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누가 간호해 주나요 - 간호사 비자의 마음 처방전
최원진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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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인스타에서 간호사 관련 사연들을 그림으로 그리는 분으로 간호사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간호사다. 이번에는 수많은 현대인들을 위로하는 책을 쓰셨다고 소개하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매번 인스타에 올리는 수많은 간호사들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님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신간 소식을 듣자마자 구매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책은 희, 노, 애, 락으로 목차를 나누어 이야기를 담아냈는데, 직장인으로서도 공감되고, 간호사로서도 공감되는 이야기가 상황별로 꽤나 많이 담겨 있었다.

현대인으로서 배우고 싶었던 이야기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잘 살기 위해서는 고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언뜻 고집이란 단어는 부정적인 단어로 느껴질 수 있지만 작가님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집을 잘 물려받아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었고 덕분에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책도 내고 강연도 다니며 지금의 자신이 될 수 있었다고 독자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어떤 부정적인 말로 흔들리거나 실패할 거라고 시작도 전에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말. 마지막 문장이었는데 이 말이 꽤나 멋진 자극으로 느껴졌다.

간호사로서의 이야기는 좀 길다.
일반 사람들은 간호사가 하는 일을 '주사 놔주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병원에서 간호사가 하는 일은 꽤나 광범위하고 티 안 나는 집안일 같다고 설명하고 싶다.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가장 중요한 환자의 대소변 보는 일부터 시작해서 먹고 자는 것, 그리고 통증이나 수술 검사 전후 간호까지 자신이 담당한 환자에 관해서는 근무 시간 동안 책임지고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게 일반인들에겐 조금 생소하게 받아들여진다고, 특히 관장이나 소변을 받는 일, 언뜻 보면 비위 상하거나 더러울 수 있는 행위도 간호란 걸 알면, 간호사가 이런 일도 해요?라는 댓글이 달리곤 한다고, 솔직히 이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놀랐던 건 간호사는 이런 일을 행함에 있어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일이라는 설명이었다. 고단하고 더럽고 가끔은 위험한 일이 있어도 우리는 간호사니까 나의 업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도 된다는 작가님의 이야기에 감동받았으며, 이제는 익숙해져서 감흥 없이 기계처럼 일하던 내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며 괜히 대견하게 느껴졌다.

어떤 이는 허드렛일이라고 후려치고, 별거 아닌 업무라고 얕잡아보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우리가 우리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행동할 때 우리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은 분명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꽤나 오래 감동하게 했다.

기본적으로 병원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곳이라서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날이 선 상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예민한 분위기가 존재하는 게 있다. 이 분위기에서 일이 능숙하지 않은 신규들이나 새로 들어온 경력직들에게 기존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텃세를 부리는 일이 꽤나 많은데 병원 내의 이런 행위는 그냥 직장 내 괴롭힘 정도가 아니라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태움 문화로 불린다. 소위 말하는 성인들의 일진 놀이, 신고식처럼 못된 짓을 하는 걸 솔직히 못 봤다면 거짓말이고 나 또한 프로 이직러인지라 당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라서 꽤나 할 말이 많은 부분이다. 꼭 없어져야 하는 문화지만 절대 병원에서 없어지지 않는 태움에 대한 이야기도 꽤나 진지하게 담아내고 있어서 공감했고 이 부분이 간호사를 준비하거나 간호사로 재직 중인 사람들에게 잘못은 그들에게 있음을 설명해 준 글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간호를 해준 적은 많아도 받아본 적은 드문 간호사들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를 주는 글들이 많았다.
특히 출근길에 자살하고 싶다는 글들이 간호사 커뮤니티에 종종 보일 정도로 간호사로 사는 일은 시작부터 고단한데 그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힘들면 힘들다 표현해야 한다는 것 같은 이야기는 진짜 필요한 조언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꼭 많은 간호사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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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7-16 00: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러블리땡님~ 무슨 일 하시는지 알었어요!!ㅎㅎ 수고많으세요!! 그리고 태움은 꼭 없어져야 할 것 같아요. 누구나 다 힘들텐데 왜 그럴까요!!! 라로님은 데이비드 김이라는 분이 쓰신 책 감동 받으셨던데.. 러블리님도 기운내세요!!!

러블리땡 2022-08-12 22:32   좋아요 0 | URL
ㅎㅎ 아이고 감사합니다 태움은 진짜 없어져야할 문화인데 제일 많아요 ㅠ 안타깝죠 ㅠㅠ 오 데이비드 김 작가님 찾아볼께요 ㅎㅎ 감사합니다 저는 기억의집님 덕에 기운 100% 충전된것 같아요 ㅎ

새파랑 2022-07-16 10: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간호사 일이 정말 힘든거 같아요. 아는 친구들 보면 오랫동안 버티는 애들이 거의 없더라구요 ㅜㅜ 이 책이 위로가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러블리땡 2022-08-12 22:35   좋아요 0 | URL
주변에 지인이 계시군요 ㅎㅎ 반갑네요 ㅎㅎ 회사일이려니 하고 살고 있어요 ㅎㅎ 옙 ㅎㅎ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찾아서 읽었는데 꽤 공감하고 읽었던것 같아요 ㅎㅎ 감사합니다

Kletos 2022-07-16 19: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이팅입니다-!

러블리땡 2022-08-12 22:35   좋아요 0 | URL
옙 화이팅!!!!!

하나의책장 2022-07-31 2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도 연차가 꽤 되는 병동 간호사인지라 병동 내의 환자와의 일부터 태움까지 다양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별의별 일을 다 겪게 되더라고요ㅠ

러블리땡 2022-08-12 22:38   좋아요 0 | URL
오 지인이 계셔서 생생하게 들으셨겠네요 ㅎㅎ 병원도 사람사는곳인데 ㅎㅎ 레전드는 맨날 갱신하더라구요ㅎㅎ 친구분께도 화이팅을 전하고 싶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scott 2022-08-10 1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러블리 땡님 이달의 당선 추카합니다
코로나 시국에 러블리 땡님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드 실것 같습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
언제나 홧팅!^^

러블리땡 2022-08-12 22:4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ㅠㅠ 댓글 늦어서 죄송할뿐이에요 진짜 생각지도 못했는데 다 모든분들 덕분이죠 ㅠㅠ 스콧님도 날씨, 건강 조심하세요 그리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감사합니다 ^^

그레이스 2022-08-10 16: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러블리땡님 축하드려요!
극한직업이란 생각이 듭니다.

러블리땡 2022-08-12 22: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ㅎㅎ 극한직업 ㅎㅎ 맞아요 좀 그렇긴해요 ㅎㅎ 그레이스님도 좋은 주말 되세요 ^^

새파랑 2022-08-10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블리땡님 당선 축하드려요. 이게 마음이 처방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러블리땡 2022-08-12 22:4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다 덕분이죠 ㅎㅎ 제가 생각보다 연차가 좀 있는편이라 괜찮아요 ㅎㅎ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파랑님도 행복한 주말 되세요 ^^

서니데이 2022-08-10 2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러블리땡 2022-08-12 22:4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써니 데이님도 좋은 밤 되세요 ^^

이하라 2022-08-10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러블리땡님~~
편안하고 기쁜 시간 되세요~~^^

러블리땡 2022-08-12 22:47   좋아요 0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2-08-11 0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블리땡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힘들지만 우리들을 위해 꼭 그 자리에 있어 주셔야 하기에 언제나 응원하고 감사드려요**

러블리땡 2022-08-12 22:48   좋아요 1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제 주변 지인이 거의 간호사인데요 이 좋은 말들 다 전달하고 싶네요 ㅎㅎ 페넬로페님도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thkang1001 2022-08-11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블리땡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러블리땡 2022-08-12 22:49   좋아요 0 | URL
thkang1001님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구 행복한 주말 되세요 ^^

강나루 2022-08-12 0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블리땡님, 이달의 당선작 되신거 축하드려요^^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러블리땡 2022-08-12 22:49   좋아요 0 | URL
강나루님 감사합니다 ㅎㅎ 강나루님도 행복한 주말 되세요 ^^

모나리자 2022-08-12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러블리땡님~~!!
얼마전 아산병원의 간호사분 뉴스 안타깝더군요..

남은 8월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2-08-13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블리땡님 글을 읽으며, 우리 사회에서 직업을 바라보는 인식 기준이 그 업무 강도, 업무의 내용이 아닌 업무의 중요도와 사회 기여도로 바뀔 필요가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험하고 힘든 일에 열정페이와 봉사정신을 요구하며 피할 것이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가는 고마움을 표현하고 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을 때 우리의 미래가 더 밝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러블리땡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