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의 송민령의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동아시아) 때문에 자연스레 예전에 나왔던 루안 브리젠딘(저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던 건 아니다)의 <여자의 뇌>(웅진지식하우스)와 <남자의 뇌>를 떠올렸는데 이 책들도 때마침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서로 경합하는 책이므로 나란히 검토해볼 수 있겠다.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띠윈 없어>의 주장은 무엇인가.

˝뇌과학이 답해주리라 기대하는 질문들을 분류해보면 크게 감정과 이성에 대한 질문이거나,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 ‘천재의 뇌’, ‘효과적인 공부 방법’처럼 사회적인 맥락에서 생겨난 질문이다. 그런데 뇌과학은 신경계의 원리를 탐구하는 분야로, 저러한 질문들에 직접적인 답을 주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심리학, 인지과학, 행동 경제학같이 뇌를 직접 보지 않고 마음과 행동의 여러 측면을 다루는 학문이 더 잘 대답해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학문의 성과들이 뇌과학으로 포장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마음이나 사회적 특성을 뇌의 생물학적으로 환원하려는 시도가 만연하면 자칫 뇌과학이 악용될 수도 있다.˝

마지막 문장이 요지로 마음이나 사회적 특성을 뇌과학으로 환원하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루안 브리젠딘의 주장은 이와 양립가능한가?

˝저자 루안 브리젠딘은 캘리포니아대(UCSF)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신경정신분석학자로서 여자의 뇌가 가치지향, 의사소통 방식, 대인관계, 사랑 등의 다양한 주제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하버드대에서 의학을, 캘리포니아대에서 신경생물학을 전공하고, 예일대 의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여자의 뇌 상태를 관찰함으로써 호르몬과 신경계의 화학작용이 여자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미국 최초의 임상연구소 ‘여성 심리와 호르몬을 위한 클리닉(Women’s Mood and Hormone Clinic)’을 창립해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누가 오도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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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배송된다는 책 중의 하나는 미셸 푸코의 <육체의 고백>(나남)이다. ‘성의 역사‘ 시리즈의 4권인데, 3부작으로만 알고 있던 터라 다소 놀라기도 했다(그러고 보니 푸코를 읽은 지 오래 됐다). 불어판도 작년에야 나왔고 영어판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푸코는 <육체의 고백>에서 4~5세기 초기 기독교 윤리가 오늘날 서양인의 삶과 생활방식, 삶의 태도와 주체의 형성에 미친 영향을 근원적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했다. 그는 <성의 역사>를 계획한 동기가 <육체의 고백>을 쓰기 위해서라고 말했을 만큼 이 책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 책에서 발견되는 인간의 본성과 현재의 삶에 대한 푸코의 문제의식과 빛나는 통찰력은 많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사실 <성의 역사>도 읽다만 책이라서 전체적으로는 독서의 견적을 다시 내봐야 한다. 1권과 다른 권들 사이의 단절 문제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성의 역사>의 문제성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쟁점들이 있는지는 다시 봐야 한다. 성의 역사나 육체의 고백, 어느 쪽으로 불리건 이 주제의 책들을 다시 뽑아봐야겠다. 강의에서 다룰 수 있을지도 검토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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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데자르 다리 위에서
몸을 던졌다 어제 네시
이건 토막기사
젊은 여인이 몸을 던졌다
퐁데자르 다리 위에서 센 강으로
어제 네시 몸을 던젔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 않아도 된다
자살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숭고한 우울의 시
이 토막기사에 견줄 소설은 없다고
발자크는 말했다
그에 견줄 드라마도 없다고
발자크는 단언했다

한 젊은 여인이 몸을 던졌다
퐁데자르 다리 아래
작은 물거품이 일었다

물거품의 마음은 아직도
헤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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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안성 공도도서관에서 12월 4일(수)과 10일(화) 양일에 걸쳐서(저녁 7시) 각각 허먼 멜필 탄생 200주년과 <데미안> 출간 200주년 기념 강연을 갖는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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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유럽중심주의 비판과 탈식민주의

11년 전에 쓴 리뷰다. 아마도 <책을 읽을 자유>(현암사)에 수록돼 있을 것이다. 탈식민주의 관련서도 업데이트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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