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인터넷에서 시작되었다 - 디지털 리터러시를 위한 여섯 가지 이야기
김경화 지음 / 다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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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변화의 시작점인 우리의 일상에 대해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내 생활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미래에 관한 어떤 이야기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사람은 어떤 변화가 와도 스스로 대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터넷의 사회적 영향력을 자신의 힘으로 깨닫고 이해하는 인문학적 소양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 P11

하필이면 1990년대 말 IMF 사태 직후였다. 비교적 안정된 직장을 자기 의지로 그만두는 일은 드물던 때였지만, 젊은 패기를 믿고 불안한 미래에 맞서기로 했다. 이후 나는 망설임 끝에 스무 명 내외의 젊은이가 의기투합한 작은 인터넷 회사에 입사했다. ‘네이버컴’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이 회사가 20여 년 만에 한국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이 되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 P65

UCC라는 개념이 시들해지는 사이에 UDC User Distributed Contents라는 새로운 용어도 등장했다. ‘이용자가 배급하는 콘텐츠’라는 뜻으로, SNS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선택이 결과적으로 콘텐츠의 영향력을 넓히고 가치를 높인다는 점에 주목한 개념이다. - P75

정보와 지식이 희소가치라는 지식경제의 원리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조회수, 클릭, 리트윗 좋아요 횟수 등으로 환산되는 이용자들의 관심이 희소가치이며,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여 최대한의 관심을 얻는 것이 경제적 효용이다. 이 점을 설명한 개념이 바로 ‘관심경제 Attention economy’이다. - P79

소셜네트워크는 사람 사이의 연결망을 뜻하며, 이는 사회가 돌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동네 사람, 학교 동문, 회사 동료 등이 이런 소셜네트워크의 대표 격인데, 이런 사람 사이의 연결망 없이 우리 사회는 기능할 수 없다. 소셜 미디어나 SNS가 없던 시절에도 이런 소셜네트워크는 잘 구축되고 유지되어왔다. 소셜미디어나 SNS는 이 틀을 인터넷에서 구현한 플랫폼이다. - P141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중심으로 활동하면 다른 사람과 네트워킹하기 쉽지 않다. 근황을 알기 위해 일부러 서로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야만 했는데, 웬만한 관심과 노력 없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면에서 지인과 쉽게 정보를 교환하고 교류할 수 있는 SNS가 훨씬 편리하다. - P142

매스미디어의 후광 없이 순수하게 지인 네트워크에서 사회적 인지도를 획득한 유명인이 많아지고 있다.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SNS의 유명인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수많은 팔로워의 지지를 바탕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소셜네트워크는 의심할 여지없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 P144

한 인류학자가 영장류의 뇌 크기와 사회집단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중략) 영장류의 뇌 용량이 클수록 함께 생활하는 무리의 크기가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략) 자연스럽게 ‘그렇다면, 인간은?’이라는 질문이 제기되었다. 이 인류학자는 인간이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사회집단은 150명 정도의 규모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150명이라는 수치는 이 인류학자의 이름을 따서 ‘던바의 수 Dunbar’s number’라고도 부른다. - P146

SNS 시대에 던바의 수라는 개념의 의미를 곱씹어보는 것은 유의미하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무제한으로 지인을 늘려나갈 수 있지만, 실제로 내 삶에 영향을 주는 사람의 수가 무한정 늘어나지는 않는다. 실제로 SNS에서 수천수만 명의 팔로워나 구독자를 확보한 경우에도 매스미디어의 시청자, 청취자와 같은 불특정 다수일 뿐 의미 있는 지인은 아니다. SNS에서 지인의 수를 늘리는 일에 집착해서 무의미한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데 허튼 힘을 쏟기보다는, 내게 의미가 있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진짜 지인과의 신뢰를 쌓아가는 편이 유익하지 않을까. 나에게 적절한 던바의 수는 몇인지 생각해볼 만하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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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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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을 읽으면서,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운 지질시대의 구분이 떠올랐다. 선캄브리아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각 시대의 표준화석은 삼엽충, 공룡과 암모나이트, 매머드. 교과서에 실린 화석 사진들을 보며 낯선 용어를 외우던 때로부터 30년 넘는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에 행해진 연구들 덕분에 지질시대의 이야기는 내가 배운 것보다 훨씬 풍요로워져 있었다. 필자는 그 풍요로운 스토리를 깔끔하고 흥미롭게 전달한다.

 

38억 년 전, 달과 바다의 존재에 힘입어 최초의 생명체가 발생했다. 5억 년 전, 눈을 가진 삼엽충이 번성했다. 4억 년 전, 어류와 양서류가 나타났다. 3억 년 전, 거대한 양치식물과 곤충들이 지상을 뒤덮었다. 2억 년 전, 격렬한 화산 활동 속에서 공룡들이 지배적 생물종이 되었다. 6천만 년 전, 운석 충돌로 거대 공룡들이 멸종한 자리를 조류와 포유류가 채웠다. 이 과정에서 고생대에 3, 중생대에 2, 지구 생물의 75-96퍼센트가 사라진 대멸종이 있었다. 멸종의 원인은 우주 방사선, 소행성 충돌, 화산 활동 등으로 인한 기후 변화였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인간의 활동 때문에 생기는 기후 변화가 6번째의 대멸종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러한 경고는 객관적인 과학 이야기가 중심이 되었을 수도 있는 이 책에 감정적 요소를 더한다. 독자에 따라서는 인류가 위기를 극복하고 다가올 멸종으로부터 자신을 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필자의 풍부한 지식과 재치 있는 말솜씨에도 불구하고, 그 희망에는 좀처럼 공감이 가지 않는다. 김춘수의 '꽃'을 떠올리며, 인간이 있어서 비로소 우주와 지구와 모든 생명체가 의미를 갖게 되었다고 역설하는 것은 지나치게 감상적인 태도로 보인다. 인간이 어떤 존재를 인식했다고 해서 그 존재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그렇게 많은 생물종이 멸종해 왔으니 인간의 멸종만을 특별히 슬퍼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변한 미래의 지구에서는 우리와 다른 모습의 생물들이 생명의 이야기를 이어갈 것이다.

결국 지구인들은 화성을 식민지로 개척하지 못했다. 지금 지구인의 삶은 처참하다. 사막화와 온난화는 그들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다. 화성을 개척하라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유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될 일이 아니었다. 만약에 화성을 테라포밍하려는 노력의 1만분의 1이라도 지구에 쏟았다면 인류 종의 운명은 지금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 P57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우주는 제 나이가 137억 살인지도 몰랐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 나이가 46억 살인지 몰랐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알려준 것이다. 인간이 등장하기 전에는 그 어떤 식물과 동물도 이름이 없었다. 모두 호모 사피엔스가 붙여주었다. 다양하고 예쁜 적절한 이름을 주었다. 덕분에 모든 생물이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심지어 인간이 없었다면 그 어떤 꽃도 예쁠 수 없었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와서 "넌 참 곱구나!"라고 고백했을 때에 비로소 꽃은 예쁜 존재가 되었다. - P99

현재 진행 중인 멸종의 원인으로는 광범위한 서식지 파괴, 사냥과 낚시를 통한 생물 종의 과도한 착취, 대기, 수질, 토양 오염, 지역 생태계를 교란하는 침입종의 유입 등 인간이 유발한 요인들이 있다. 또한 인위적인 기후변화는 많은 생물 종이 적응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서식지와 환경을 변화시켜 생물 다양성의 손실을 가속화하고 있다. 생물 주도의 멸종은 지구 자연사에 유래 없는 사건이다. 환경이 생물에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 인간, 즉 생물이 환경을 심대하게 바꾸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 인류세는 오로지 인류의 책임이다. - P107

지질시대를 결정하는 것은 지질학자의 몫이고 지질학적 특징이 근거로 있어야 한다. 2015년 파울 크뤼천을 비롯한 12개국 과학자 26명은 인류세가 시작되는 시기를 20세기 중반, 즉 1945-1950년으로 잡자고 주장했다. 외계인이 와서 봐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지질학적 특징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1950년 지층부터 전 세계 지층에서 방사선이 검출된다. 핵실험을 엄청나게 했기 때문이다. 또 모든 땅에서 콘크리트와 플라스틱이 쏟아져 나온다. 이전 시대에는 없던 것들이다. 생물학적 지표도 있어야 한다. 이들은 닭 뼈가 지표라고 생각했다. 전 세계사람들이 갑자기 닭을 먹기 시작했다. 공장식 양계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P112

하지만 인류세는 공식적인 용어로 채택되지 못했다. 2024년 3월 5일 국제지질학연합IUG 산하 제3기 층서 소위원회는 인류세 도입안을 반대 66퍼센트로 부결했다. 그렇다고 해서 과학자들이 지구 시스템에 미치는 인류의 영향을 통째로 부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세계 지질학계가 지질 구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질학적 증거가 새로운 지질시대를 구분할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에 서로 합의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여섯 번째 시작점은 여전히 홀로세로 남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사건은 인류세가 아니라 진행 중인 인류세 사건 ongoing Anthropocene event으로 보아야 한다는 게 지질학자들의 결론이다. - P112

어느 인간이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나는 대형 포유류를 대표해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행복한 대형 포유류는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평화롭게 살지만, 불행한 대형 포유류는 모두 같은 이유로 멸종한다. 바로 인간 때문이다." - P193

나는 세 번째 대멸종의 목젹자로서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히 남긴다. 최고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한다. 또 최고 포식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생물량이 가장 많았던 생물은 반드시 멸종한다. 보통 두 가지를 겸하는 일은 없다. 먹이 피라미드의 가장 위를 담당하는 최고 포식자는 생물량이 적고, 생물량이 가장 많은 생물은 먹이 피라미드의 아래쪽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혹시 아는가? 최고 포식자이면서 생물량도 가장 많은 별난 생물이 등장할지. 만약 그렇다면 그 생물 종은 지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생명일 것이다. 가장 성공적이지만 대멸종의 시기에는 가장 파멸적인. - P249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니 온도는 당연히 높았다. 전 지구가 초열대 기후 지대가 되었다. 매일 비가 쏟아졌다. 식물의 입장에서는 천국이었다. 온도 높아. 물도 많아! 광합성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 늪지뿐만 아니라 평원과 산에도 아름드리나무가 가득했다. 에메랄드빛 초록으로 뒤덮인 지구의 공기는 습했으며 세상은 생명으로 가득했다. 광합성의 결과는 무엇인가? 첫 번째 결과는 화학에너지 생성이다. (중략) 두 번째 결과는 산소 기체 생성이다.
- P258

달려도 숨이 차지 않는다. 조금만 먹어도 에너지 효율이 좋아 무럭무럭 성장한다. 이런 시대에 내가 등장했다(인용자주: 3억년 전 메가네우라의 말). 천국이 따로 없다. 산소가 풍부한 공기는 거대한 동식물의 성장을 촉진한다. 게다가 산불도 자주 일어난다. 산소 농도가 높으니 마른 나무가 쉽게 불에 타기 때문이다. 잦은 산불은 생태계를 젊게 유지하는 일등공신이다. 오래된 숲을 없애고 새로운 생명을 위한 길을 열어준다. 산불은 성장과 쇠퇴, 재생이라는 역동적인 리듬을 만들어 자연이 끊임없이 변화하게 만들어준다.
- P259

삼엽충이 고생대 바다에서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눈을 개발했다. 눈이 생기기 전 고생대 동물의 삶은 매우 힘들었다. (중략) 입을 벌리고 다니다가 누군가 입에 들어오면 맛있게 먹고, 내가 누군가의 입에 들어가면 재수 없게 죽는 거였다. 우리 삶에는 목표라는 게 없었다. 그런데 자연사에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다. 생명에게 눈이 열리자 각자의 삶에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구로부터 도망가고 누구를 쫓아가야 하는지 한눈에 알았다. (중략) 심지어 눈을 통해 동료들과 신호를 주고받을 수도 있었다. 생명의 색깔과 모양이 다양해졌다. 그리고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눈이 등장하자 생명의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생명의 빅뱅이 일어났다.
- P295

혐기성 세균 하나가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호기성 고세균 몇 마리를 꿀꺽 삼켰다. 그런데 웬걸! 호기성 고세균이 소화되지 않았다. 삼킨 호기성 고세균은 혐기성 세균 안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혐기성 세균은 높은 산소 농도 환경에서도 자기 안의 호기성 고세균이 산소를 처리해 주어서 안전했으며 호기성 고세균이 만든 풍부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호기성 세균 역시 생존을 위한 여러 작용은 혐기성 세균에게 떠맡긴 채 자신은 에너지 생산에만 집중하면 되니 이득이었다. 혐기성 세균과 호기성 고세균이 공생이 시작된 것이다. 호기성 고세균은 혐기성 세균에 들어가면서 미토콘드리아로 이름을 바꿨다.
- P313

죽음은 단순한 종말이 아니라 발달, 유지, 적응을 촉진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정교하게 프로그램된 세포의 자멸은 세포의 생명 주기를 조절하며, 보다 넓은 개념의 죽음은 유전자 변이와 자연 선택에 의한 생명의 영속과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장한다. 따라서 죽음이라는 생명의 능력은 지구 생명체의 복잡성과 회복력의 원천이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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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 트레이닝 - 적게 일하고 더 많이 인생을 즐기는 방법
가바사와 시온 지음, 전경아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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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식적이지만 중요한 점들을 잘 짚어주고 있는 좋은 책. 듣기나 읽기에 비해 말하기, 쓰기, 행동하기는 귀찮아서 미루는 사람들이 많지만, 인풋된 정보들을 내 것으로 활용하려면 아웃풋하는 경험이 꼭 필요하다. 읽은 책에 대해 아웃풋을 남겨두는 일은 귀찮아도 꼭 해야겠다. 일단 이 책부터. ^^ 

긍정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의 비율을 바꾸기만 해도 일과 인생 결혼생활이 전부 잘 풀린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략)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 나오는 대화 중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의 비율(긍정 비율)을 조사했더니 3대1의 비율로 긍정적인 말이 많은 팀이 비즈니스에서 아주 높은 이익을 올렸고 서로에 대한 평가도 높았습니다. (중략) 또 가장 실적이 높은 팀은 긍정적인 말을 하는 비율이 6대1에 달했습니다. 부부관계 연구의 대가이자 심리학자인 존 가트맨John Gattman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인 말을 하는 비율이 5대1을 밑도는 부부는 높은 확률로 이혼에 이르렀고 이러한 긍정성 비율을 바탕으로 이혼 예측을 했더니 94퍼센트가 적중했습니다. - P55

동핀란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 연령 71세인 1,449명 개개인에게 평소 얼마나 가십을 말하는지 다른 사람을 욕하는지, 못되게 구는지를 질문했습니다. 그 결과 험담과 비판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배나 높았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험담을 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었습니다. 장기간 코르티솔의 분비 수치가 높으면 신체 면역력이 떨어져서 다양한 질환에 걸리는 원인이 됩니다. - P58

적절한 질문을 하는 요령 (1)무슨 질문을 할지 생각하면서 듣는다. (2)상대가 기뻐할 만한 질문, (3)참가자가 기뻐할 만한 질문. (4)논의가 깊어지는 질문. - P89

‘친한 친구’는 세 사람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옛날부터 친했던 친구, 직장의 친한 동료, 취미를 공유하는 친구. 각각 한 명씩만 있으면 여러분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상담에 응해줄 것입니다. 여러분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가족처럼 얘기를 들어주고 도와주는 것이 친한 친구입니다. 수십 명과 연결되어 있어도 막상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저 ‘노는 친구’에 불과하죠. (중략) 필자는 100명과 한 번씩 만나느니 ‘강한 유대 관계’로 맺어진 10명과 열 번 만나려고 합니다. 또 ‘강한 유대’로 맺어진 ‘친한 친구’ 몇몇과 보내는 시간을 무엇보다 우선하여 생각합니다. 즉 ‘약하게’ 연결된 삶들에게 쓰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강하게’ 연결된 몇몇과 깊은 관계를 맺는 걸 최우선으로 하는 겁니다. - P113

인터뷰를 하면 "가바사와 씨의 인생에서 가장 큰 실패는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그러면 필자의 대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실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실패한 적이 없다니 거짓말이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실패했따’고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실패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죠. ‘게임 오버’가 아닙니다. 지금도 게임은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 P306

‘에러Error’라는 코인을 10개 모으면 다음의 단계로 넘어간다. 인생이 그러한 게임이라고 한다면 성장을 하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시도를 많이 하여 에러 코인을 많이 벌면 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사람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아서 ‘에러’ 코인이 전혀 늘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언제까지고 그 상태 그대로입니다. 성장도 하지 않고 즐거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며 연인도 생기지 않고 수입도 늘어나지 않습니다. 단, 이 세상에는 ‘실패’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뜻대로 잘되지 않은 일’ ‘부득이한 결과’는 ‘실패’가 아니라 전부 다 ‘에러’입니다. 에러의 원인을 조사하고 에러 방지 대책을 세우고 재도전하면 되는 것입니다. 에러에 대한 피드백을 계속하면 그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 P307

사고와 재해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명한 법칙으로 ‘하인리히 법칙’이 있습니다. (중략) 큰 사고’ ‘작은 사고’ ‘위험천만한 사례’는 1:29:300의 비율로 일어납니다. 즉 ‘큰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작은 사고’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험천만한 사례’를 줄이면 되는 것입니다. (중략) ‘위험천만한 사례’가 일어났을 때는 반드시 보고하도록 의무화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자주 발생하는 위험천만한 일에 대해서는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안전 매뉴얼을 변경하는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중략) 직장에서의 중대한 실수나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자주 일어나는 위험천만한 실수를 하나라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P339

일기를 쓰면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1)아웃풋 능력 향상 (2)자기 통찰력, 스트레스 내성 향상 (3)즐거움을 발견하는 힘 (4)스트레스 발산 (5)행복도 향상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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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죽음을 맞으려면 의사를 멀리하라
나카무라 진이치 지음, 신유희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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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여 년 전부터 어딜 가나 ‘죽기에는 암이 좋다’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이 이야기를 책으로도 써냈다. 그러다 보니 ‘과연 어떻게 죽나 보자’라며 나의 임종 자리에 꼭 참석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로 뭇시선을 끌기도 했다. 사람들 입장에서는 나의 주장이 곱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죽기에는 암이 최고’라는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 P119

첫째, 자신이 죽어가는 모습을 주변에 보이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마지막 의무라 여기기 때문이다. 서서히 쇠약해져가는 데에는 암이 적격이다. (중략) 둘째, 비교적 마지막까지 의식이 맑은 상태로 의사표시를 하기에는 암이 더할 나위 없이 좋기 때문이다. (중략) 암으로 인한 사망은 머지않은 미래의 집행일을 비교적 확실히 정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신변 정리를 깔끔히 할 수 있고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감사와 작별의 인사를 제대로 전할 수 있다. - P120

아무리 지독한 암이라도 그 가운데 30퍼센트는 통증을 수반하지 않는다. 요컨대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중략) 사람들이 암을 ‘지독하게 아픈 병’이라고 여기는 까닭은 방사선이나 맹독성 항암제로 암세포를 어설프게 괴롭히기 때문이다. - P120

누구에게나 죽을 때를 대비한 자기만의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 죽음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다소 아프거나 괴롭고 힘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한 상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것이 훈련의 목적이다. 나의 경우는 가족들 앞에서 될 수 있는 한 아프다, 힘들다는 나약한 말은 입에 올리지 않는 것, 한숨을 쉬거나 근심 어린 표정을 짓는 일도 삼가고 평소처럼 행동하는 것, 그리고 앓는 것은 가능한 혼자 있을 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다. 상대가 가족인데 너무 냉정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가까운 사이에도 예의는 필요한 법이다. 눈만 마주치면 아프네, 괴롭네 하는 소리를 듣는다면 아무리 가족이라도 못 견딜 노릇이다. - P163

태어나는 것(生)은 나의 의지가 아니지만 늙고 병들고 죽는 것(老病死)는 오로지 나만의 몫이니 스스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젊고 건강할 때부터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상상해보고, 마음 자세를 가다듬는 훈련이야말로 자연스럽고도 건강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길이다. - P163

오래전 큰아들 녀석이 고등학교 2학년일 때의 일이다. 하루는 다짜고짜 오토바이를 사달라고 조르는 것이었다. "책임질 능력도 없는 녀석에게 그런 건 사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자 한창 반항기에 있던 녀석은 ‘부모의 횡포’라며 대들기 시작했다. 나도지지 않고 "내가 우리 집의 법이다!"라며 폭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다 언쟁으로 번져 한참 옥신각신하다가 녀석을 다리후리기로 넘어뜨려 제압한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아들놈은 예전의 꼬맹이가 아니었다. 그 큰 덩치로 죽자 살자 발버둥치는 바람에 5분도 지나지 않아 나는 심장이 터질 듯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그제야 새파래진 아들 녀석이 "구급차!"라고 외치는 순간 나는 "부르지 마!"라고 소리쳤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구급차는 부르지 않는다, 타지 않는다, 입원하지 않는다, 타지 않는다’라는 신조를 신주단지처럼 여기고 있다. - P178

내가 양팔로 가슴을 부여잡은 채 숨을 헐떡이고 있자니 곁에서 아내와 딸은 엉엉 울고, 아들 녀석은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등 슬픔과 애통으로 가득한 현장이 연출된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예상한 대로 30분쯤 지나자 그럭저럭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상상이지만, 만약 그때 숨이 끊어졌다면 당사자가 구급차를 완강히 거부했다고 주장한들 증거는 없고, 가족들은 ‘보호책임자 유기치사’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들 녀석은 평생 ‘친부 살해’라는 엄청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이 점은 아비 된 자로서 대단히 무책임하고 경솔한 행동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때 나는 별 탈 없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늘 귀를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제 딴엔 어지간히 놀랐던지 아들 녀석은 그 일이 있은 뒤로 절대 내게 덤벼드는 일이 없다. - P179

노화란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특별한 것도 이상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늙어도 무조건 건강해야 한다’고? 늘는다는 것은 곧 건강하지 않게 되는 것인데도 자꾸 이런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치 않다. 몸이 불편한 것도 서러운데 마음마저 커다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꼴이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이 젊음의 판타지에 너무 연연한 나머지 나이 탓을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피하려고만 한다. 놀랍도록 발달했다는 근대의료에 과도한 기대감을 안고, 심지어는 노화를 병으로 간주하기까지 한다. 또한 각종 시술이나 약으로 젊음을 되돌릴 수 있는 것마냥 포장하지만 그런다고 노화를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작용과 피로감만 남을 뿐 세월 앞에 장사 없다. - P214

‘나이가 들면 어딘가 안 좋은 것이 정상’이다. 늙는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이치임을 확실히 깨달아 건강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함께 가는 것이 더 건강하게 사는 법이 아닐까.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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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를 생각하다 - 식탁의 역사
비 윌슨 지음, 김명남 옮김 / 까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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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와 르네상스 유럽에서 사람들은 어디든 자기 칼을 가지고 다녔고, 식사할 때 그것을 꺼내 썼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전용 식사용 칼을 칼집에 담아 허리띠에 매달고 다녔다. 남자의 허리띠에 매달린 칼은 적을 방어하는 데에는 물론이거니와 음식을 자르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였다. 칼은 요즘의 손목시계처럼 도구인 동시에 의상이었다. (중략) 6세기의 문헌 ‘성 베네딕투스의 계율’은 수도사들에게 잠자리에 들기 전에 허리띠에서 칼을 풀라고 상기시킨다. 자기 칼에 찔리면 안 되니까. (중략) 칼에는 폭력성이 잠재되어 있는지라 남자만 배타적으로 사용했다는 그릇된 통념이 있지만, 실제로는 여자도 차고 다녔다.
- P81

중국 부엌칼의 또다른 중요한 능력은 먹는 사람이 칼질할 필요가 없게 해주는 것이다. 중국에서 식사용 나이프는 불필요할뿐더러 조금 역겨운 것으로 간주된다. 식탁에서 음식을 써는 것은 푸주한의 일과 비슷하다고 여긴다. 부엌에서 칼이 제 역할을 다했다면 먹는 사람은 균일한 음식 조각들을 젓가락으로 집기만 하면 된다. 부엌칼과 젓가락은 완벽한 공생관계이다. 부엌칼로 썰고, 젓가락으로 먹는다.
- P91

자기만의 칼을 가지는 풍습은 기독교, 라틴어 알파벳, 법치(法治)와 마찬가지로 서양 문화의 기틀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렇지 않게 되었다. 부엌 도구에 대한 이런저런 믿음은 문화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많은데, 문화적 가치란 영구불변하지 않는다. 칼에 대한 유럽인의 태도는 17세기부터 격변했다. 최초의 변화는 당시 새로 탄생한 포크와 나란히 칼을 식탁에 미리 차려두도록 한 것이었다. 그러자 칼은 이전까지 간직했던 마법을 박탈당했다. 사람들은 칼을 개인적으로 주문 제작하는 대신 똑같은 칼들을 상자째 사고팔았고, 누가 어느 자리에 앉느냐와는 무관하게 미리 식탁에 차려두었다. 두 번째 변화는 식사용 칼이 무뎌진 것이었다. 칼이 자르는 힘조차 박탈당한 것이다. 칼의 존재 의의는 자르는 데에 있다. 자르지 못하는 칼을 일부러 만든다는 것은 고상한 격식, 달리 말해서 수동적 공격성을 갖춘 문명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요즘도 우리는 그 변화의 영향을 겪으면서 살고 있다.
- P94

역사에 남은 최초의 진정한 포크는 11세기 베네치아의 총독과 결혼한 비잔틴 제국의 공주가 썼다는 두 갈래 황금 포크였다. 성 베드로 다미아노는 그녀가 신이 주신 두 손을 놔두고 그렇게 생경한 도구를 선호한 것은 ‘지나친 고상함’이라고 힐난했다. 철없는 공주와 우스운 포크 이야기는 그로부터 200년 뒤에도 종교계에서 회자되었다. 공주가 포크로 먹은 응보로 흑사병에 걸려 죽었다고 이야기가 윤색되기도 했다.
- P239

그런 포크는 17세기까지도 이상한 물건으로 인식되었는데, 이탈리아만은 예외였다. 왜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지역보다 앞서 포크를 채택했을까?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파스타. 중세 이탈리아에서는 마카로니와 베르미첼리가 벌써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 사람들은 국수처럼 긴 파스타를 푼테루올로(송곳)라는 긴 나무 꼬챙이로 먹었다. 그러나 꼬챙이 하나로 미끄러운 파스타 가닥을 감기에 좋다면 두 개는 더 좋을 것이고, 세 개는 훨신 더 좋을 것이다. (중략) 포크가 국수를 먹기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탈리아인은 다른 요리에도 포크를 쓰기 시작했다. - P241

1608년 이전 언젠가 이탈리아를 유람했던 엘리자베스 시대의 여행가 토머스 코리에이트는 "다른 어느 나라에도 없는" 풍습을 목격했다. 고기를 써는 동안 "작은 포크"로 붙잡는 풍습이었다. 코리에이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전형적인 이탈리아인은 "사람들의 손이 다 깨끗한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손으로 음식을 만지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중략) 코리에에이트가 이탈리아를 여행했던 때로부터 100년이 지난 1700년 무렵에는 온 유럽에 포크가 전파되었다.
- P241

냉장고에 신선 식품을 잔뜩 쌓아두는 것은 - 채소 보관실에는 양상추를, 우유는 몇 리터씩, 마요네즈는 몇 병씩, 로스트치킨을 통째, 냉장육이나 크림이 든 디저트를 몇 킬로그램씩 -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일이었다. 아메리칸 드림은 본질적으로 풍요에 대한 꿈이기 때문이다. 냉장고는 부엌의 새 구심점으로서 화덕의 자리를 넘겨받았다. 옛날 사람들은 따뜻한 불가에 모였지마나 요즘 사람들은 싸늘한 냉장고를 중심에 두고 일상을 조직한다. 냉장고에 관한 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미국인이 되기를 갈망한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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