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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작년에 집에서 찍은 것.  

 

한 이주정도 '울' 상태였다. 나도 그렇고 주위 사람도, 축 쳐져서 불길한 분위기를 내뿜는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어제 오후는 쉬었는데 야구나 보러 갈까 하고 예매했다가 후배가 오후에 비온대서(비 안 왔잖아! 바보!!! -_-++++) 취소하고 더욱 우울해진 기분으로 (좀비모드-_-;) 집에 갔다. 잠이나 잘까 하고 누웠지만 잠이 올 턱이 없어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일단 뛰쳐나왔다. 미용실이 눈에 띄어서 머리를 자르고 몇 신가 휴대폰을 봤더니 헉. 뭐지. 액정이 깜깜이다. 둘째 조카가 몇 번 집어던진 후로 -_- 화면이 깨져서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그냥 썼다. 귀찮아서. 그런데 이젠 완전히 맛이 갔나보다. 어쩔 수 없이 집앞에 있는 대리점엘 갔다. 얼마전 엄마것도 바꿔드렸는데 나도 같은 걸로 바꿀까 했더니 번호 안 바꾸면 쓸 수 있는 기종도 정말 몇 개 없고 오히려 더 비싸다는 거 -_- 생각해보니, 내가 이 번호에 집착하는 것도 사실 이해 안 가고 웃긴 일이란 맘이 들었다. 사실, 요즘 내가 하는 모든 것이 하찮고 웃기게 생각되는 자기비하에 사로잡혀있었다. 이것도 우울증의 증세겠지만. ㅠ_ㅠ 해서, 번호도 바꾸고 필요없다 생각했던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되었다는. 알람 맞추는 거 찾느라 힘들었다. -_-; 

여기까지 하니까 다섯시쯤. 평소보다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머리도 띵하고 기운도 빠져있었는데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카페가 눈에 띄었다. 앞에 보니깐 입간판이 서 있는데 하이네켄생맥주 들어왔다는!!! 나도 모르게 발길이 -_- 

주문은 셀프였는데 가게에서 혼자 술 마시려니 나답지 않게 좀 부끄럽더라는. ㅠ_ㅠ 비틀비틀 걸어가서 사장님(예쁜 여자분+_+)께 쪼맨한 소리로 하이네켄 생맥주 주세요. 했더니 나에게 맞추어 역시 쪼맨한 목소리로 몇cc짜리 드릴까요? 속삭이신다. 차마 피처는 못 시키고 -_- 오백cc요. 했더니 나초랑 견과류 해서 서비스안주 한접시랑 맥주 한 잔을 가져다 주신다. "아주 시원할 거에요. " 라며 다정한 말씀도 잊지 않으신다.  

송글송글 이슬이 맺힌 황금색 맥주 한 잔. 보는 순간 왠지 뭉클. 한 모금 마시니 시원하게 목을 넘어간다. 그리고 책을 읽었다. 예전에 사둔 김선주씨의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 내가 단순히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이구나. 라는 걸 느꼈지만 -_-; 책은 좋았다.  아주.

한때 빛나던 사람들이다. 그 빛나던 순간까지도 추레한 것으로 만드는 것을 보면서 세월에 대한 겸손함이나 염치와 예의를 차리지 않는 아집을 본다. 봄이 지나 여름이 왔는데도 지난 봄을 붙잡고 봄은 어떠해야 한다고 말한다. 봄은 다시 오지만 다시 오는 봄은 과거의 그 봄은 아니고 새로운 봄이라는 것을 왜 모를까.

우리는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 서먹서먹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상대에게 주춤주춤 다가간다. 그 아름다웠던 순간들, 인생에서 많지 않았던 그 뜨거운 사랑의 순간들을 잿빛으로 만들지 않으면서 우리는 이별을 맞아야 하고 고통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모든 사랑했던 순간들에 대한 예의고 또한 이별의 예의다. (194P) 

  

 

 

 

 

 

 

 

그리고 노트를 꺼냈다. 하고 싶은 말들. 말로 할 수 없었던 말들. 내 맘속에 꼬깃꼬깃 뭉쳐져 이젠 펴보기도 힘들었던 말들을 썼다. 나 역시 예의를 몰랐던 인간이었다는 걸 새삼, 새삼, 느꼈다. 몇 페이지를 쓰고 맥주 한 잔이 다 비워졌을 때쯤 참 신기하게도 불길한 검은 구름이 걷혀지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 신기했다. 그 느낌은.  

노트를 덮고 맥주 한 잔을 더 청해서 책을 계속 읽었다. 내 '울' 기간이 끝났구나. 라는 걸 알았다. 특히 이번주에는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해서 체중이 4킬로쯤 줄었다. 어제는 열시부터 오늘아침까지 푹 잤다. 아침에 밥도 먹고 일찍 출근하면서 커피숍에 들러 아이스커피도 테이크아웃 해 왔다. 내 우울증에는 하이네켄이 특효약이구나. 내가 다 마셔주겠어!!! -0-;;;;

 

 

 

 

 

 

 

 

이제는 '조' 기간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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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6-2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린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행위를 하고 있었네요, 문나잇님. 저는 다이어리에 적고 문나잇님은 노트에 적고.
저도 이 책 사서 읽어야겠어요. 저도 '조'기간이 와주길 바라건든요. 제가 사는곳 근처에는 하이네켄을 마실수 있는 곳이 없지만 제 책장에는 언제나 와인은 있으니까.

스마트폰으로 바꾸셨다면, 호...혹시, 왓섭어플은 받으셨나요? (전 카톡보다 이게 더 좋더라구요 ㅎㅎ)
문나잇님, 그리고 저 바뀐 번호좀....(예쁜여자 전화번호 따기)

moonnight 2011-06-24 13:19   좋아요 0 | URL
왓섭어플은 뭔가요? -_-; (요즘 시대에 저는 문맹보다 더한 존재 ;;)
카카오톡도 직원이 꼭 필요한 거라며 만들어줬건만 바로 계정삭제조치했다는 -_-;;;;; 저도 제 이런 성격이 쫌 많이 싫어요. ㅠ_ㅠ
번호 말씀드릴께요. 다락방님도 번호 좀 가르쳐 주세용. (저야말로 미녀번호따기)

2011-06-24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4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4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4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1-06-24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벡스, 칭타오, 산미구엘, 삿포로 맥주가 좋아요~~~ 하이네켄은 저한테는 좀 써요.

moonnight 2011-06-24 15:11   좋아요 0 | URL
그러시구나 +_+;
맞아요. 하이네켄 써서 맛없다고 친구들이 그러던데 저는 그 씁쓰름한 맛이 좋은 건가 봐요. 칼스버그도 좋아하는데 딴 친구들은 이것도 써! 그러더라구요. ^^;

네꼬 2011-06-24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다 마셔주겠어!" 감명 깊은 구절이에요. @_@

moonnight 2011-06-24 15:59   좋아요 0 | URL
우왓 네꼬님이시다!!! 반가와요. ㅠ_ㅠ
ㅋㅋ 하이네켄 너무 좋아요. 카페 분위기도 참 좋고 사장님도 예쁘고 친절해서 자주 오게 될 것 같아요. 어제 보니깐 맥주 마시는 사람은 저밖에 없더라고요. -_- 정말 제가 다 마셔버리게 될 것만 같아요. 갑자기 수줍///

하이드 2011-06-24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네켄 생맥주 사주세요! 두 개 사주세요! 앞에 앉아 있어드릴께요!! ^^

moonnight 2011-06-24 16:14   좋아요 0 | URL
호홋 하이드님이라면 제가 네버엔딩으로 사드리겠어욧!!!
예전에 더운 여름 야외자리에 앉아서 하이드님이랑 생맥주 마시던 기억 나요. 그 때 저 술도 술이고 약간 수줍어서 (어머나//) 얼굴이 빨개졌었어요. ^^

Kitty 2011-06-24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달밤님과 하이네켄 마시고 싶어요!!
전 맥주맛은 잘 모르지만 일단 술은 안가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더운 여름 맥주 원츄!

moonnight 2011-06-25 12:27   좋아요 0 | URL
저도저도요!!! 키티님과 마주앉아 시원한 맥주 마시며 얘기 나누고 싶어요. (처음엔 좀 수줍어하겠지만 술 한 잔 들어가면 아주 뻔뻔스러워짐 ;) 맞아요. 더운 여름엔 시원한 맥주가 최고에요. ^^

2011-06-25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6-25 12:31   좋아요 0 | URL
우와 속삭이신 멋진 님. 반가와요. ^^ 요즘 많이 바쁘시죠? 우잉 진짜 그러네요.추천을 삼배가시키는 훌륭한 노트북이에요!!!
저도 하이네켄 참 좋아해요. 원래 초록색을 되게 좋아해서 녹색옷도 잘 입고 다니는데 저를 아는 사람들은 참이슬 옷 입었네 -_- 라고 말하지만 저는 하이네켄 옷이라고 마구 우기지요. ㅋㅋ.
기네스도 첨엔 시원한 맛이 없는 것 같아서 별로였는데 마실수록 은근한 부드러운 맛이 좋아지더라구요. 기네스 맛있어요. (침 꼴깍;)
인사건네주셔서 감사해요. 힘내겠습니다!!! ^^

네꼬 2011-06-29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젯밤에 하이네켄을 다섯 캔이나 마셨어요. 아침에 생각하니 너무 후회돼요. 어차피 세번째 캔쯤부터는 무슨 맛인지도 모르는데... 아 그냥 아무 술이나 마실걸. 아까운 하이네켄. (여기 다시 오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moonnight 2011-06-29 18:21   좋아요 0 | URL
우리 사랑스러운 새댁 네꼬님 ^^
흑흑 맞아요. 하이네켄은 맛을 음미하지 않고 꿀꺽꿀꺽 마셔버리기엔 너무 아까와요. ㅠ_ㅠ
그렇지만 저역시 제동을 걸지 못하는지라; 한참에 마구 마셔버리고서는 담날 아침 후회하지요. ㅠ_ㅠ
하이네켄 드시고 저를 떠올려주시다니, 너무 고마워요. 저도저도 오늘밤 하이네켄을 마시며 네꼬님을 떠올릴래요. >.<

네꼬 2011-07-1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 페이퍼 안 써주세요? 서재 브리핑에서 내가 못 보는 건가, 하고 한번씩 들어왔다가 허탕 치고 나가곤 해요. 문나잇님, 새 글 좀 써주세요. 네?

moonnight 2011-07-18 13:51   좋아요 0 | URL
앗, 네꼬님이시다!! +_+;
제 페이퍼는 재미도 없고 -_-;;;; 그치만, 네꼬님께서 이렇게 기다려주신다니(울먹;) 네!네! 분발하겠습니다!!! ^^ (기분좋아서 몸을 배배 꼬고 있는 중 ^^;;;;)

하루(春) 2011-12-2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럼 이 서재가 님의 조울증을 자가진단도 하고, 치유도 받는(혹은 하는) 공간인가요? 아.. 이런 공감백배 해줘야 하는 글에 웃음이 나는 건 왜일까요? 신기한 게 있어요. 어떻게 맥주를 마시면서 책을 읽으시고, 그러면서 좋다는 생각까지 하실까요? 글을 쓰는 건 이해가 됐는데 ㅋㅋㅋ 저드 맥주든 뭐든 술을 마시면 체온이 오르면서 얼굴이 빨개지고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는 건 상상을 못 해봤거든요.

저도 맥주 마시고 싶어요. 여기는 로컬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되게 많은데 얼마 전 칼스배드(Carlsbad) 갔다가 사온 맥주 지금 따고 싶네요. 아니.. 그냥 참았다가 크리스마스 밤에 딸까요? 사실 내일(24일)이랑 모레 일하거든요. 10-7. 아르바이트.. ^^;

moonnight 2011-12-26 14:12   좋아요 0 | URL
하루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어요? 저는 음주독서 좋아해요. 히히 ^^ 가끔은 아침에 일어나서 전날 밤 읽었던 부분을 펼쳐보면 내용이 아주 생소할 때도 있지만요. ;;;
로컬 마이크로 브루어리. 부, 부러워요. ㅠ_ㅠ
 

너무 재미있다. -_-;
재미있다는 소문은 많이 들었는데도 사놓고 계속 미뤄두고 있다가 코넬리의 <라스트 코요테>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동안 집어들었더니 읽는 내내 심장이 벌렁벌렁 땀이 삐질삐질 아주 난리났다. ;; 

그런데, 그런데.  

이렇게 슬픈 이야기라고 왜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을까. (하이드님. ㅠ_ㅠ) 오늘 직장에서, 마지막 백여페이지를 '다 끝나간다. 큰일났다.' -_- 이런 심정으로 아까워하며 마구 읽어내려가는데, 어느 순간부터 눈물 콧물 범벅 ;;;;; 사실 슬프기만 한 건 아니고 무한감동과 애잔함의 쓰나미. ㅠ_ㅠ  

뭐 얘기하러 왔던 직원이 깜짝 놀라서 무슨 일 있으시냐고 물었다. ;;;; 지금도 멍하니 탈진상태.

코넬리는 일단 제껴두고, 하트의 전쟁부터 읽어야겠는데, 집에 있다. 큰일났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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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5-04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눈물콧물을 ㅠㅠ
저도 읽어볼게요. ㅠㅠ

moonnight 2011-05-04 18:18   좋아요 0 | URL
굉장히 박진감이 있는데다 감동까지 더해져서 정말 울컥;; 다락방님도 맘에 드실 거에요. 애고. 스릴러는 그러고보니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셨던 것도.. (또 울먹 ;;)

비연 2011-05-0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재밌죠..은근 감동도 있고.

moonnight 2011-05-06 12:32   좋아요 0 | URL
네! 캐릭터들의 심리묘사가 너무나 좋았어요. 그들에 대한 연민으로 마음이 먹먹해지더라구요. 좋아하는 작가리스트에 바로 등극하였습니다. (카첸바크씨는 전혀 신경도 안 쓰겠지만 -_-;)

June* 2011-05-13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저도 읽어볼래요 ! 얼른 주문해서 주말에 읽어야겠어요 , 라고 말하기에는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아서 ㅠ_ㅠ .. .
 그래도 눈물 콧물 범벅되어 보고 싶으니 읽어봐야겠어요 !!
 

moonnight 2011-05-13 18:27   좋아요 0 | URL
어머나 반갑습니다. June*님^^
네! 정말 강력히 추천합니다. 매우매우 재미있어요.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아서. 란 말씀에 공감. 읽어야지 하고 쌓아둔 책은 내버려두고 딴 책들만 자꾸 들워보고 있는 거 있죠. >.<

야클 2011-06-01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찬란한 봄날, 잘 지내고계십니까? ^^

설마 이런 칙칙한 책만 읽고 계신건 아니겠죠?

moonnight 2011-06-01 17:13   좋아요 0 | URL
오맛 야클님 >.<
오랜만이에요. 애기 잘 크죠? 얼마나 귀여울까. ^^
ㅋㅋ 칙칙한 책이라뇻! 얼마나 재밌다구요. 근데, 사실이에요. 이 찬란한 봄날 저는 내도록 이런 책들만 보고 있어요. 술도 마시면서. ^^
 
울지마, 톤즈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런분이계셨군요살아있는내가부끄러워서많이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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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9-29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생각도 안했는데 봐야겠군요!!
멋진 문밤님이 우셨다면 저는,,,,ㅠㅠ

moonnight 2010-09-30 00:11   좋아요 0 | URL
잉잉 너무 슬펐어요. ㅠ_ㅠ
수단의 한센병 환자 아주머니(눈도 안 보이는)가 이태석 신부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냔 질문에 성경에서만 읽었던 하나님이 이런 분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답하시더라구요.
워낙 가난하니까 할 일이 정말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옆에 있어주는 거더라고. 절대 떠나지 않고 함께 있어주겠다. 라고 생전에 신부님께서 말씀하셨는데, 눈물이.. 눈물이.. ㅠ_ㅠ;;; 좌우지간 영화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너무 울어서 앞이 안 보였어요. =_=;;;; 늘 불만 많고 투덜거리고, 게으르기까지 했던 제가 너무너무 부끄럽더라구요.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무척 들었어요. (얼마나 오래 갈런지는... -_ㅠ;;;) 이렇게 일찍 가시면 안 되는 분이신데, 아아아아. 너무 마음이 아파요. 흑흑. 우리 나비님도 감동 많이 받으실 거에요. 꼭 보세요. ㅠ_ㅠ;;;;(계속 울고 있다는. ;;;;;)
 

 

 

간만에 영화를 보려고 근무마치고 영화관으로 직행. 요즘 새언니가 시험 준비하는 게 있어서 금요일밤이면 조카 둘이 배달-_-된다. 조카들은 물론 귀엽지만 >.< 주말을 고스란히 바치다보니 영화가 무척 고팠다.   


'애프터 라이프'를 보려고 했는데 상영시간에 약간 늦어버렸고 시간이 되는 '마루밑 아리에티'는 매진이고(평일 저녁에 매진이라니 예상못했다. +_+;;;) 차차선책으로 택한 것인데, 혹평 일색이라 별 기대는 안 했건만, 오오오. 재미있는 것이다.  

물론 황당하기 그지없는 설정이긴 하지만 푸하하 웃어가며 기분좋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죽긴 하는데, 전혀 진지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웃기다는. ^^;) 뭣보다 눈이 너무나 즐겁다. (그거면 됐지 않은가. 하고 만족해버리는.;;) 

그레이 아나토미를 몇 편 보지 않아서 이 배우를 잘 몰랐는데, 캐서린 헤이글은 볼수록 귀여운 맛이 있고, 애쉬튼 커쳐는 ㅠ_ㅠ 참 잘 생겼구나.  예전에 애쉬튼 커쳐가 신인 모델이었을 때 패션쇼무대에 선 모습을 봤었는데 그 때는 정말 여리여리한 애송이 꽃소년이라고 느꼈었는데 이젠 제법 어른이 된 느낌. 페라린가.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는 모습이 으아. 정말 멋지다. 흰 티셔츠 한 장 입고 있어도 예술 ^^

영화 중에 캐서린 헤이글이 엄마랑 나누는 대화가 있는데 "그 사람의 몸매에 담담해지려고 노력하는데 왕자님 복근을 보는 순간 그게 안 된다. " 이런다. 키득키득 웃으면서 완전 공감. 데미 무어씨는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구려. ㅠ_ㅠ 

 

그나저나, 에브리바디 올라잇 은 걱정했던 대로 단관에서 자정 가까운 시간에 한 번 상영하고 있다. -_-;;;; 나는 약간 쓸데없는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서 (혹자는 약간의 자폐증적 성향이라고도 하던데;;;) 늘 하던 것. 늘 먹던 것. 늘 가던 곳. 을 고집한다. 상영 끝나기 전에 봐야 할텐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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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9-10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킬러스는 저는 애쉬튼 커쳐 보는 맛으로 봤어요~.나머진 을메나 황당하던지,,,ㅎㅎㅎ
그런데 그 영화에서도 '포르노'라는 말이 왜 그리 자주 나오던지,,,요즘 유행인건지??;;;
데미무어가 잘 키워서 그렇게 멋져진것 같아요,,,고생많이 한거 아냐요???ㅎㅎㅎㅎㅎ
뭣보다 에브리바디 올라잇 보셔야 하는데,,,ㅠㅠ

moonnight 2010-09-10 12: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애쉬튼 커쳐가 영화의 처음이자 끝이더군요. 그러고보니 애쉬튼 커쳐는 데미 무어랑 결혼하면서 훨씬 더 멋져진 거 같아요. 세련되어졌고. 알고보면 애쉬튼이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일지도. ^^
저도 느꼈는데요. 영화에서 포르노란 말이 진짜 많이 나오더군요. 나비님 말씀대로 새로운 유행어인가요? ;;;
에브리바디 올라잇 봐야하는데 ㅠ_ㅠ 오늘밤 또 조카 두녀석이 배달되어서 근무마치자마자 총알퇴근해야 한다는 -_-;;;;

다락방 2010-09-1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쉬톤 커쳐가요 그런데 사실 꽤 괜찮은 남자사람이기도 했어요. 일전에 애쉬톤 커쳐를 다룬 TV 프로그램을 보게 됐는데요, 그에게는 아픈 형이 있대요. 그래서 그는 원래 의사가 되고자 했었다더군요. 형을 고쳐주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모델 에이전시의 눈에 띄어서 모델 활동을 하게 됐구요.

그리고 데미 무어에게 반한게 애쉬톤 커쳐였어요. 데미 무어랑, 데미 무어 친구랑, 애쉬톤 커쳐랑 셋이서 술을 마시다가, 그는 데미 무어가 딸과 통화하는 걸 듣게 됐대요. 그런데 그 통화하는 걸 듣고 그만 그녀에게 반해버렸대요. 다정한 말투와 모성, 그런것들이 그녀를 확 달라 보이게 만들었대요.

애쉬톤 커쳐는 그 뭣이더라, 영화 제목 생각 안나는데, 거기서도 꽤 섹시했죠. 엉덩이 나오는 영화였는데..기억이 잘 안나요. ㅠㅠ 그리고 [나비 효과]에서도 좋았어요!

moonnight 2010-09-10 18:1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애쉬튼 커쳐 좋아해요. 애쉬튼 커쳐도 너무 잘 생겨서 좀 손해보는 타입인 거 같아요. 머리도 좋고 인간성도 좋은 것 같던데 말이죠. 데미 무어의 아이들과도 잘 지낸다고 하더군요. 아직 연기력은 좀 부족해 보이지만 점점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되는 남자사람(다락방님 흉내내기^^;)이에요.

그리고요. 다정한 말투와 모성. 때문에 데미 무어에게 사랑을 느꼈다지만, 그런 통화를 데미 무어가 아닌 제가 했더라면 별 다른 감흥을 못 느꼈겠죠? 뭐, 그렇다구요. ㅠ_ㅠ;(울고 있다. ;;;;;)

다락방 2010-09-11 11:2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나도 그런 통화는 얼마든 할 수 있는데...(더불어 좌절 ㅠㅠ)

moonnight 2010-09-11 12:40   좋아요 0 | URL
ㅋㅋ 저도 조카랑 통화하면 목소리가 막 애틋해지면서 (나름;;) 다정하게 대화하는데 그런 저를 보면 사람들이, 반하기는 커녕!!! 다 지겨워하더란 말이죠. 또 시작일세. 작작해라. 팔불출. 뭐 이런 말을 하면서요. 킁킁-_-;;;;;

pjy 2010-09-11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변에선 제가 엄마랑 통화할때가 무진장 닭살스럽다고 하던데요^^ 그 순간 제옆엔 애쉬튼이 없다는거죠 ㅠ.ㅠ
아 눈물난다~ 나도 무어언니처럼 막 갈고 닦아줄수 있는뎅~ 힝~~~

moonnight 2010-09-11 22:47   좋아요 0 | URL
ㅋㅋ 맞아요. 기회만 되면 데미 무어처럼 잘 키워줄 수 있는데. ㅠ_ㅠ;

BRINY 2010-09-11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픈 영화는 많은데 도대체 보러갈 틈이 안나네요...

moonnight 2010-09-11 22:47   좋아요 0 | URL
Briny님. 많이 바쁘시죠. 새학기 시작해서 더 그러시겠어요. 저도 요즘 어쩐지 틈이 안 나서 보고픈 영화 놓치게 될 거 같아요. 어둠의 경로로 보긴 싫은데 말이죠. ㅠ_ㅠ;

네꼬 2010-09-16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즐거운 것 말고, 또 뭘로 즐거울 수 있어요? @_@ (눈 즐거운 영화 러버 1인 -ㅅ-)

moonnight 2010-09-17 17:42   좋아요 0 | URL
어머낫 네꼬님 (일단 꺄악 >.< )
ㅋㅋ 그렇죠? 눈이 즐거우면 됐죠. 뭐. 사실 눈이 즐거우면 마음도 즐거운 거죠. (눈 즐거운 영화 러버 2인. 나는야 네꼬님 따라쟁이 ^^;)

라로 2010-09-2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밤님은(다른 분들은 달밤님이라고 부르지만,,^^;;) 추석에 조카들과 놀아주시느라 바쁘실까요???
그래도 친구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영화도 많이 보시고 책도 읽으시고 하실거죠???,,부러워요~~~~.^^

moonnight 2010-09-20 12:23   좋아요 0 | URL
앗. 나비님이시다!!! 방금 댓글달고 왔는데, 여기서 뵙네요. ^^;
오늘은 친구랑 술약속이 되어있구요. ;;;; 내일부터는 조카들이랑 놀려구요. 이 와중에 아침부터 엄마랑 한 번 말다툼했어요. ㅠ_ㅠ; 저는 왜 이렇게 나쁜 딸인지. 요즘 점점 더 심해져 가는 것 같아서 정신과에라도 가봐야 하는 건가 고민 중. -_-;;; 앗. 죄송해요. 괜스레 나비님께 하소연을.. ;;;

가족분들과 즐거운 추석 보내시구요. 좋은 이야기 또 남겨주셔야 해요. ^^
 

   

 <악마를 보았다> < 스텝업 3D> <아저씨>  

이렇게 세 편을 보았다. <스텝업>은 볼까말까 망설이다가 봤는데, 안 봐도 될 뻔 했다. -_-;;; 일반버전은 없고 3D만 상영하는 것부터 마음에 안 든다. 스텝업 1편은 분명 마음이 막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는데 2편 3편이 될수록 점점... -_-;;;;; 내 취향일 뿐이지만, 묘기에 가까운 춤은 아무래도 별로다. 남녀주인공이 퓨전탱고를 추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는. 남녀주인공의 미모만은 아주 훈훈하다. ^^;

<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감독을 좋아하고 배우 이병헌과 최민식도 아주 좋아한다. 연기도 나무랄 데 없고, 무자비하고 세련되게 잘 뽑아낸스릴러물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어쩐 일인지 끌리지가 않더라는. 그래서 스스로도 좀 놀랐다. 기대 많이 했었는데. 

<아저씨> 는 어제 두 번째 보는 거. <악마를 보았다>에 별로 끌리지 않았던 이유 중 큰 부분이 <아저씨>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영화 너무 좋다. ㅠ_ㅠ; 거칠고 촌스러운 면이 있지만, 끝까지 가보자. 라고 외치는 감독의 패기가 느껴진다고 할까. 게다가, 아아. 원빈 원빈. ㅠ_ㅠ;;;;;; 그 눈으로 한 번 쳐다보기만 해도.... 말이 필요 없다. 원빈 최고다. 원빈 짱! -_-;;;;;;; 물론 중간중간 어느 부분에는 손가락이 곱아지는 장면이 분명 있지만 그 모든 결점을 다 극복시키는 것은 주연 원빈과 막강 조연들. 김새론이라는 아이의 표정도 참 좋고. 마약계 형사들은 진짜 형사들일 것 같고 조폭들은 진짜 조폭들 같다. ;;;;; 

마약계 팀장으로 나온 배우. 김태우랑 되게 닮았다 생각했더니 동생이다! +_+; 나는 배우 김태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희한하게 똑 닮은 동생은 호감형이다. 신기하다. ;;;;; 

그리고, 개도국 킬러^^; 람로완으로 나온  타나용 웡트라클(어, 어려워-_-;;;)! 이 태국배우, 굉장히 멋지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 영화에 나왔다는데, 이 영화를 어떻게 좀 찾아봐야겠다. +_+;  

이 영화의 액션장면은, 지금껏 봤던 어떤 영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데, 총격전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원빈과 람로완의 나이프 격투신은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의 장도리 롱테이크;; 이후 최고라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꽃미남 두 명의 알흠다운 격투신이었기 때문일까;;;) 

 

<아저씨>는 몇 번 보게 될까? 비교하기엔 뜬금없지만; 이클립스는 네 번 봤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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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8-13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문나잇님!
저도 스텝업 쓰리에서는 남녀주인공이 탱고를 추는 장면이 가장 좋았어요. 그 장면 하나만 유일하게 제 취향이었죠! 스텝업은 역시 1편이 가장 좋죠? 탱고 장면 같은 춤만 춰대면 좋을텐데. 저는 여기에서 보여줬던 그렇게 화려한 춤은, 어 잘추는구나, 라고는 해도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더라구요.

[아저씨] 아직도 안봤는데 아흑.

옆집에 원빈이 살면, 음, 음, 회사고 뭐고 때려치고 매일 매시간 집에만 있겠네요. 후훗

moonnight 2010-08-13 16:27   좋아요 0 | URL
역시 우리는 취향이 비슷하다니깐욧. (막막 우기는 -_-;;;;;) 그 탱고 장면은 정말 흐뭇했죠? 영화니깐 그렇겠지만, 진짜 춤 잘 추는 사람은 처음 추는 춤도 저렇게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저는 내츄럴 본 몸치라. -_-;;;;;;

<아저씨> 꼭 보세요. 꼭꼭꼭이오. ㅠ_ㅠ 원빈 격투씬 정말로 멋져요. 훈련 굉장히 많이 했나보더라구요. 아름답다고 느껴졌어요. ㅠ_ㅠ;;;; 정신 차려보니 제가 막 징징 울고 있더라는. ;;;; 영화에서 소미(김새론)에게 정이 가면서도 무뚝뚝하게 대하는데요. 일부러 소세지를 소미가 슬쩍 볼수 있게 돌려놓는데, 소미가 "어, 소세지다. 나도 소세지 좋아하는데" 라고 말하거든요. 그 장면에서 저도 막 손들고 싶더라니깐요. 저요저요. 저도 소세지 좋아해요!!! 이러면서요. -_-;;;;; 저, 진상이죠. 어쩔 수 없어요. ㅠ_ㅠ;;;

아아. 원빈이 우리 옆집에 산다면, 산다면, 산다면... 상상만으로도 심근경색 -_-;;;;;;;

pjy 2010-08-13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빈폐인이신듯~ 흐흐흐흐흐 이 기세라면 앞으로도 4번이상 무리없게 반복관람 가능하시겠는데요^^;

moonnight 2010-08-14 10:06   좋아요 0 | URL
호호 원래 좋아하긴 했는데 이번 영화를 보고 확 넘어가버렸어요. 제 생각에도 네번 이상 볼 거 같아요. ^^

2010-08-31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31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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