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 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
박유하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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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려다가 박유하 씨가 고소당했다는 기사를 보고 분노해서 구입했다. 팩트를 말하는 입을 이런 식으로 틀어막으려 든다면, 지금이 일제시대보다 나은 점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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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의 아이들 - 재난이 휩쓸고 갈 수 없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
모리 겐 지음, 이선미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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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고 사실적인 서술이라 읽고 난 후의 감동이 오래 간다. 오래 전에 읽었는데도 가끔 다시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아이들이 정말로 아이들 다웠다. 아픔을 이기고 또 살아갈 힘을 얻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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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못난 개항 - 일본은 어떻게 개항에 성공했고 조선은 왜 실패했나
문소영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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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미화하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결국 잘못을 반복하게 될 뿐이다. 학교에서 가르치고 언론에서 보도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가 어쩐지 의심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 열불나지만 한편으론 속이 시원한 진짜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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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 상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2
박지원 지음, 길진숙.고미숙.김풍기 옮김 / 그린비 / 2008년 2월
구판절판


이날 밤 고교보에서 묵었다. 이곳은 지난해 사행이 은을 잃은 곳이다. 이 일 때문에 지방관이 파직을 당했고, 근처 점포에선 사형당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순찰을 맡은 갑군은 밤새도록 야경을 돌면서 우리나라 사람을 도적이나 다름없이 엄하게 감시했다. 창고지기의 말을 들으니, 이곳 사람들은 조선 사람들을 원수같이 여겨서 가는 곳마다 문을 닫고 숫제 상대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려, 고려 하면 진저리가 나오. 묵었던 집 주인을 죽이고 은자 천 냥에 네다섯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니, 대체 그게 말이 되오? 우리네들 중에도 나쁜 사람이 많지만 당신네 일행 중에도 어찌 좀도둑이 없겠소. 장물을 숨겨 달아나는 방법이 몽고인들과 다르지 않더이다"라고 말하곤 한다.
내가 역관에게 그 연유를 물었더니, 역관이 그 전말을 이야기해 주었다.
(아래에 계속)-272-274쪽

(위에서 계속)
"지난 병신년(1776년)에 영조대왕의 부고를 전하러 갔던 사행이 돌아오면서 이곳에 이르러 공금으로 가지고 온 은 1000냥을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사신들이 의논하기를, ‘이 은자는 나라의 돈이라 만일 쓴 곳이 명확하지 않을 땐 국법에 따라 맞추어서 환납해야 합니다. 그만 1000냥이나 잃어버렸으니 돌아가서 뭐라고 보고를 하지요? 설령 우리가 잃었다고 한들 누가 믿으며, 물어내자고 한들 누가 감당하겠습니까?’ 하고는 곧 지방관에게 글을 올려 전후 사연을 알렸지요. 중후소에 보고하자, 중후소에서는 금주위에, 금주위에선 산해관 수비에게 이 사실을 알렸답니다. 그러자 며칠 새에 이 일이 예부에 알려지고, 바로 그날로 황제의 명령이 내려졌지요. 일단 이 지방의 공적 자금으로 잃은 돈을 배상하게 하고, 여기 지방관이 평소 순찰에 힘쓰지 않아 길손이 원통한 변을 당했다 하여 그 책임을 물어 파직시켜 버렸습니다. 그러고는 점방의 주인과 가까운 이웃에 사는 용의자들을 잡아다가 호되게 닦달했지요. 그 바람에 용의자들 중 너덧 명이나 죽고 말았습니다.
(아래에 계속)-272-274쪽

(위에서 계속)
사행이 미처 심양에 이르기도 전에 황제의 분부가 내렸으니, 일처리가 얼마나 신속한지 알 수 있지요. 그 뒤로 고교보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을 원수처럼 여기는데, 충분히 그럴 만한 셈이지요."
의주의 말몰이꾼들은 태반이 불량한 치들이다. 오로지 연경에 출입하는 것으로 생계를 삼아 해마다 연경 드나들기를 저희 집 뜰을 밟는 것처럼 여긴다. 그런데, 위주 관아에서 그들에게 주는 급료는 한 사람 당 백지 60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백여 명에 달하는 말몰이꾼들은 길에서 도적질을 하지 않고는 연경을 드나들 수가 없다. 그들은 압록강을 건넌 뒤로는 얼굴도 씻지 않고 벙거지도 쓰지 않는다. 머리털은 뒤엉켜 더벅머리 꼴에 먼지와 땀이 엉겨 붙어 있다. 비바람에 시달려 옷과 벙거지는 해지고 더럽혀져 귀신인지 사람인지도 못 알아볼 정도인데, 그 모습이 흡사 도깨비처럼 보인다. 이들 가운데 열다섯 먹은 아이가 있는데, 이 아이는 벌써 이 길을 세 번이나 드나들었다고 한다.
(아래에 계속)-272-274쪽

(위에서 계속)
처음 구련성에 닿았을 때는 제법 말쑥하여 귀엽더니 절반도 못 와서 햇빛에 그슬리고 시꺼먼 먼지를 뒤집어써 두 눈만 빼꼼히 하얗게 보일 따름이다. 걸친 거라곤 홑고쟁이뿐인데, 그마저 다 떨어져 엉덩이가 죄 드러날 정도였다. 이 아이가 이러할 제 다른 치들이야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도무지 부끄러움이라곤 모른다. 게다가 도둑질하는 걸 보통으로 알아서 밤에 점방에 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훔치고야 마는데, 점방 주인들도 이를 단속하기 위해 온갖 책략을 다 동원한다. 지난해 동지 사행 때 의주 상인 하나가 은화를 몰래 가지고 오다가 말몰이꾼에게 맞아 죽었다고 한다. 이때, 빈 말 두 마리만 고삐를 놓아서 도로 강을 건너 보냈는데, 말이 각기 그 집으로 찾아 든 것을 증거로 삼아 죄를 물었다고 한다. 그 흉악함이 이런 정도니, 은이 없어진 것이 어찌 이 놈들의 소행이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일은 오히려 사소한 경우에 속한다. 만일 병자호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면 용천이나 철산의 서쪽은 남의 땅이 되고 말 것이다. 변방을 지키는 자들 역시 알아두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272-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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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터키사 -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 터키 처음 읽는 세계사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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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생용 자습서에 나오면 딱 맞을 듯한, 간결하다 못해 유치하고 무미건조한 문장에 몇 장 읽지도 않아 질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딴에는 야심차게 써 보려고 한 듯한 상상의 대화 장면이 실소를 자아낸다. 특히 콘스탄티누스가 개종하는  장면에서는 "성령을 입은 것이다." "기독교의 하나님이 내게 승리를 주셨다. 나는 이제부터 하나님을 숭배할 것이다." 어쩌고 하며 기독교인 티를 내는 저자에게 짜증이 솟구쳤다.

  연표와 사진과 지도는 괜찮으니 조금만 참자고 자신을 타이르며 책장을 넘겼지만,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을 소개한 대목을 읽다가 그만 분노가 폭발해서 리뷰까지 쓰러 들어오게 되었다. 아니, 살인 사건을 다룬 미스테리 소설을 소개하면서 범인이 누구고 살인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탈탈 다 까발려버리다니 제 정신인가?! 불운한 어떤 독자가 기본적인 매너도 없는 이런 책을 읽은 탓에 터키가 자랑하는 노벨상 수상 작가의 대표작 중 한 편을, 역사와 인간에 대한 풍부한 성찰을 담은 매력 넘치는 미스테리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날려버린다면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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