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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9
제프 린제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정말 끔찍하게 헌신적이다. 자신의 의붓여동생을 위해서 시키는 모든 일을 목숨 걸고 뛰어드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가만히 보니 덱스터가 한 일이라고는 별로 없다. 덱스터가 주인공 맞아? 자신의 가면을 숨기기 위해 내세운 여자 친구 리타와 그녀의 아이들과 놀아주고 자신이 표적으로 삼은 아동을 상대로 한 나쁜 짓만 일삼는 연쇄 살인범은 두 명 중에 한명만 잡고 한명은 잡을 시간을 못 내고 다른 사건을 해결하러 돌아다닌 거 아니냐고... 거기다 그 사건도 자신이 해결한 것도 아니고...
어쩌면 이 작품은 덱스터가 악을 악으로 응징하는 방법을 택했듯이 나쁜 범죄자, 그것도 한니발 렉터 버금가게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살인마를 등장시켜 독도 때론 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의 의도가 말이다.
정말 한니발 렉터 이후 이렇게 잔인한 살인마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인간을 살해하는 것보다 더 잔인한 것은 영혼을 말살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살인마는 절대 사람을 살해하지 않는다. 다만 그만의 방법으로 복수를 할뿐이다. 도대체 그는 왜 복수를 하는 것이고 경찰도 손을 쓸 수 없는 문제란 무엇일까?
이 작품을 보면 미국인들이 그저 보고 좋아라할 만한 것 같지 않은데 생각이 좀 다른 것 같다. 뭐, 자기 나라니까 그런 걸까? 시시콜콜 남의 나라 내정에까지 간섭하고 자신들 맘대로 주물러야 속이 편하고 그걸 위해서라면 테러리스트에게 무기를 대주고 뒷돈 대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버리듯이 그들의 국민도 어떤 인물이든 쓸모가 있다면 쓰고 쓸모없어지면 어떻게든 버리는 일을 되풀이한다. 여기에서 어떤 누군가가 복수의 칼날을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예전의 동지가 적이 되어 돌아왔을 때 그의 행동을 아는 이들이 취할 수 있는 일은 몇 가지 없다. 재빨리 찾아내서 제거하고 은폐하는 일...
이러니 미국이란 나라에 그렇게 음모론이 판을 치는 것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덱스터가 끔찍하게 헌신적으로 나오다가 이제는 결혼과 양육까지 하려고 한다. 과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악마를 잡는 방법에 꼭 한 가지만 있는 건 아니니까 어디까지 갈지 두고 봐야겠다.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다음 작품 표지는 제발 이렇게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왠만해서는 표지나 내용외의 다른 점은 언급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