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밀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왜 매일 웃고 있어요?"
"나에게 좋은 기억력을 주신 하느님께 매일 감사하느라고 그러지. 모모야."
 내 이름은 모하메드이지만, 사람들은 나를 어린애 취급해서 항상 모모라고 불렀다.
"육십 년 전쯤. 내가 젊었던 시절에 말이야, 한 처녀를 만났단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지.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여덟 달 만에 끝장이 났어. 그런데
육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나거든. 그때 나는 그 처녀에게 평생 잊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어.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단다. 사실, 가끔씩
걱정이 됐지. 살아가야 할 날이 너무 많았고, 더구나 기억을 지워버리는 지우개는 하느님이 가지고
계시니, 보잘것없는 인간인 내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었겠니? 그런데 이제 안심이구나. 나는 죽을 때까지
자밀라를 잊지 않을 수 있을 거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에밀 아자르 '자기앞의 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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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평생 잊지 않을께. 하고 약속하고, 정말로 평생 잊지 않는거.
연인이건, 한 때의 사랑이건, 추억의 장소이건... 아름답다. 세상은 매일 웃으며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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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10-2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을 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페이퍼. ^^

하이드 2006-10-26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4계절, 24시간때를 다 탄다우.
무튼, 평생 잊지 않을꺼야. 라고 말하면, 지금 당장 끝나도( 혹은 이전에 이미 끝난 거였어도) 그걸로 의미 있는거. 그렇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