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 분야의 책인 <거짓말쟁이, 연인, 그리고 영웅>(소소, 2005)을 읽다가 느닷없이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검색해보게 됐다.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1975) 출간 여파로 여러 가지 논란과 논쟁이 빚어졌는데, 그 가운데 "글로리아 스타이넘과의 전쟁"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언급이고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지만, 스타 여성운동가에 대한 관심을 다시 상기하는 데에는 충분했다.

 

 

일단 스타이넘의 책 두 권, <일상의 반란>(현실문화, 2002)과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현실문화, 2002)은 모두 구입한 책이지만, 소장도서에서 빠진 책이 캐롤린 하이브런의 평전 <글로리아 스타이넘>(해냄, 2004)이다. 출간 당시 러시아에 있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서평만 참고해서 글을 쓴 적이 있기도 하다(아마 <로쟈의 인문학 서재>에 수록된 '문체에 대하여'일 것이다). 2005년에 귀국해서는 까맣게 잊은 듯싶다(찾아보니 2011년에 스타이넘에 관한 기사를 한번 스크랩해놓은 게 있는데, 그때도 책은 구입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장바구에 넣고 보니 저자 캐롤린 하일브런도 그냥 넘어갈 게 아니었다. 영문학자이자 소설가이기도 한 저자가 여성의 글쓰기 문제를 다룬 <셰익스피어에게 누이가 있다면>(여성신문사, 2002)도 써놓았기 때문이다. 번역본 제목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서 따온 것으로(울프는 '셰익스피어에게 누이가 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지 가정해본다) 원제는 '여성의 삶을 글로 쓰기'다. "미국의 문학비평가 캐롤린 하일브런은 지금까지 쓰여진 '여성 전기와 자서전'들을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파헤치고 있다. 조르주 상드, 조지 엘리엇, 버지니아 울프 등 여성 작가들의 실제 삶을 예로 들어 여성의 삶을 둘러싼 진실과 거짓들을 하나씩 벗겨낸다"고 소개된다.

 

거기에 덧붙여 <햄릿의 어머니와 다른 여자들>이란 책도 관심을 끄는 타이틀이어서 장바구니에 넣었다. 햄릿의 어머니라면 거트루드를 가리키는데, 사실 <햄릿>을 종종 강의하면서 거트루드에 대한 비평적 조명이나 해석이 궁금하던 차이기도 했다. 더구나 페미니스트적 해석이라면 얼마든지 읽어볼 용의가 있다(책이 저렴하진 않군). 아무려나 한밤중에 두 명의 여성 저자의 책을 챙기면서 간단하게 몇 마디 적었다...  

 

15. 02. 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