨을텐데, 오늘밤은 일찌감치 푹 쉬시기 바랍니다.

물만두 2012-08-20 20:53   좋아요 0 | URL
제가 빨리 달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움직이고 있었거든요. 차와 자전거가 충돌할 경우 차량이 책임이라는 말을 들어서요. 무엇보다 제 눈앞에서 사람이 다치니까,일단 이분 병원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이분이 보상 못받을까봐 굉장히 불안해하셔서 마음도 안쓰러웠고...보험아저씨께서 사고 정황을 보고 보상을 결정하신다고 했는데 제가 잘못했다고 했어요.(보험 아저씨도 웃으시더라구요.) 정말 많이 다치신거 아니고 타박상으로 끝났으면 좋겠네요. 늘 언니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왔는데, 꿈에서 조심하라고 하는데도 언니가 꿈에 왔다고 좋아라만 했으니...언니가 얼매나 제 걱정을 할런지...앞으로 더 조심하고 똘똘하게 행동해야겠어요.

울보 2012-08-2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명히 별탈 없으실거예요, 참 고운 마음을 가진 만순님..님이 더 놀라셨겠어요,
조선인님 처럼 일찍 주무세요 님이 탈 나시겠어요,

물만두 2012-08-21 20:03   좋아요 0 | URL
울보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루 지나니까 조금 괜찮아지네요~^^

승주나무 2012-08-2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큰일날 뻔했군요.. 저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는데, 작은 사고는 큰 사고를 대신해서 찾아와준 고마운 손님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낙천적인 사고라 이런 말을 하면 꾸중을 듣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걸요. 앞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기시리라 생각합니다. 간만에 댓글 남기고 갑니다^^

물만두 2012-08-21 20:05   좋아요 0 | URL
승주나무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싶어요~앞으로 좋은 일이 많으리라는 액땜이라고 생각해야겠어요. 다치신 분도 크게 다치신것 아니고, 앞으로 더 좋은일 많이 있으셨으면 좋겠구요!!

mira 2012-08-21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라셨겠네요. 착한맘을 가지신 만순님을 만나서 그아저씨도 다행이네요. 아직도 따스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저도 너무 행복하네요.

물만두 2012-08-21 20:05   좋아요 0 | URL
에고~다른 분들도 그런 상황에서는 모두 저와 같이 행동하셨을텐데요...부끄럽네요. mira-da님 감사합니다~^^

재는재로 2012-08-21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사고가 아니라 다행입니다 저도 예전 졸음 운전하다 앞에 차를 살짝 박았는데 운전자분이 병원간다 연락처 달라 화내시더라구요 확인해보니 뒤에 번호판만 살짝 찌그러지고 다른것은 이상없는 다행이 보험불러 처리했죠 제 차만 범퍼 박살난 차야 고치면 되지만 사람은 어쩔지 못하잖아요 운전할때는 무조건 안전운전 졸음운전은 절대 안되는 꼭 지켜야하는 !!!

물만두 2012-08-21 20:09   좋아요 0 | URL
맞아요~재는재로님 말씀대로 무조건 안전운전해야지요. 사고났을때 차가 부서진것도 속상했지만, 사람이 다치는 것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요~우리 모두 안전 운전합시당~^^

아영엄마 2012-08-22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 많이 놀라셨을텐데 그래도 인사 사고가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어요.
언니가 동생이 걱정되어 꿈에 나타나셨나 봐요.
글 읽다 어머님과 우신 이야기에 저도 울컥했어요. ㅜㅜ
사고 처리가 모쪼록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길 바랍니다.

물만두 2012-08-22 21:26   좋아요 0 | URL
아영엄마님~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오늘 보험사에서 연락왔는데, 오늘 병원서 다시 검사했는데, 타박상과 찰과상밖에 없다고 하네요. 그런데, 다치신 분이 좀 과하게 합의금을 요구하신다고 해서 씁쓸하긴 합니다...(보험 아저씨께서 보험사 측에서 해결할테니 신경쓰지 말고 있으라고 자신있게 말씀하셔서 마음을 좀 놓긴 했어요.)그래도 많이 안다치신게 어디에요. 저희 언니 덕분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