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마메 씨는 그뒤의 인생을 내내 외톨이로 살아가야 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 자기가 좋아한 사람과 맺어지지도 못한 채. 그런 생각을 하면 두렵지 않아?  

아오마메는 잔 속의 붉은 와인을 바라보았다. "두려울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설령 그 사람이 아오마메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인생에는 구원이 있어. 그 사람과 함께하지 못한다 해도."
   

단 한 사람 아니고, 단 한 고양이는 안될까요? 단 한 수컷은?  



 잠깐이라도 눈을 붙일까, 밤을 샐까. 잠깐 고민하다가 
 밤고민, 잠고민하고 있다는 걸 금새 까먹고, 1Q84를 읽기 시작했다.  아, 1Q84의 Q가 question의 Q였구나. 

 과격단체 이야기가 나오니 1960년대가 배경이던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의 몸값>과도 어쩐지 좀 연결되는 듯하다.

<1Q84>에 대한 지금까지의 내 소감은

 '소설 쓰고 있네'  로 시작해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는거임?' 에서 지금쯤은 이런거 저런거 생각 안 하고 제법 몰입하고 있는 중이다. 
                                                                              아오마메 푸른콩과 덩치 크고, 귀가 꾸깃꾸깃한 덴고에게. 
처음에 벌려 놓았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퍼즐 맞추듯 하나씩 맞춰져 나가는것을 읽는 것이 기분 좋다. 동생은 이 책을 세시간 정도 걸려 1,2권을 다 읽었다. 지 입으로 지 책 읽는거 빠르다 빠르다 했는데, 진짜 빠르네. 난 도저히 그렇게 못하겠구만. 동생의 감상은 독특하다. 막 읽히고, 감상 듣고 싶은데, 워낙 책을 안 읽어. 군대 있을 때는 많이 읽더니 말이다.

스포를 좋아하는 나는 (스포도 괜찮아. 아니고, 스포를 좋아한다. 웬만한 영화나 책도 결말을 찾아보고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인생에는 스포가 없어서 아쉽..) 동생이 책 읽으면서 왔다리갔다리하며 반전이 있어. 아오마메랑 덴고는 이러이러한 관계야, 등등등 이야기한 것을 책 읽으면서 하나하나 건져내고 있다. 음. 그랬구나. 하면서.

 

+++

방 정리는 눈에 보이게 되고 있고, 아하하, 책정리도 왠지 슬금슬금 빠르게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이번엔 소장 리스트도 적어놓아야지. 책을 줄이는 방법은 (난 지금 책장을 하나씩 줄여나가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야심만만 으쌰- )

의식적으로, 아주 노력해서, 책을 사지 않는거다. 보통 사람들은 한 번의 결심으로 될 것을, 나같은 중독자는 아주 많이 노력해야 이룰 수 있다. 덜 살 수 있다.  책정리는 읽는대로 거의 하고 있으니깐, 책만 덜 사면 분명 책은 줄 수 밖에 없다. 책 뿐만 아니라 모든 걸 덜 사고, 많이 버리고. 그렇게 짐을 줄여 나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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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2 0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2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올림픽의 몸값 2 오늘의 일본문학 9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오쿠다 히데오가 아주 진지한 이야기를 들고 왔다. 진지하지만, 재미있고, 재미있지만 가볍지 않다.
1964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여름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날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키타의 시골마을 출신인 시마자키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대학생이고, 그것도 도쿄대를 나와 도쿄대 대학원생으로 선망의 대상인 도쿄에 머물며 공부하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가난한 마을에서 올라온 수재 시마자키, 올림픽 경비 총 책임자 스가경감의 아들이자 귀족가문의 블랙십과 같은 존재인 도쿄대를 나와 방송국에 들어간 스가 다다시, 말단 형사로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둘째 아이가 나올 예정인 마사오 세 젊은이 외에 '도쿄올림픽'이다.  

실제 있었던 도쿄 올림픽을 배경으로 당시 도쿄의 상황에 대하여, 그리고 있을법한 박탈감과 선망 등에 대하여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를 떠올리게 하는 시마자키. 작품 중간에 산시로가 묵었던 도쿄대 기숙사. 이야기가 언급되기도 한다.  

점잖고, 똑똑하고, 예의바르며, 착하고, 배려할 줄 아는 시마자키가 전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테러리스트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오쿠다 히데오는 막노동꾼 형이 죽은 그 시점부터의 시마자키의 심경변화와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높으신 공무원들에서 가장 바닥의 일용직 노동자의 세상을 보여주며 무모하기 짝이 없는 국가를 상대로 한 도박이자 도전을 그린다.   

국가에 대한 도전이라는 주제에서  가키네 료스케의 <와일드 소울>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그 작품 속 주인공의 국가에 대한 복수가 이 작품에서의 시마자키의 도전보다 더 설득력 있기는 했다.

리얼리티가 살아있고, 각각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와 재미도 훌륭하지만, 형을 따라 일용직 근로자의 생활을 하게 되면서 민중과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도쿄.에 대하여, 그 도쿄가 상징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도쿄올림픽을 망가뜨리고 싶어 한다는 것은 '착하고 예의바른(?' 테러리스트 시마자키의 성격묘사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시마자키의 필로폰 중독인데, 약물중독된 주인공의 테러같은것에 마음 깊이 공감하며 감정이입하기는 쉽지 않다.  

실질적 주인공이자 범죄자이자 아마도 희생자이기도 한 시마자키에 감정이입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재미있고, 상당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넘어가는 것은 역시 '근대', '도쿄' 라는 주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도쿄올림픽' 배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디테일한 묘사들, 외적인 것 뿐 아니라 각 계층과 도쿄 주민의 그리고 도쿄 외의 사람들의 생각들, 바람들에 대한 이야기 또한 디테일하다. 그런 점이 이 책을 그냥 재미있는 서스펜스 소설에 머무르지 않게 한다.  '근대화'라는 명목하에 희생된 사람들이 있었고, 현대에 그 희생자 계층은 점점 더 커가고 그것을 누리는 사람은 점점 더 적어지면서 점점 더 많은 것을 누린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시마자키와 소매치기 전과8범 무라타의 우정아닌 우정 이야기나 형사 5계의 이야기들에 잔재미가 있다. 형사 5계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좀 더 읽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형사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 출판사의 밴쿠버 올림픽과 관련한 마케팅카피는 가관이다. 김연아 이름 들어가는 것도 있던데 아주 꼴불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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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10-03-0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별 다섯이면 기대해 볼 만하네요.

하이드 2010-03-01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재가 제가 요즘 읽고 싶어하는 소재였거든요. 오쿠다 히데오는 이 책에서 생각보다 진중하기도 하고, 이런 소재 치고는 좀 가볍기도 하고, 그래요. 괜찮은 책이었다고 생각해요.

반딧불이 2010-03-02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책이군요. 오쿠다 히데오는 근대를 어떻게 묘사했는지 무척 궁금해요. 찜해두었다가 여력이 되는대로 읽어봐야겠어요.
 

..이라기엔 벌써 2월 다 갔지만, 지금이 딱 좋다. 후보들 쓰고, 지금 막 나온 책들 중 실물 안 본 책들도 있으니, 2월말에 서점서 한 번 더 실물 보고, 뺄 건 빼고, 넣을 것은 넣고. 1월의 아름다운 표지였던 <미인의 탄생>은 인터넷 이미지도 멋졌지만, 실물이 정말 의외이고, 멋졌던 표지다. 

  

 

 

 

 

 

 

□ 인터뷰어 지승호의 <쉘위 토크> 지승호의 이름이 있어 그의 책일꺼라고 생각은 했는데, 서지 저정보의 저자이름이 좀 헷갈리게 나와 있다. 만화식 표지는 얼핏 펭귄 그래픽시리즈 같기도 하고. 팝툰정도면 모를까, 인문학 서적에서 시도되는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경쾌하고, 멋진 표지다. 인터뷰이들의 얼굴이 부담없이 들어가있으면서 전체적으로 편안한 톤의 컬러감이다. 컬러감은 실물을 봐야 확인할 수 있긴 한데, 멋질 것 같다. 제목,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이름이 들어간 방식도 좋다.    

□ 세노 갓파 <작업실 탐닉> 이 책, 정말 정성들여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이 책도 인터뷰책. 표지가 인터넷 이미지로는 잘 보이지 않는데, 무슨 한지공예같은 느낌의 예쁘고 아롱아롱한 예술적 표지이다. 띠지도 그에 맞추어 같은톤의 한지. 이 띠지는 예뻐서 버릴 수도 없닷! 판형과 종이질이 매우 적절하여, 갓파의 세밀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포토리뷰로 표지의 느낌도, 안의 세밀화도, 그리고 그 많은 구구절절하고 신통방통한 인터뷰들도 리뷰를 쓰고 싶은데, 요즘 왜이리 포토리뷰쓸 기력이 안 생기는지 모르겠다.   

 

 

 

 

 

 

 

 
□ 로베르토 볼라뇨 <칠레의 밤> 드디어! 아후벨의 표지를 받아볼 수 있었다. (666원의 행복 참조)  책 안 사는 모드였지만, 이 책이 나왔단 이야기를 듣고 냉큼 샀다. <볼라뇨, 로베르토 볼라뇨>에서 봤던 시안으로 기대했던것보다 더 예쁜 책이다. 어서 볼라뇨 시리즈가 부지런히 나왔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카잔차키스도 이렇게 하나씩 나왔으면, 다 샀을지도 모르는데, 한꺼번에 나와서 지레 포기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건 꼴랑 두 권(지중해기행과 영혼의 자서전) 밖에 안되. 무튼, 기대하는 작품들이 뒤쪽으로 가 있긴 하지만, 부지런히 읽어야겠다. 표지 모으는 재미가 정말 쏠쏠할 것 같다.

□ 존 파울즈의 <나의 마지막 장편소설> 누가 이 책 두 권 샀다고 자랑하면, 난 정말 막막 질투할꺼다. ㅜㅠ 사고 싶어. 미리 경고, 위 아래 여백이 엄청 빡빡하다. 열린책들 치고도. ^^ 안 그래도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서점에서 보고, 마구 쓰다듬으며, 이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는 orz  표지의 남자가 존 파울즈일까? 길거리에서 관광객한테 과일차 같은거 바가지 씌우며 파는 아저씨 같이 생겼는데, 위의 사진이 존 파울즈라면 정말 멋진 사진이지 않은가!  열린책들에서 두꺼운 양장본 책등과 책표지 사이에 각잡아 주는거 너무!! 좋아. 열린책들은 나의 이런 열린책들 짝사랑을 알고 있을까? 어흑  

올 2월에도 열린책들에서 '열린책들 편집매뉴얼'을 내놓았다.
무슨 관계자도 아니고, 매년 이 책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난 첫해것만 가지고 있다.) 이렇게 예쁜 시리즈로 컨셉을 유지하며 나와준다면, (사실 1과 2,3이 좀 달라졌긴 하지만) 매년 사도 되지 않을까 싶은 예쁜 시리즈이다.

어느 시리즈이건 한 권 정도는 집에 두고 보면 좋다.  

  

 

 

 

 

 

 

 

 

□ 에이브러햄 트워스키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 상큼한 노란 표지에 찰리 브라운이 그려져 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글을 쓰고, 그 글에 맞는 슐츠의 만화, 찰리 브라운을 넣어 놓았다. 우리가 만화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은 생각보다 무궁무진하다. 컨셉이 그대로 표지가 되었다.  

□ 장 루샹 <팀장 성과력> The Productive Power가 원제인듯 한데, 팀장은 왜;;
그러고보면 표지의 PRODUCT도 좀 이상한가? -_-a  무튼, 요즘 이렇게 알파벳가지고 장난친 것 같은 표지가 땡긴다. <브레인 라이팅>도 그렇고. 모아 보지는 않았지만, 저렇게 표지 위, 글씨 위에서 쪼끄만 사람들 노는 표지 디게 많다. 유행입니꽈?  

□ 켄 올레타<구글드Googled!> 이 책은 구매 예정이긴 하다. 글씨가 어떻게 잘려 있는건지는 실물을 봐야 알 수 있을듯하다. 크리스 앤더슨의 <프리>를 보고, 구글에 더 관심이 생겼는데, 이 책에서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타이포와 표지의 강렬한 색감과 기하학적 무늬의 빨아들임으로 눈길을 끈다. 구글의 컬러를 다 이용하지 않더라도 (많은 구글 책이 그러고 있듯이) 구글체를 이용하는 정도만으로도 '구글' 이라는 이름을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 구글은 그정도임.   

□ 유르겐 브라터 <활력> 이런 표지는 아슬아슬하다. 일단 흰표지로 책을 만들 때는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쉽게 더러워지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만들다 만 표지같기도 하고, 좋은 종이를 써도 없어 보이기도 하는 더욱더 세심한 디자인이 필요한 표지라고 생각한다. 실물 보기 전에는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인터넷 이미지로는 관심을 끌고, 그것 또한 중요하므로, 관심 표지 중간결산에 넣어본다. 목차는 길고, 주제는 방대한데, 페이지 수는 적어서 그닥 구매욕이 생기지는 않는다.  

 

 

   

 

 

 

 

 

□ 장 아메리 <자유죽음> 자살의 자유에 대한 책이다. 현대 자살론의 고전이라고도 한다. 
총구위에 올라가 있는 새 두마리. 한글 제목과 원서 제목이 들어가 있는 방식, 저자 이름과 코멘트도 무척이나 세련되게 위치해있다. 무엇보다도 '자유죽음'이라는 도발적인 제목과 검은 크레용으로 그린듯한 총에서 오는 거친 느낌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 로빈 로드 <타이포그래피의 탄생> 번역제목보다 원서제목이 각기 다른 폰트로 가독성 보다는 디자인적 요소를 강조하며 배치되어 있다. From Gutenberg to Opentype 이미지로는 미리보기도 안 되어 확인되지 않지만, 각각의 글자 밑에 있는 것은 폰트 이름인가? 무튼, 실물을 봐야 아는 흰표지. 파란색의 심플함을 글자폰트의 복잡함으로 커버하였다. 디자인책의 표지디자인이 후진것만큼 안쓰러운 일은 없다. 이 책은 그런면에서 일단 합격점.  

□ 에릭 라인하르트 <신데렐라> 검색해서 찾기가 힘들어 ㅡㅜ 제목이 신데렐라다보니. 이 책 역시 흰표지에 그림이다.
'신데렐라' 하면 떠오르는 구두와 다리. 킬힐인데, 킬힐의 그 힐이 또 킬힐 신은 다리다. 혹시 자세히 보면, 그 킬힐의 힐이 또 다리? 는 아닌 것 같고. ^^; 이 신데렐라는 위험해 보인다. 검은 바탕에 빨간글자의 제목이잖아. 구두굽도 예사롭지 않고 말이다. 굉장히 긴 이야기로 알고 있는데, 내용과 표지가 관련 있을까? 무튼, 검색은 안되도, 제목의 신데렐라를 잘 드러내는 호기심유발 표지이다.  

□ 나가미네 시게토시 <독서국민의 탄생> 일본인의 독서에 대한 책이다. 알고보니 이런류의 책이 의외로 많이 나오더라. 그러니깐, 올해 많이 나왔다. 이 책 외에도 세 권 정도의 비슷한 주제를 보았다. 그러나, 이 책만 생각나는거 보면, 이 책의 표지 윈. 이라는 단순한 이유. 실물도 나쁘지 않다. 저 책읽는 포즈는 어디 명화에서 많이 보던 포즈이고, 저렇게 트리밍 해 놓은 것도 비슷한 표지 있을법한데, 커버의 종이질, 동양적 느낌이 드는 선화가 기억에 남는다.  

 

 

 

 

 

 

 

□ 내털리 제이먼 데이비스 <책략가의 여행> 미시사의 대가인 내털리 제이먼 데이비스.라고 하는데, 그런건 모르겠고, 이름 외우기가 너무 힘들군; 미시사 하면 일단 궁금하고 보는데, 이슬람 이야기라서 .. 구매는 망설여진다. 이슬람 책 많이 샀는데, 정말 안 읽혀서 뭐 하나 제대로 읽은 책이 없다는 나의 슬픈 취향. 이 책 표지 인터넷 이미지도 멋진데, 실물은 더 박력있다. 모스크을 바라보고 서 있는 무슬림의 뒷모습. 뭐랄까, 크기나 그런 것의 문제가 아니라, 압도적인 느낌이 있는, 사진같은 표지다. 실물이 무척 멋졌음.  

□ 김신애 <꿈을 굽는 가게로 초대합니다> 이건 컵케이크 장수의 이야기이다. 미리보기를 보면 무척 달콤하고 러블리한 컵케이크 사진들이 잔뜩이고, 제목도 약간 오글오글한데, 다행히! 현명하게도 약간 건조하고, 무언가 숨겨져 있는듯한 표지이다. 저 문을 열고 들어가보고 싶은! 요즘 예쁜 빵표지들(?) 많이 나오는데, 별로 사고 싶지는 않다. 그건 단 걸 싫어하는 나의 쓴취향. 이 책은 괜찮을 것 같다. 하하  

□ 김영모의 건강빵 나이가 들면 입맛도 변하는지, 생전 빵은 먹지도 않았는데, 요즘 빵이 땡긴다. 저 위의 건강빵 같은거! 이런 먹음직한 빵표지 같으니라구!

□ 성석제 <인간적이다> 이 표지는 아릅답기 보다는 ..... 인간적이다.   

 페터 회 <콰이어트 걸>

무지 맘에 드는 표지다. ... 고양이도 있잖아! 
그레이컬러도 맘에 쏙 들고!!  
근데 역시 실물을 봐야해. 인터넷에서 무지 맘에 들었다가 실물에서 실망하기는 쉽다.

마이클 셰이본의 <길 위의 신사들> 표지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물은 상당히 저렴한 종이로 없어보였다. 그런 이유로 기대 덜하고, 실물을 찬찬히 감상하겠다. 
서점에는 언제쯤 풀리려나. <경계에 선 아이들>의 표지는 꽤 멋졌는데, 그 정도 퀄러티만 빠져줘도.. 좋겠는데 말이지.  

 

 

 

이렇게 매달 표지 모으면, 연말에는 '올해의 표지' 를 뽑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직 열달이나 남았지만, 미리 뿌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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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월의 아름다운 표지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 2010-03-07 14:22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를 읽으며 잘 준비를 하는 나에게 강기사는 5시반에 깨워줘- 그러구 방으로 들어갔고, 3일만인가 4일만에 들어온 동생은 7시에 깨워줘- 그러구 들어갔다. 막상 잠을 접기로 맘을 먹으니, 배가 무지 고프다. 동생아 라면 하나만 끓여주고 자라. 는 누나의 청을 '지금 먹음 안 돼' 대박대박 그러면서 지 방으로 쏙- 지는 오겹살 처묵처묵하고 왔다면서 ㅜㅠ 라면 먹어도 괜츈할 것 같은 시간을 기다리며, 2월의 아름다운
 
 
하이드 2010-02-27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답시다!

moonnight 2010-02-2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내러오다가 화들짝 놀랐다는 ^^; 네네. 댓글 달아야죵;;;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요. 어제 서점에서 보고 저도 모르게 살 뻔 했어요. -_-; 참 맘에 들게 예쁘더라고요.
문득 정신차리고 내려놓긴 했지만, 한 권도 안 샀으니 사놓을까 싶어져요. ^^;

하이드 2010-03-01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은 매년 살 것 까지는 없어도, 한 권 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Kitty 2010-03-01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칠레의 밤 표지는 시쳇말로 죽이네요. 너무 예뻐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은 지금 오고 있는 중...
외국이름 표기랑 이것저것 내용이 알찬거 같은데 저한테 진짜 꼭 필요한 책이에요. 빨리와라 빨리와!
찰리브라운도 당연히 쓸어담아갑니다 -_-;;
 


 
  • 소개 : 1957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났다. 1984년 코펜하겐 대학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작가가 되기 전까지 발레 무용수, 배우, 선원, 펜싱 선수, 등산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처녀작인 《덴마크 꿈의 역사 Forestilling om det Tyvende arhundrede》(1988)와 단편집 《밤의 이야기 Fortællinger om natten》(1990)를 출간한 뒤, 1993년 발표한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1997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듬해 발표한 《경계선에 선 사람들 De maske egnede》과 1996년에 발표한 《여자와 원숭이 Kvinden og aben》 이후 10년 만에 《콰이어트 걸》을 발표했다. 현재 부인과 두 딸과 함께 코펜하겐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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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으로 페터 회는 한국에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스테디셀러가 된 좋은 리뷰가 살린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마음산책에서는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의 성공에 힘입어 몇해 후 비슷한 컨셉으로 <로라, 시티>를 선전하기도 합니다만, 이 책은 스밀라와는 상관없구요.  
    추운 나라, 하얀 눈을 배경으로 강인한 여자와 약간 덜 떨어진듯한 남자 주인공이 나옵니다. 아이가 옥상에서 떨어져서 죽고, 사고로 처리된 아이의 죽음에 의문을 느끼고 조사하는 여자주인공, 스밀라가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이웃하는 정비공의 도움을 받습니다. 이 소설이 추리소설로 소개된 걸 볼 때마다 흠칫 놀라요. 추리장르가 맞기는 한데, 한 단어로 정의하고 싶지 않은 소설이어서 말이지요. 스밀라는 그냥 스밀라지요. 후에 영화로도 나왔어요. 줄리아 오몬드라는 여배우를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이 영화와 '러브 오브 시베리아' 에서와 같은 좋은 역할을 많이 했어요. 남자 배우는 가브리엘 번으로, 무지 멋있다고 생각하는 배우인데, 이 역과는 좀 안 어울렸어요.   
     
     
     
     
     
    <에라스무스, 사랑에 빠지다>도 예전 버전으로 읽었어요. <여자와 원숭이>라는 제목으로 까치글방에서 나왔었지요.
    인상깊기로 치면 스밀라보다 더 인상 깊은 이야기에요. '여자'와 '원숭이' 가 사랑에 빠지거든요. 부잣집에 시집온 여자는 남편이 실험하는 에라스무스라는 이름의 원숭이를 알게 되요. 사람들은 모르지만, 에라스무스가 인간처럼(사실은 인간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말을 할 줄 안다는 사실도 알게 되지요. '같이 갈래요' 라고 에라스무스의, 원숭이의 물음에 그녀를 한 발 앞으로 나서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때도, 지금도 궁금합니다.  불편한 이야기지요. 원숭이와 인간의 사랑이라니. 물론 우리는 '킹콩' 같은걸 보기도 했습니다만.  페터 회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헐리우드 판타지와는 멀어 있어요. 책의 결론은 '인간 (문명) 비판'이에요. 마지막 장면은 꽤나 인상적입니다. 아니, 이 책 속의 많은 장면들이 인상적으로 한 번 읽으면 머리에서 잘 안 떨어집니다. 아무래도 '인간여자'와 '원숭이남자'의 투샷이다보니..  
    그 기묘한 이야기를 페터 회는 잘 요리해요. 흔한 소재도 페터 회가 이야기하면, 뭔가 독특해 보여요.  
    대학 초년생때 읽었던 나 혼자 좋아하던 스밀라가 10년이 지나 베스트셀러가 되어 회자되기 시작했을 때 왠지 심드렁했어요. <여자와 원숭이>도 대학 때 읽었고, <에라스무스, 사랑에 빠지다>라는 가벼운 제목은 그닥 인기도 못 끈 것 같고. 무튼, 그러던차에 <경계에 선 아이들>이라는 신간이 나왔지요. 처음 번역되는 작품이고, 페터 회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해요. 작품 속 주인공 소년의 이름이 페터이고, 나중에 입양되는 부모의 성이 '회'에요. 학대받는 아이들. 남들과 다른 아이들.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실험대상 취급을 받았던 건 페터 회의 어린 시절 경험이라고 해요. <경계에 선 아이들>은 처음부터 '시간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다 읽고 나서도 긴가민가 한 건 독자인 내가 미련해서라고 하고요. 페터 회의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어딘가 모두 고독했지요. 여자건, 남자건, 사람이건, 원숭이건. 어른이건, 아이이건.  
    뭐랄까, 페터회식 고독의 원류를 본 것 같아서, 불편했어요. 내가 페터 회를 좋아했던건 스밀라가 좋아서기도 했지만, 작가 이력을 보고 좋아했던 것도 있거든요. 좋아하던 작가의 학대당한 어린시절 이야기 같은거, 전혀 상상도 못했어서 그간의 책들에 작가의 경험을 대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지요. <경계에 선 아이들>에 나오는 아이들은 정말정말 외롭고, 갈데 없어 보여서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출렁거렸어요. 무튼, 오래간만에 나온 신간이라 반가웠는데, 약간 '당했다' 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근간에 페터 회의 신간 몇 권이 보였는데, 두 달여만에 또 페터 회의 신간을 보게 되었네요. <콰이어트 룸> 이에요.  
    지진과 홍수로 코펜하겐의 일부가 가라앉아버린 가까운 미래. 세계적인 서커스 광대인 카스퍼 크론은 바흐의 광팬이자, 사람들에게서 발산되는 소리와 음조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신비로운 능력을 가졌다. 도박 빚에 빠져 탈세를 한 카스퍼는 자신과 똑같은 능력을 가진 한 무리의 아이들을 보호해주면 죄를 면하게 도와주겠다는 미스터리한 수녀들의 임무에 말려들게 된다. 그 아이들 중 한 소녀가 사라지자 카스퍼는 소녀를 찾기 위해 위험한 여정을 시작하는데…….  -알라딘 책소개中- 
    이번에도 쉽지 않아 보여요. 표지도 무척 아름답네요. 그러나 역시 페터 회라서 궁금해요. 또 어떤 신기하고 외로운 이질감 드는 이야기를 들고 왔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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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onnight 2010-02-26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덕분에 알게 된 작가지요. 스밀라랑 에라스무스 너무 좋게 읽었는데 경계에 선 아이들은 사놓고 아직 못 읽었어요. 콰이어트 걸도 얼른 보관함으로 ^^

    하이드 2010-02-26 16:04   좋아요 0 | URL
    달밤님, 내는 작품마다 가장 믿음직한 작가중에 한명이죠. ^^

    비로그인 2010-02-2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orderliners 때문에 한달을 날려먹었는데.. 또 나왔군요.

    '페터 회 식 고독'(이런 게 있다면)의 좋은 점은
    '단 한 번만이라도 빛을 보았다면, 평생 그 빛을 그리워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정도일까요.
    이런 건 우리를 더 살게 하는 고독이지요.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살아야만 하니까.

    '스밀라..'의 스밀라처럼, '경계..'의 카타리나처럼, 무엇을 진실로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를 멈출 수 없는 사람은 그 길을 누구와도 끝까지 함께 할 수 없기에 끝내 고독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렇기에, 그들이 빛나보이는 걸 부인할 수도 없지만요.

    하이드 2010-02-26 16:07   좋아요 0 | URL
    페터 회 식 고독 .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 페터 회식 고독이라고 썼다가 페터가 회식한다는거 같아서 그냥 다 붙여 썼는데 ^^

    '단 한 번만이라도 빛을 보았다면, 평생 그 빛을 그리워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는 건, 고독 + 상실감 내지는 박탈감 + 채워질 수 없는 공허. 뭐 이런 걸까요. 어우, 고독만으로도 근근히 버티는데, 페터 회 읽기가 괜히 힘든게 아니었군요.

    안 빛나고 녹슨 채 있어도 좋으니깐, 조금만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mira 2010-02-26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작가를 알게되었네요 잘몰랐는데 고마워요

    하이드 2010-02-26 16:08   좋아요 0 | URL
    아주 진지한 작가에요. '좋은' 이야기를 '잘' 하는 작가요.

    kimji 2010-02-2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아요. 저도 알라딘이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나쳤을 작가였지요. 어쩐지, 이 페이퍼는.. 추천을 세 번은 해야 할 것 같아요. 뭐랄까, 왜, 가슴이 스산한거지. 마지막 문단,
    '이번에도 쉽지 않아 보여요. 표지도 무척 아름답네요. 그러나 역시 페터 회라서 궁금해요. 또 어떤 신기하고 외로운 이질감 드는 이야기를 들고 왔을지.'

    - 요,로 끝나는 어조때문에. 어떤 경건함까지. 뭐랄까, 문제마저도 페터 회의 색깔을 담으려고 한 것 같아서...


    하이드 2010-02-2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터 회의 책들을 생각하면서 글을 써서 그럴까요? ^^


    pjy 2010-02-27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진지한 작가의 책한번 읽어볼까요??
     
    결혼의 변화 - 상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일롱카, 페터, 유디트  
    여자, 남자, 또 다른 여자
    소시민, 시민(신사), 하층계급  

    이런 구조의 이야기이다. 외국작가의 책이 많이 번역되어 나올 때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것도 다소 생소한 국가인 헝가리 작가라면. 이 작품이 가장 좋을꺼라고 해설에는 나오지만, 뭐, 그건 산도르 마라이의 책을 앞으로 더 읽어나가면서 볼 일이고. 독특한 형식의 독특한 사랑 이야기다. 물론, 사랑 그 자체는 진부하다. 사랑이야기야 진부하지. 남자 하나에 여자 둘이라니, 그것도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뭐 이런 소재 한두번 봤나. 근데, 그게 다가 아니다.  

    이야기는 세 등장인물의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일롱카는 미국에서 막 온 오래 헤어져 있던 친구에게 자신의 결혼생활을 이야기하고, 페터는 그 이후의 일을 또 다른 친구에게 이야기하며, 그 이후의 일은 유디트가 드러머 남자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각각이 같은 사건을 이야기하지만, 시간은 계속 흐르는 거.  

    하나의 만남이라는 이벤트가 각각의 입장에서 말해질때마다 변하면서 환상을 팍팍 깨주는지. 이게 '결혼의 변화'입니까?

    너무 다른 세 사람의 모습에서 조금씩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세상에 서로 맞는 사람은 없어' 라는 진리를 온 몸으로 부딪혀 깨달은 일롱카
    '삶의 외로움을 즐기고 포용하라'는 페터
    '취할 수 있을 때 취하라는(take)' 유디트

    사랑, 결혼에 대해 이렇게 꼬고, 저렇게도 꼬아보며 다양한 방식을 이야기하고, '외로움'이라는 주제에 강박이라도 느끼듯이 반복해서 이야기하며, 각각의 계급으로 인한 마찰과 배려 아닌 배려를 집요하게 이야기하는데, 그 '계급'이라는 것이, 사회적 계급만은 아닌 것이, 덜 사랑하는 사람. 연약한 사람, 소심한 사람, 일단 지르고 보는 사람, 꾹 참기만 하는 사람, 그들 모두가 '사랑' 이라는 괴물 앞에서 하층계급이었다가, 귀족이었다가. 그렇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그렇지. 꼭 '사랑'이 아니라도. '사랑'이라는 안경을 쓰고 보면 그 모든 것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저자는 그것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되게 재미있게 읽었는데, 리뷰가 이렇게 밖에 안 되네.    

    각각의 화자가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방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마음 너덜할때 남의 연애사 이야기 들으면서 멍때리고 있기 좋은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가난함과 부유함 사이에는 엄청나게 많은 단계가 있어. 그리고 가난한 정도도 얼마나 천차만별인 줄 아니? (중략)
    나는 어떤 식으로든 삶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서 교육을 받았고, 그 사람은 무엇보다도 절도 있고 교양 있고 우아하게 살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교육을 받았어. 시댁에서는 그 원칙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지. 이것은 정말 엄청난 차이야. -17-   

    네 시아버지는 나를 사랑했어. 언제나 그렇단다. 어느 한쪽이 사랑을 더 주기 마련이야. 그러나 사랑을 주는 편이 차라리 마음은 더 홀가분하단다. 너는 네 남편을 사랑하잖니. 마음고생은 할지 몰라도 그 편이 더 나아. 나는 전혀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감정을 견뎌야 했단다. 그게 훨씬 더 힘들어. -81-   

    전체적으로 이미 시들해져서 더 이상 위급해 보이지 않았어요. 세상에는 홍수나 야만적인 힘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관성의 법칙도 존재하지요. 그 법칙을 존재하십시오. -217-  
     

    외로움이 곧 고통을 의미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아. 나는 오롯이 혼자 있을 때보다 사람들 가까이에서, 사교적인 모임에서 더 많은 고통을 겪었어. 어른들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혼자 어두운 방을 지키는 어린아이처럼 누구나 한동안은 외로움을 징벌처럼 느끼기 마련일세. 그러나 언젠가는 어른이 되고 외로움이나 의도적인 진정한 혼자 있음은 징벌이나 괴팍함, 상처 입고 무력하게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유일한 인간다운 상태라고 깨닫게 되네. -292-   

    사람들이 이따금 선뜻 악한 짓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착하다고 말했어.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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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그인 2010-02-24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으로 마음이 아주 너덜너덜한데, 읽어야 할까 봐요.

    하이드 2010-02-24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아하실 것 같아요, 주드님. 누가 이야기해주는 듯한 이런 문체, 잘 못 쓰면 디게 유치하고 갑갑한데, 이 책은 끝까지 재밌어요. 기혼자의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책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