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환상
대니얼 J. 부어스틴 지음, 정태철 옮김 / 사계절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196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가 잘 느껴진다.

낡았다 싶은 곳도 있지만 그 점이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만들어낸 이야기가 현실을 지배한다는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부어스틴 이후의 역사학자들도 많이 고민한 듯하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는 이 점을 인류의 특징으로까지 보고 있더라.

이 책에서 묘사된 미디어 환경이 인터넷 시대에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메시지는 지금에 와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가짜의 범람에 대한 우려와

불편한 현실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찾아 보아야 한다는 주장에 크게 공감한다.


내가 이 책에서 소개한 ‘pseudo-event’라는 단어는 ‘ㅈwell-knownness’라는 단어와 함께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었고, 이 어휘들은 서부 유럽에서 자국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celebritiy’ 란 단어를 "널리 이름이 알려짐으로써 유명한 사람"으로 이 책에서 내린 정의는 여기저기서 친근하게 단골로 인용되고 있다. - P14

우리는 어떤 것이라도 원하며 모든 것을 원한다. 우리는 위에서 열거된 것처럼 상반된 것들을 원하고 불가능한 것을 원한다. (중략) 우리는 이런 거대한 기대를 지니고, 키우고, 확대하면서 우리를 속이는 환상을 끊임없이 만들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를 속인 사람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있다. - P22

가짜 사건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ㄷ가.
(1) 가짜 사건은 자연발생적이 아니며 누군가가 계획하고 실행에 옮겨야 일어난다. (중략)
(2) 가짜 사건은 주로 언론에 보도되거나 반복 시행되어야 할 다급한 목적을 위해 실행된다. (중략)
(3) 가짜 사건과 연결되어 있는 진짜 현실은 대개 모호하다. (중략)
(4) 통상적으로 가짜 사건은 자기만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 P33

언론 자유는 이제 인위적으로 만든 뉴스라는 상품을 팔기 위해 기자들이 갖는 특권을 점잖게 표현한 말에 불과하다. - P55

유명인이 창조될 때, 그곳에는 누군가의 이익이 항상 걸려 있다. 그 누군가는 기사를 원하는 기자일 수도 있고, 대가를 원하는 언론관계 매니저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유명인이 되려는 당사자일 수도 있다. 고인이 된 영웅은 남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데 관심을 쏟을 수도 없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매니저를 고용할 수도 없다. 반면에, 유명인은 주문한 대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우리들을 즐겁게 하고, 편안하게 하고, 황홀하게 하고, 그리고 우리 마음에 쏙 들게 행동한다. 유명인들은 만들어지자마자 다른 유명인으로 대체되고 또다시 만들어지기를 빠르게 반복한다. - P113

오늘날 관광객들이 보는 것은 살아 있는 문화가 아니라 인공적인 것들, 즉 관광객을 위해서 방부제로 처리되어 한데 모아 놓은 박제품이거나 관광객을 위해서 일부러 공연되는 이벤트들이다.
- P151

1922년 2월에 De Witt Wallace가 "The Reader’s Digest"를 창간하자, 다이제스트 세계에 새 변화가 일어났다. (중략) 그들은 작가도 필요없고 편집자도 필요없었기 때문에 소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간단하게 뉴욕 공공 도서관에 가서 여러 잡지로부터 독자들이 흥미 있어 할 기사들을 골라서 용약하는 일이 전부였다. 원본 잡지 편집자들은 자기들 잡지 요약본이 팔리면 자기들 잡지를 공짜로 광고하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몇몇 극소수 예외를 제외한 대부분 원본 잡지사 편집자들은 월리스가 잡지 요약본을 인쇄하는 것을 기꺼이 무료로 허락하였다. 나중에도 거의 바뀌지 않은 패턴이 된 첫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표지를 제외하고 62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31개의 기사가 요약되어 있었다. 초기 간행본의 표지에는 다음과 같이 전설적인 글이 실렸다. (아래에 계속) - P190

(위에서 계속)
"하루에 한 기사씩 유명 잡지의 기사를 읽으세요. 각각의 기사들은 영원한 가치와 흥미를 지니고 있으며 아주 얇고 단단하게 제본된 책 속에 들어 있습니다." - P192

여론(Public Opinion)은 이전 시대와는 달리 인공적이고, 믿을 만하고, 생생하고 구체적이고, 간단하고, 모호하다. 만약에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고 싶다면 간단히 신문을 집어들기만 하면 된다. 여론의 변화는 하루에 한 번 내지는 두 번씩 기록되었다. 여론은 언론에서만 쓰는 독특한 표현방식과 사진 등의 보조자료로 생생하게 포장되었다. 여론은 뉴스를 만들려고 애쓰는 기자들에 의해서 억지로 세상에 등장했다. 여론과 여론을 기사화하는 기자들은 서로를 이용하고 있다. - P318

우리는 이미지의 감옥으로부터 빠져나와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로부터, 신으로부터, 우리가 싫어하거나 우리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세계로부터 메시지가 오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낯설은 외부 아이디어를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우리나 공산주의자들이 꿈꾸지 못한 참신한 생각과 우리 이미지 거울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여야 한다.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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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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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게 하버드 식 글쓰기인가? 

여기저기서 긁어다가 붙인 느낌. 

열심히 쓴 건 알겠고 나도 열심히 읽었는데 마음에 남는 게 적다. 

지금부터 60년 전에는 비행기 조종석에 종종 다섯 명의 숙련된 고임금 전문가들의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항공사, 무선통신사, 항공 기관사, 그리고 조종사 두 명의 자리였다. 1950년대에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신뢰성이 높아지고 사용법이 쉬워지자, 가장 먼저 조종실에서 무선통신사의 자리가 사라졌다. 1960년대에 관성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발달하자, 항공사가 조종실에서 쫓겨났다. 비행기의 기기 배열을 감시하고, 중요한 정보를 조종사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주로 맡았던 항공 기관사는 1970년대 말에 자동화된 비행기 조종석이 등장할 때까지만 자리를 지켰다. (중략) 2011년에 열린 항공 컨퍼런스에 참석한 보잉의 고위 임원인 James Albaugh는 "조종사가 없는 비행기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라면서 "그건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 P98

칼턴 대학의 교수이자 인류학자인 Caludio Apota는 다년간 이누이트 족 사냥꾼들을 연구해왔다. 그는 위성 내비게이션의 이점이 매력적이지만, 이누이트 족들이 그 기기를 사용하면서 길 찾기 능력이 퇴보했고, 일반적으로 봤을 때는 땅에 대한 감각이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GPS 장비를 갖춘 설상차를 모는 사냥꾼은 컴퓨터 지시에만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에 주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아포타가 말한 대로 그럴 경우 그는 "눈을 가리고" 사냥을 하는 것과 같다. 수천 년 동안 이어진 한 부족이 갖고 있던 뛰어나고 특별한 재능이 앞으로 불과 1-2 세대 만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해도 감히 무리가 아니다.
- P190

LAR(Lethal Autonomous Robot)의 배치를 막는 것을 더 어렵게 하는 이유는 그것의 전략적 효율성이 뛰어나기 때문만은 아니다. LAR의 배치로 인해 기계 자체의 도덕적 성격을 떠나서 몇 가지 윤리적인 이점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크리스토프 헤인즈는 "일반적으로 로봇은 복수나 공포나 분노나 악의나 편견이나 두려움 때문에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울러 특별히 그렇게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지 않는 한, 로봇은 고문 같은 방법을 통해 민간인들에게 의도적 고통을 안겨주지 않을 것이다. 로봇은 또 강간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중략)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국가는 전쟁을 하기 위해 LAR을 사용함으로써 인간 병사들의 죽음이나 부상을 피할 수 있다.
- P282

소셜 네트워크들은 그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의 이해관계에 편견에 맞게 우리 자신을 드러내 보이게 만든다. (중략) 페이스북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죽어야 끝날 것 같은 일관된 서사 형식에 따라 전개되며, 한평생 지속되는 하나의 ‘자아’ 속에 회원들을 가둬놓고 싶어 한다. 이런 의도는 자아와 그 가능성들에 대해 페이스북 창업자가 가진 편협한 관점과 부합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당신은 한 가지 신원만을 갖고 있다. 당신이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그 밖의 지인에게 각기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던 시절은 아주 빨리 마감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당신이 두 개의 신원을 가졌다면 당신은 진실하지 않다는 뜻이다"라고도 주장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이런 관점은 광고주들을 위해 회원들을 깔끔하고 일관된 데이터 세트로 포장하고자 하는 페이스북의 욕구와 정확히 일치한다.
- P302

미국 국립안전위원회National Safety Council가 분석한 결과, 2011년 미국의 도로에서 일어난 전체 사고들 중 4분의 1이 운전자가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구글과 다른 일류 기술 기업들은 사람들이 운전 도중 전화 통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사실상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분명 그런 일들은 자율형 자동차를 만드는 것에 비해서 훨씬 더 쉬운 일임에 분명하다. 우리는 컴퓨터 기업들이 사회의 안녀을 위해 노력하려는 중요한 기여를 반겨야 한다. 하지만 그런 기업들의 관심 사항을 우리의 관심 사항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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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Mass Market Paperback, 미국판) - 『1984』 원서
조지 오웰 지음 / Signet / 195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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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에 다 읽음.

이걸로 조지 오웰 책 6권 + 2권 (원서) 을 다 끝냈다!!! 


모자란 영어 실력으로도 확 빨려들어가게 되는 매력적인 부분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특히 O'Brien의 선동적인 말투는 혼을 쏙 빼놓더라ㅋ. 

냉정하게 다시 생각하면 헛소리지만, 

이런 식의 프로파간다에 속아넘어갈 사람들이 분명히 많을 듯하다.


Winston Smith의 가장 큰  한계는 권위에 복종하려는 습성이 아닐까 싶다.

Brotherhood의 가입 맹세 장면에서 

이 새끼 뭐지? 왜 이렇게 고분고분해?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뒤에 문제가 되더라.

Party에 저항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O'Brien에 대해서 환상을 가지고 복종하는 건 아니지.


모든 권위를 의심하고, 사랑을 강요하는 자들에게 저항하고,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자기 몸뚱이로 일하고 자기 의지대로 사는 것이 존엄하게 사는 것이다.

자유로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와 스승과 조국을 저버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거짓말과 폭력과 온갖 어리석은 짓들을 몸바쳐 해야 하는 당원 노릇은 그만두고

85%의 빈민 속에 들어가서 눈에 띄지 않게 작은 행복을 찾아다니며 산다면

이런 시대에도 가치 있는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뒤뜰에서 빨래를 하는 중년 여인의 노래와 

어린 시절 어머니와 깔깔 웃으며 같이 게임을 했던 흐릿한 기억이

어쩌면 이 암울하기만 한 이야기 속에 작가가 숨겨둔 희망의 불씨인지도 모르겠다.



The name of every organization, or body of people, or doctrine, or country, or institution, or public building, was invariably cut down into the familiar shape; that is, a single easily pronounced word with the smallest number of syllables. (중략) It was perceived that in thus abbreviating a name one narrowed and subtly altered its meaning, by cutting out most of the associations that would otherwise cling to it. (중략) Comintern is a word that can be uttered almost without taking thought, whereas Communist International is a phrase over which one is obliged to linger at least monentarily. In the same way, the association called up by a word Minitrue are fewer and more controllabe than those called up by Ministry of Truth. - P307

The Ministry of Truth – Minitrue, in Nespeak – was startlingly differebt from any other object in sight. It was an enormous pyramidal structure of glittering white concrete, soaring up, terrace after terrace, three hundred meters into the air. From where Winston stood it was just possible to read, picked out on its white face in elegant lettering, the tree slogans of the Party: WAR IS PEACE. FREEDOM IS SLAVERY. IGNORANCE IS STRENGTH.
- P4

He disliked nearly all women, and especially the young and pretty ones. It was always the women, and above all the young ones, who were the most bigoted adherents of the Party, the swallowers of slogans, the amateur spies and nosers-out of unorthodoxy.
- P10

And if all others accepted the lie which the Party imposed – if all records told the same tale – then the lie passed into history and became truth. "Who controls the past," ran the Party slogan,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 And yet the past, though of its nature alterable, never had been altered. Whatever was true now was the true from everlasting to everlasting. It was quite simple. All that was needed was an unending series of victories over your own memory. "Reality control," the called it; In Newspeak, "doublethink."
- P34

And then a voice from the telescreen was singing:
"Under the spreading cestnut tree / I sold you and you sold me: / There lied they, and here lie we / Under the spreading chestnut tree."
The three men never stirred. But when Winston glanced at Rutherford’s ruinous face, he saw that his eyes were full of tears. And for the first time he noticed, with a kind of inward shudder, and yet not knowing at what he shuddered, that both Aaronson and Rutherford had broken noses.
- P77

Talking to her, he realized how easy it was to present an appearance of orthodoxy while having no grasp whatever of what orthodoxy meant. In a way, the world-view of the Party imposed itself most successfully on people incapable of understanding it. They could be made to accept the most flagrant violations of reality, because they never fully grasped the enormity of what was demanded of them, and were not sufficently interested in public events to notice what was happening. By lack of understanding they remained sane. They simply swallowed everything, and what they swallowed did them to harm, because it lift no residue behind, just as a grain of corn will pass undigested through the body of a bird.
- P156

The book fascinated him, or more exactly it reassured him. In a sense it told him nothing that was new, but that was part of the attraction. It said what he would have said, if it had been possible for him to set his scattered thoughts in order. It was the product of a mind similar to his own, but enormously more powerful, more systematic, less fear-ridden. The best books, he perceived, are those that tell you what you know already.
- P200

The new aristocracy was made up for the most part of bureaucrats, scientists, technicians, trade-union organizers, publicity experts, sociologists, teachers, journalists, and professional politicians. These people, whose origins lay in the salaried middle class and the upper grades of the working class, had been shaped and brought together by the barren world of monopoly industry and centralized government. As compared with their opposite number in past ages, they were less avaricious, less tempted by luxury, hungrier for pure power, and, above all, more conscious of what they were doing and more intent on crushing opposition.
- P205

Being in a minority, even a minority of one, did not make you mad. There was truth and there was untruth, and if you clung to the truth even against the whole world, you were not mad.
- P217

He heard Julia snap her teeth together. "I suppose we may as well say good-by," she said.
"you may as well say good-by," said the voice. Ant then another quite different voice, a thin, cultivated voice which Winston had the impression of having heard before, struck in: "And by the way, while we are on the subject, Here comes a candle to light you to bed, here comes a chopper to chop off your head!"
- P222

"Shall I tell you why we have brought you here? To cure you! To make you sane! Will you understand, Winston, that no one whom we bring to this place ever leaves our hands uncured? The Party is not interested in the overt act: the thought is all we care about. We do not merely destroy our enemies; we change them."
- P253

"We are the priests of power," he said. "God is power. But at present power is only a word so far as you are concerned. It is time for you to gather some idea of what power means. The first thing you must realize is that power is collective. The individual only has power in so far as he ceases to be a individual. (중략) Alone - free - the human being is always defeated. It must be so, because every human being is doomed to die, which is the greatest of all failure. But if he can make complete, utter submission, if he can escape from his identity, if he can merge himself in the Party so that he is the Party, then he is all-powerful and immortal. The second thing for you to realize is that power is power over human beings. Over the body - but, above all, over the mind.
- P264

"How does one man assert his power over another, Winston?"
Winston thought. "By making him suffer," he said.
"Exactly. By making him suffer. Obedience is not enough. Unless he is suffering, how can you be sure that he is obeying your will and not his own? Power is in inflicting pain and humilation. (중략) Progress in our world will be progress toward more pain. The old civilizations claimed that they were fonded on love and justice. Ours is founded upon hatred. In our world there will be no emotions except fear, rage, triumph, and self-abasement. Everything else we shall destroy - everything. Already we are breaking down the habits of thought which have survived from before the Revolution. We have cut the links between child and parent, and between man and man, and between man and woman. No one dares trust a wife or a child or a friend any longer.
- P266

"Tell me," he said, "how soon will they shoot me?"
"It might be a long time," said O‘Brien. "You are a difficult case. But don‘t give up hope. Everything is cured sooner or later. In the end we shall shoot you."
- P274

"Sometimes," she said, "the threaten you with something - something you can‘t stand up to, can‘t even think about. And the you say, ‘Don‘t do it to me, do it to somebody else, do it to so-and-so.‘ (중략) You thik there‘s no other way of saving yourself, and you‘re quite ready to save yourself that way. You want it to happen to the other person. You don‘t give a damn what they suffer. All you care about is yourself."
"All you care about is yourself," he echoed.
"And after that, you don‘t feel the same toward the other person any longer."
"No," he said, "you don‘t feel the same."
There did not seem to be anything more to say.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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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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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 대전 사이의 영국의 사회상을 그린 블랙 코미디.
지하철에서 주인공의 1차대전 체험담을 읽으며 낄낄 웃긴 했는데, 조지 오웰의 다른 책들에 비하면 임팩트가 약하다. 그 시대의 유머 코드에는 여성 비하적인 데가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21세기의 감각으로 보기에 살짝 불편하기도 했다.


여기서 한두 가지 고백할 게 있다. 하나는 내 인생을 돌이켜볼 때, 내가 해본 것들 중에 정말이지 낚시만큼 흥미를 자극하는 게 있었다고는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략) 또 하나 고백할 것은, 열여섯 살 이후로 내가 다시는 낚시를 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도대체 왜? 사는 게 그런 까닭이다. (중략) 우리를 끊임없이 이런저런 백치 같은 짓만 하도록 내모는 악마가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가치 있는 중요한 일 말고는 무엇이든 할 시간이 있는 것이다. - P118

마치 거대한 기계가 우릴 휘어잡은 느낌이었다. 자신의 자유의지대로 행동한다는 느낌이라곤 없었고, 저항하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느끼지 않는다면 어던 전쟁도 3개월을 지속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도 모든 부대가 전부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가버릴 것이다. - P162

도로를 건설하러 갔다가 어디와도 통하지 않는 막막한 사막만 발견한 공병대대도 있었고, 독일군 순양함을 망보러 먼 바다의 섬에 배치됐다가 배가 몇 해 전에 침몰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장병도 있었고, 임무가 끝났는데도 관성적으로 몇 해씩이나 존속된 행정병과 타자병을 잔뜩 거느린 이런저런 기관도 있었다. 당국이 무의미한 직책을 밑긴 다음, 그 존재를 잊어버린 내 경우가 바로 그랬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여기 있지도 못할 것이다. - P168

‘서해안 방위군’이란 게 조직되는(또는 거론되는) 중이었고, 해안 여러 지점에 전투식량 등의 보급품을 비축해두는 보관소를 세우자는 막연한 생각을 누군가가 해냈으며, 잉글랜드 남서해안 끄트머리의 보관소들을 조셉 경이 책임지기로 했던 것이다. 내가 그의 사무실에 소속된 이튿날, 그는 콘월 북부해안에 있는 ‘12마일 보관소’라는 곳에 있는 보급물자를 확인하러 가라고 했다. (중략) 가서 그 보급물자란 것이 쇠고기 통조림 열한 개뿐임을 알게 됐을 때, 마침 육군성에서 전보가 왔고,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12마일 보관소’에 남아 보급품을 지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나는 "12마일 보관소에 보급품 없음"이라는 답신을 보냈으나 너무 늦었다. 다음날 내가 ‘12마일 보관소’의 부대장으로 선임됐다는 공문이 내려왔다. (중략) 내가 맡은 쇠고기 통조림 열한 개는 다른 알 수 없는 임무 때문에 이전에 왔던 장교 몇몇이 남겨두고 간 것들이었다. 그들은 리지버드 일병이라는 완전 귀머거리 노인네 하나도 남겨두고 갔다. 리지버드의 임무가 무엇인지는 나도 끝내 알아내지 모했다. 내가 1917년 중반부터 1919년 초까지 쇠고기 통조림 열한 개를 지키느라 거기 남아 있었다는 말을 믿으실지 모르겠다. 안 믿으실지 모르지만, 사실이 그렇다. - P170

그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내 소관하에 있는 물자의 수와 상태를 기재하라며 방대한 분량의 공문서를 보내왔다. 곡괭이를 비롯한 참호 구축용 연장들, 철조망 묶음, 담요, 방수 깔개, 응급치료 도구, 함석판, 자두잼이나 사과잼 통조림 등등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모든 항목에 "없음"이라고 기재한 뒤 서류를 돌려보냈다. 그래도 아무 일도 없었다. 런던에 있는 상부의 누군가가 그 서류를 조용히 철했고, 다시 서류를 보낸 뒤 돌아온 서류를 다시 철하기를 반복할 뿐이었다.
- P171

리지버드는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늙은이여서, 나는 그가 입대하기 전에 작은 규모로 농사를 지어 장에 내다팔고 살았던 사람이란 것 말고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그가 본연의 생활로 얼마나 빨리 되돌아가는지를 지켜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는 내가 12마일 보관소에 오기 전부터 이미 막사 주변 땅 한 곳을 일구어 감자를 심어두었고, 가을엔 반 에이커쯤 되는땅을 더 경작하더니, 1918년 봄에는 닭을 기르기 시작했다. 닭은 여름이 끝날 무렵 상당한 숫자로 불어났고, 그해 말에는 어디서 구해왔는지 갑자기 돼지를 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 P172

결혼하고서 처음 2-3년 동안 내가 힐다를 죽일 생각을 진지하게 했다고 말한다면 믿으실지. 물론 실제로는 절대 그럴 수 없다. 생각 자체를 즐기는, 일종의 공상일 뿐인 것이다. 더구나 자기 마누라를 살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잡히고 만다. 아무리 비상하게 알리바이를 조작한들, 누구 짓인지 완벽하게 밝혀지기 때문에 결국 꼼짝 못 하게 된다. 여자가 누구 손에 죽으면 언제나 남편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되는데, 이것 하나만 봐도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진심이 어떤 것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얼핏 감지할 수 있다. - P193

나는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로어빈필드에 다시 가본다는 생각만으로도 벌써 힘이 난 것이었다. 어떤 느낌인지 아실 것이다. 숨 쉬러 나간다는 것! 커다란 바다거북이 열심히 사지를 저어 수면으로 올라가 코를 쑥 내밀고 숨을 한껏 들이마신 다음, 해초와 문어들이 있는 물밑으로 다시 내려오듯 말이다. 우리는 모두 쓰레기통 밑바닥에서 질식할 듯 지내고 있는데, 나는 밖으로 나갈 길을 찾은 것이었다. 로어빈필드로 돌아가는 것 말이다! - P240

차를 몰고 언덕을 내려오며 생각한 것 하나. 이제 과거로 돌아가본다는 생각일랑은 끝이다. 소년시절 추억의 장소에 다시 가본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숨 쉬러 나가다니! 숨 쉴 공기가 없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쓰레기통 세상의 오염은 성층권에까지 도달해 있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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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Farm (Mass Market Paperback, 미국판, 50th Anniversary) - 『동물농장』 원서
조지 오웰 지음 / Signet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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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건 부두로 가는 길>과 <카탈로니아 찬가>에는 조지 오웰이 가난한 노동 계급에 속하는 개인들이 보여주는 미덕에 대해 느꼈던 존경과 찬탄이 종종 드러난다. 그들의 순수함, 선량함, 손익을 따지지 않는 헌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짊어져야 하는 희생에 대해 지식인인 오웰은 계급적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다. 


<동물 농장>에서 그러한 덕성의 화신은 말인 Boxer인데,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제일 화나게 했던 동물이 바로 Boxer였다. 그가 순수하고 선량하고 헌신적이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은 그를 존경하고 따랐고, 그런 그가 Napoleon을 의심하지 않고 믿었기 때문에 Napoleon은 어려움 없이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다. 누구보다도 힘든 노동을 자발적으로 불평 없이 하고, 침략자와의 전쟁에서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싸웠던 그의 노력은 결국 Animal Farm의 부조리를 더 굳건하게 만들고 동물들의 삶을 더 힘들게 만들었을 뿐이다. 


맹신을 경계하고, 늘 의심하고, 집단이 아닌 개인으로서 넓은 시각을 가지고 세계를 인식하고, 지혜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대가로 오는 것은 노예의 삶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He is dead," said Boxer sorrowfully. "I had no intention of doing that. I forgot that I was wearing iron shoes. Who will believe that I did not do this on purpose?"
"No sentimentality, comrade!" cried Snowball, form whose wounds the blood was still dripping. "War is war. The only good human being is a dead one."
- P43

Boxer, who had now had time to think things over, voiced the general feeling by saying: "If Comrade Napoleon says it, it must be right." And from then on he adopted the maxim, "Napoleon is always right," in addition to his private motto of "I will work harder."

- P56

Some of the animals had noticed that the van which took Boxer away was marked "Horse Slaughterer," and had actually jumped to the conclusion that Boxer was being sent to the knacker‘s. It was almost unbelievable, said Squealer, that any animal could be so stupid. (중략) The van had previously been the property of the knacker, and had been bought by the veterinary surgeon, who had not yet painted that old name out. That was how the mistake had arisen. (아래에 계속)
- P124

(위에서 계속)
The animals were enormously relieved to hear this. And when Squealer went on to give further graphic details of Boxer‘s death-bed, the admirable care he had received, and the expensive medicines for which Napoleon had paid without thought as to the cost, the last doubts disappeared and sorrow that they felt for their comrade‘s death was tempered by the thought that at least he had died happy.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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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zuaki 2019-05-2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뉴스를 볼 때마다 Squealer 생각이 난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무한 신뢰 무한 애정을 과시하는 인터넷 댓글들을 보면 Comrade Napoleon의 충실한 추종자들이 떠오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