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튀어! 2 오늘의 일본문학 4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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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리맨 8년차, 내 소박한 꿈중 하나는 그 동안 뜨인 국민연금 받아서 이민.가는거다.
직딩 월급봉투.는 유리봉투라고 어찌나 따바닥따바닥 잘 띠어가는지.

여기, 우에하라. 라고 눈썹 찐하고 기골 장대하고 목소리 겁나큰 아저씨 하나가 우렁차게 말한다.
카메라를 쓰윽 쳐다보면서 '세금 따위는 못내!' 라고 윽박치는 히어로.가 있다.

그 동안 이치의 단편집들을 주로 보아 왔다. (공중그네, 인더풀, 라라피포, 걸)
장편.은 어떨까. 하는 의구심.을 단방에 날려주는. 책이었다.
이 책의 미덕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끝으로 갈 수록 재미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지로.( 열두살. 6학년이다) 의 이야기. 와 지로 아빠 우에하라.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2권에서는 뒤로 갈 수록 정말 이야기가 물이 올라 미친듯이 책 모서리를 접으며 책을 읽었다.

황당하고 일탈적.인 존재.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에서 낯설지 않다.
오쿠다 히데오를 우리나라에 널리 알린 초베스트셀러 '공중그네'의 이라부 박사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말 안 되고 허무맹랑하고 뭐, 제대로 일하나 싶은 이라부 박사. 결말을 찬찬히 보면, 이라부 박사가 제대로 고쳐서 해피앤딩.인 환자.는 하나도 없다. 해피앤딩.을 기대케 하는 열린결말이 있을뿐.

우에하라도 그렇다.
이 책이 헐리우드식 해피해피앤딩.으로 끝났다면, 수긍.은 해도 그저 재미있는 소설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놈이 있으면 저런놈도 있듯이 이 책의 결말은
이 책은 소설이다. 라는 결말보다는 책 속의 인물들처럼 할 수 있다. 는 희망의 결말이다.

주제.는 무겁다. 과격파 사회운동자. 부부라니, 환경운동에 교육, 시스템, 제도, 국가의 존재이유까지!
보통의 독자.로서는 꺼려지는 주제이지만, 오쿠다 히데오.는 역자의 말처럼 '깃털처럼 가볍게'
그 주제를 요리한다.  낄낄거리며 읽다보면, 약간이나마 넓어진 시야와 그 '희망'이 남는다.

당신은 남쪽으로 튈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과 함께.

나?  we will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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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잘코군 2006-11-05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건 맨날 빼가든데. 왕창.

Mephistopheles 2006-11-05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한번 국민연금 찾아먹은 기억이 나서 몇년이 지난 후 또 찾아 먹을라고
관리공단에 전화했더니 "디지시거나 이민가시면 주지롱~!" 하더군요..

moonnight 2006-11-05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저도 국민연금따위는 절대 못 내!!! 당당하게 소리치고 싶구만요. -_ㅠ 오쿠다 히데오 작품들은 참 재미있게 읽었으면서도 이 책은 아직도 못 샀어요. 하이드님이 별다섯개라면, 당근 사게 되겠지만요. 추천. ^^

비연 2006-11-05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민연금 얘기만 나오면 왜 이렇게 가슴에서 불이 나는지요..ㅜㅜ;;
이 책 꼭 읽어봐야겠슴다. 하이드님처럼, 국민연금따위는 못내! 말하면서..ㅋㅋㅋ

에이프릴 2006-11-06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국민연금!! 몇푼안되는 월급에 뗘가는돈은 십마넌도 넘게 뗘가고 -_ -+
슬슬 소득공제용 서류나 챙겨야겠어요 ... 돌려받아야지 ㅠ.ㅠ
저도 그동안 낸 국민연금 다 돌려받아서 어디 여행이나 가고파요 ㅠ.ㅠ
 


"하밀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왜 매일 웃고 있어요?"
"나에게 좋은 기억력을 주신 하느님께 매일 감사하느라고 그러지. 모모야."
 내 이름은 모하메드이지만, 사람들은 나를 어린애 취급해서 항상 모모라고 불렀다.
"육십 년 전쯤. 내가 젊었던 시절에 말이야, 한 처녀를 만났단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지.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여덟 달 만에 끝장이 났어. 그런데
육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나거든. 그때 나는 그 처녀에게 평생 잊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어.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단다. 사실, 가끔씩
걱정이 됐지. 살아가야 할 날이 너무 많았고, 더구나 기억을 지워버리는 지우개는 하느님이 가지고
계시니, 보잘것없는 인간인 내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었겠니? 그런데 이제 안심이구나. 나는 죽을 때까지
자밀라를 잊지 않을 수 있을 거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에밀 아자르 '자기앞의 생' 中

--------

아, 평생 잊지 않을께. 하고 약속하고, 정말로 평생 잊지 않는거.
연인이건, 한 때의 사랑이건, 추억의 장소이건... 아름답다. 세상은 매일 웃으며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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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10-2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을 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페이퍼. ^^

하이드 2006-10-26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4계절, 24시간때를 다 탄다우.
무튼, 평생 잊지 않을꺼야. 라고 말하면, 지금 당장 끝나도( 혹은 이전에 이미 끝난 거였어도) 그걸로 의미 있는거. 그렇게 생각해요.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몬드 카버 지음, 정영문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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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기도 한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책에 수록된 여러 단편중 하나이다.
다른 단편들이 그렇듯이 이 제목 역시 내용과는 일견 연관이 없는듯 보인다.( 라는건, 내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도대체가 알 수 없다.는걸 에둘러 말하는 것이다.)

내 고등학교때 정신세계가 궁금해져버렸다.
나는 고등학교때 레이먼드 카버의 팬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책들도 다 가지고 있었다.

소설가는 모름지기, '이야기해'주거나, '보여' 주어야 하는데,
레이몬드 카버는 그 둘 중 어느 하나도 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있다. 아주 짧은 단편들, 아주 짧은 단편의 순간들. 의 스케치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애로사항은 아주 짧고 분명한 이야기 하나를 보고 나면, 바로 그 다음 단편은 틀림없이 헷갈려하며 고개 부르르. 책 읽는 내내.

여운이 길다는건 좋다는 얘기지만, 너무나 짧고 단순하고 분명한 스케치.는 소설이라 할 수 있는가?

보르헤스는 단편소설을 문학의 정수로 보았는데,
나는 카버의 문학중기의 주옥같은 단편모음집.이라는 이 책에서 '단편소설'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공들여 그린 그림 뒤에 얼토당토 않은걸 예술이랍시고 들고나온 앤디 워홀처럼.( 이라고 말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팝아트의 팬이다. 워홀, 리히테슈타인, 재스퍼 존스, 올덴 버그( 아 그리운 필리의 빨래집개!)등등등 등등등 )
문학에서 얼토당토않게도, 이야기를 하기보다, 일상을 글로 스케치하고, 이것이 단편소설이다. 라고 내놓으면, 그걸로 되었나?

나는 내가 무얼 읽었는지 모르겠다.

*제목에 원제가 병기되지 않은 것은 계속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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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10-25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 책 담에 기회가 되면 사려고 보관함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하이드님의 생각이 바뀌었나 봐요.

하이드 2006-10-2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저는 고등학교 때 신경숙도 공지영도 양귀자도 그리고 하루키도( 이건 여전히 재미있지만, 고등학교 때 노르웨이숲 읽었을때만큼은 아니에요 )좋아했었는데,

카버의 이 책은 뭐랄까, 기승전결 없는건 그렇다 치고, 긴 영화 혹은 소설에서 몇장 뚝 찢어다가 자, 여기 단편소설. 하고 내 놓은 느낌이라 말이지요. 게다가 그렇게 몇권 책에서 뜯어낸 부분.들을 연속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도 당혹스럽고,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무기력비참한지라, 별로 정가는 단편집은 아니였어요.

비로그인 2006-10-25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에서 제가 무엇을 읽고 느꼈는지, 감각이 사라진 기분이었어요. 좋고, 싫고, 재미있고, 재미없고를 떠나서 아무 맛이 없는 도토리묵을 집어먹은 느낌.

미미달 2006-10-26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 신선하지 않나요?

알맹이 2007-06-11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20대 중반에 이 책 읽었었는데.. 지금 기억은 희미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완전 반해 버렸었던 기억이 있어요;; 음.. 그렇지만 2번 읽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님이 쓴 리뷰를 보니 영화 '숏컷'이 생각나네요. 그 영화 보면서는 졸았었거든요 ^^
 
10일간의 불가사의 동서 미스터리 북스 112
엘러리 퀸 지음, 문영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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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의 라이트빌 3탄.
10일간의 불가사의. 비교적 줄거리가 덜 알려져있어서( 혹은 내가 까맣게 몰랐어서) 엘러리 퀸의 소설 치고는 무지 새롭게 읽었다.

온 몸이 상처투성이에 피를 묻힌채 나타난 옛시절의 친구 하워드.는 때때로 발작처럼 기억상실증을 앓는다. 그는 엘러리에게 그를 따라 라이트빌로 가서 그를 감시해달라고 하는데, 엘러리 퀸은 글을 쓴다는 핑계를 대고 백만장자인 하워드의 집에 머물면서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봐주기로 한다.

그러나, 엘러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종류의 사건들이었으니,

이 사건에서 엘러리는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는' 길동의 심정까지는 아니라도
라이트빌의 각기 독특한 가족들( 많지도 않다!) 입지전적이고 완벽한 아버지 디드리히 밴 혼, 하워드, 그리고 하워드보다 나이 어린 젊고 아름다운 하워드의 새엄마이자 디드리히의 아내 샐리, 그리고 쥐새끼 악마같은 디드리히의 동생 울퍼트.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괴로운 사건의 한 중간에 놓이게 된다.

트릭은 고전적인 것은 그닥 맘에 안든다. ( 말 그대로 고전, 아주 고전적) 그리고 하워드가 엘러리를 찾은 첫날부터 아흐레째 날까지는 긴박감 있었으나, 마지막으로 보태지는 하루.
수수께끼는 하루 더 길어졌으니
이제 열흘간의 수수께끼가 되었구나.
- 셰익스피어 <헨리 6세>
의 이야기는 꽤나 장황하다.
독자는 이미 첫문장에 다 알아버렸는데, 스무장쯤 장황하게 설명해버리는.

근데, 사실 엘러리.는 여기서 알고보면 계속 말리기만 한다.
그가 꿋꿋이 버티다가 아홉째날에야  도망간 것은 칭찬할만한 일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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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hand 2006-10-2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명 안되는 등장인물로 긴장감을 잃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가는 건 역시 거장의 힘이랄까요. 꼬리 아홉 고양이가 라이츠빌 시리즈는 아니지만 이 소설의 후일담 격이지요. ^^
 
모리스 E. M. 포스터 전집 2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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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기분이 그래서일지도.
모리스는 단순껄쩍지근.한 소설.이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나의 고등학교 시절 우상인 휴 그랜트가 나온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었다. 영화는 비디오로 구해보고 너무 재미없어서 보다가 던져버렸다는...( 그때는 어렸다!)

건실한 영국청년의 성정체성찾기.
동성애소설치고는 너무나 정석으로 1부에서 4부까지 차근차근 진행되어 가는 것이 지루했다.
다만,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황홀한 반짝임.과 암시.는 멋졌다.

순간, 소년은 선생을 경멸했다. <거짓말쟁이.>아이는 생각했다.<거짓말쟁이, 겁쟁이, 다 헛소리였어...> 그 후 어둠이 피어 올랐다. 시원부터 있었지만 영원하지는 않는 어둠, 고통스러운 여명 앞에 스러질 어둠이.

모리스는 이를 악물었고, 표면으로 떠올라 가슴을 짓누르던 거대한 슬픔 덩어리는 차츰 가라앉기 시작했다.

1부.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는 시절. 모리스는 클라이브.를 만난다.
2부. 모리스와 클라이브는 사랑에 눈멀고, 그들 인생에 다지 오지 않을 반짝이는 날들을 누린다. 클라이브는 그의 생에 가장 섬세하고 예민한 시절을 모리스는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고 꾸밈없으며 사랑에 대한 믿음으로 충만한 시절을.

3부에서 사랑은 식고, 모리스는 고민한다.
4부의 결말은 포스터가 이 책을 썼을 당시에도 평이하지 않았을 테고, 지금도, 특히나 작가를 따라 19세기 영국시골귀족사회에서 노닐던 독자에게는 더욱더.

'전망좋은 방'이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단 생각과 앞으로 남은 포스터.의 다섯권은 어떨까. 궁금반 기대반과 포스터는 해피앤딩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남겨준 책.

홀딱 빠져서 읽지는 않았지만, 이 작가 정말 글 잘 쓰는구나. 싶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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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6-10-24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도 모리스를 들고 읽고 있는 폼나는 여자가 되셨군요.^^히히...

하이드 2006-10-2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린 책들.의 포스터 시리즈.는 참 잘 기획되고, 책도 예쁘게 잘 빠지고, 좋은 책들인것 같아요. 모리스.를 읽었으니, 이제 또 어떤 책을 폼나게 읽어야 할까나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