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신간마실 페이퍼에 요일을 붙이는데, 이렇게 붙이면, 아, 하이드는 월요일마다 신간마실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지난 두 번의 신간마실 제목은 '목요일의 신간마실' , '화요일의 신간마실' 이었....

 

다른 제목 쓰기에 머리를 쓰지 않는 게으름을 피우는 탓이라고 하겠다.

 

직원을 뽑고, 이제 며칠 일했지만, 하느님 감사합니다. 흑흑. 임. 생활패턴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10일의 큰 산만 넘으면, 남은 기간동안 졸업식 꽃다발과 발렌타인데이 상품을 가열차게 팔아보리라. 이번주에도 뜨문뜨문 졸업 있긴 한데, 꽃사세요~ 꽃사세요~ 랄까;;

 

여튼, 월요일의 신간마실

 

 

  미카엘 엥스트륌 <멀어도 얼어도 비틀거려도>

 

 더는 황량할 수 없을 것 같은 현실에 처한 작고 여린 한 소년이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법과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 지옥을 지나 집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곁으로 오기까지의 멀고도 험한 여정을 슬프고도 따듯하게 그려낸 수작으로 스웨덴에서는 모든 연령대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낭기열라의 청소년 소설이다. 미스터리같기도 하고, 성장소설 같기도 하고. 알라딘을 들썩였던   <앰 아이 블루> 가 떠오르기도 한다. 가여운 아이의 이야기라고 하니 <라스트 차일드>도 생각나고. 아.. 라스트 차일드.. 요즘 들어 자꾸 생각난다. 스웨덴 작가 미카엘 엥스트륌의 책은 제목부터 되게 쓸쓸하다. 멀어도 얼어도 비틀거려도. 하지만 원제는 Isdraken 이스드라켄 정도로 읽어도 될까? ice dragon이란 뜻이라고 한다.

 

 

 

 

 

 

 

 

 

 

 

 마저리 키넌 롤린스 <비밀의 강>

 

2012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퓰리처 상을 수상한 20세기 미국 동화 작가 마저리 키넌 롤링스의 글에, 50여 년간 함께 작업해온 미국 그림 작가 부부 레오 딜런, 다이앤 딜런이 새롭게 그림을 그렸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드러내는 상징인 '비밀의 강'을 찾아 나선 소녀의 모험을 담은 환상적인 그림책이다.

그림이 꼭 민화같아

 

 

 

 

 다비드 베 <발작>

 

간질 발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한 가족의 이야기로, 병을 극복하려는 가족들 의 노력과 고통, 고단한 삶의 여정을 그려내 가족의 의미와 인간의 본질을 바라보게 하는, 묵직한 인생의 기록이다.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여섯 권이 출간되어 완결되었으며, 세미콜론에서는 이를 합본하여 총 두 권으로 출간한다.

작가인 다비드 베는 이 책으로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시나리오 상, 이그나츠 상 작가상을 받았고, 《퍼블리셔스 위클리》로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가장 위대한 그래픽 노블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가 2012 년 선정한 세계 50대 만화 중 8위에 오르기도 했다.

 

강렬한 그림체와 무거운 주제의 그래픽 노블이다.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선전하는 그래픽 노블 중에는 정말정말정말 대단한 작품들이 많은듯. 잘 팔릴까 걱정되지만, 뭔가 덕후의 심정으로 열심히 잘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미메시스, 세미콜론 화이팅!

 

 

 

 

 

 

 

 

 

  밀란 쿤데라 <소설의 기술>

 

쿤데라의 에세이들과 대담, 그리고 연설문들을 엮은 작품. 책에 수록된 글들은 '여러 특정한 정황에서 쓰였지만 언젠가는 소설의 기술에 대한 생각들이 결실을 이루게 될 한 권의 평론집으로 묶일 수 있게 되리라는 생각'에 따라 구상되었다. 이들은 교묘한 날실과 씨실처럼 엮여 쿤데라의 소설 쓰기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덕후심을 자극하는 밀란 쿤데라 전집

 

 

 

 

 

 

 

 

 

 이렇게나 많이 나왔었군요!

모아 놓고 보니 르네 마그리트와 밀란 쿤데라

좋은 조합입니다.

 

 

 

 

 

 

  아빠에게 구정때 선물하고 싶은

 <옛그림 따라 걷는 제주길>

 

 

 

 

 

 

 

 

 

 

 

그 외 보관함에 쌓인 책들

 

 

 

 

 

 

 

 

 

 

 

 

 

 

 

 

 

 

 

 

 

 

 

 

 

 

 

 

 

 

 

 

 

※ 이 서재 블로그는 알라딘 구매 독자를 무시하고 알라딘에 출고 정지 결정을 한

'마음산책', '창비', '돌배게', '김영사','산지니', '양철북', '뜨인돌', '현암사' 의 책을 불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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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고양이 2013-02-05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란 쿤데라 전집 표지가 눈에 띄네요.
정말 표지만으로도 소장욕을 자극합니다;; 후덜덜;;
 

가장 좋았던 세 권

 

 

 

 

 

 

 

 

 

 

 

 

 

 

 

 

강상중의 책은 늘 좋았다. 이번 <살아야 하는 이유>는 서문부터 절절하다. 저자가 잉크가 아니라 피를 찍어 글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아들의 자살과 뒤이은 일본 대지진을 겪으면서, 저자가 삶을 해석하는 교본이 되어 주는 윌리엄 제임스, 소세키, 바버, 빅터 프랑클 등의 글들을 인용하고 있다. born twice 두 번 살기. 평온한 삶이 아니라, 좌절을 겪고, 그것을 극복하며 새로이 두번째 삶을 살며, 인간으로서의 의미 찾기.

 

 

살아야 하는 이유, 그러니까 죽지 마 http://blog.aladin.co.kr/misshide/6097165

 

토마스 쿡의 <붉은 낙엽>

가족의 무너진 것은 소녀의 실종이 아니라 의심때문이었다. http://blog.aladin.co.kr/misshide/6117428

 

와.. 읽는 내내 감탄. 1월부터 좋은 책을 세 권이나 만났는데, 토마스 쿡의 <붉은 낙엽>은 정말 여운이 길다. 흔한 소재와 길지 않은 분량, 자극적이지 않고,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자칫 지루하고 어려울 수 있는 진행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고, 의미 있었던 책. 이 책을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한정하기는 정말 아깝다. 필립 로스의 <에브리맨>과 존 어빙의 <가아프가 본 세상>을 떠올리게 하는 삶의 덧없음과 잔인함. 일상의 비일상. 가족이라는 강하고도 약한 연결고리.

 

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

인간은 변할 수 있다. 왜냐하면 .. http://blog.aladin.co.kr/misshide/6114934

 

재미있다. 읽은 후로 <습관의 힘>을 계속 생각하는 '습관'을 버릴 수가 없다. 개인, 회사, 사회의 습관을 파헤친다. 여러모로 유용하다. 사례들도 흥미롭고, 흔한 사례도 습관의 힘.에 비추어 해석하고 분석하여 지루하지 않다.

 

 아즈마 나오미 <사라진 소년>

 

추운 눈나라의 따뜻한 바의 겉은 냉철하고 속은 따뜻한 탐정 이야기 http://blog.aladin.co.kr/misshide/6114788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세번째... 인데, 어쩌다보니;; 처음 읽은게 이 책. 앞에 두 권은 찾아봐야겠다. 뭔가 불야성 시리즈를 떠올리게도 한다. 그렇게까지 독하진 않습니다만. 유머와 하드보일드가 있는 시리즈.라는 책소개가 있었는데, 유머가 방점은 절대 아니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의 공식에 충실하여 익숙하면서도 이 시리즈만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존 스칼지 <마지막 행성>

 

노인의 전쟁 시리즈를 아직 읽지 않은 당신이 부러워 http://blog.aladin.co.kr/misshide/6102770

 

재미있다. <노인의 전쟁>이 재미있고, <유령 여단>이 재미에 의미까지 더했다면, <마지막 행성>은 그 중간인 느낌. 이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어야 합니다.

 

 

 

 

 

 

 

 어슐러 르 귄 <세상을 가리키는 말은 숲>

 

제목이 무지 멋지다.  The word for world is forest

 

단순한 스토리의 거대한 이야기. 어려운데, 여운은 가장 긴 이야기

 

헤인 시리즈 중에 가장 어려웠다. 재미가 없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닌데 말이다.

 

 

 

 

 

 

 

 김 훈 <밥벌이의 지겨움>

 

밥벌이의 지겨움 http://blog.aladin.co.kr/misshide/6095701

 

책은 작가와 독자로 이루어지는데, 이렇게 예민한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는 뭔가 주눅든다. 
 

 

 

 

 

 

 

 

 가브리엘 툴러 <남자, 그림이 되다>

 

그림 속의 남자, 자세히 관찰해 보기 http://blog.aladin.co.kr/misshide/6080364

 

괜찮았다. 이런류의(?) 책은 괜찮거나 아주 별로거나.

카테고리 나눈 것도 좋았고, 예경의 만듦새도 좋다.

 

 

 

 

 

 알렉스 존슨 <세상 모든 책장>

 

 애서가의 꿈, 세상 모든 책장 http://blog.aladin.co.kr/misshide/6079489

 

로망 책장, 디자인 책장, 눈이 즐거운 책 책

 

 

 

 

 

 

 디자인 뮤지엄 <세상을 바꾼 50가지 드레스>

 

드레스가 세상을 바꾼다면 http://blog.aladin.co.kr/misshide/6079999

 

이 시리즈의 소장가치는 충분. 생각날 때마다 들쳐보고 또 봐도 재미.

디자인 / 미시사 쪽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사진들도 훌륭하고, 글도 재미.

 

 

 

 

 

 

 

 콜린 멜로이 <와일드 우드>

 

내가 간다, 마녀야. 내 동생을 구하러 내가 간다. http://blog.aladin.co.kr/misshide/6067099

 

와일드 우드 연대기 1편이다. 아티스틱한 일러스트는 부인인 카슨 앨리스

모험 이야기 좋아. 숲과 숲에 어우러져 사는 나무, 풀, 동물, 새, 인간들의 이야기도 좋아.

 

 

 

 

 

 

 

 윤여일 <여행의 사고>

 

여행의 맥락 http://blog.aladin.co.kr/misshide/6067674

 

정초가 아니었으면 끝까지 읽어 내지 못했을 노재미

 

 

 

 

 

 

 

 

 

 포송령 <요재지이> 보르헤스 엮음

 

중국 서재에서 나온 이상한 이야기 http://blog.aladin.co.kr/misshide/6055898

 

요재지이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처음 보는 것도 다 왠지 익숙한데 ^^; 보르헤스의 해설이 기가막히게 좋았다.

 

익숙하지만, 뭔가 현대, 한국 감각에 묘하게 어긋나는 점도 좋았고,

 

책도 예쁘고 손에 착착 달라붙어 좋다.

 

 

 

 

 

체비 스티븐슨 <스틸 미싱>

 

납치, 감금, 스톡홀름 신드롬과 극복의 미스터리 http://blog.aladin.co.kr/misshide/6055106

 

확실히 다른 감금 혹은 강박 스토리에 비해 다르긴 하다. 무겁거나 하드보일드 분위기가 아니라 너무 가벼워서 초반엔 좀 놀라며 읽었다. 재미는 읽는데 몰입은 좀 약했던듯.

 

 

 

 

 

 

 

 발 맥더미드 <피철사>

 

미스터리 최고의 남녀 듀엣이지 않을까 http://blog.aladin.co.kr/misshide/6051113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는 다 좋아하고, 다 좋아할 예정이지만, <피철사>는 <인어의 노래>에 비해 좀 약한 감이 없지 않았다. 좀 더 가벼운 재미? 라고 하기엔 이 시리즈 자체가 엄청 어둡기에 다른 하드보일드보다 한참 무겁긴 하다.

 

캐롤은 프린지의 올리비아 더넘과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사물 여자 캐릭터!!

 

 

 

 

 

찍접거리다 다 못 읽고 2월이 되어 버린 책들은 :

 

 

 

 

 

 

 

 

 

 

 

 

1월에는 한가했는데, 열다섯권밖에 못 읽었네 'ㅅ'

2013년엔 이백권을 읽어보자 했던가 삼백권을 읽어보자 했던가

스마트폰에 코박는 것만 덜하면, 두 배는 더 읽을듯. 이월엔 스마트폰을 덜 보고 책을 더 읽겠습니다!

 

 

※ 이 서재 블로그는 알라딘 구매 독자를 무시하고 알라딘에 출고 정지 결정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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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3-02-03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_*; 예전만큼 읽지는 못하셔도 만만찮은 내용의 책들을 이만큼 읽으시고 리뷰까지 충실히. 훌륭하세요. 하이드님^^
저도 불끈 용기를 내봅니다. 2월도 열심히!^^

하이드 2013-02-04 12:44   좋아요 0 | URL
리뷰는 꼭 써두려고 하고 있어요!

twoshot 2013-02-03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의 사고]저자는 윤여준이 아니라 윤여일이네요,,정치에 민감하신듯;;

하이드 2013-02-04 12:44   좋아요 0 | URL
하하하 ^^;;;;;; 읽는 내내 페이퍼 쓸때마다 틀리네요 ㅡㅜ
 

세월이 흐를수록 그 진가를 발휘하는 빈티지 와인처럼 웨딩부케도 마찬가지다. 사진 속 결혼식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면 트렌디하지는 않지만 오래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빈티지 스타일의 부케를 선택할 것

 

 

 

봄날의 결혼식에 잘 어울리는 빈티지 부케를 찾고 있다면 화이트와 옐로, 그린 컬러가 조화를 이룬 부케를 추천한다. 세 컬러의 조합이 빈티지한 느낌과 따뜻한 무드를 동시에 자아내기 때문

 

 

 

 

 

 

친구가 결혼한다. 친구 남편될 사람은 롯빠이다.

처음으로 친구의 부케를 해주게 되었다.

 

친구가 웨딩플래너와 결혼식에 필요한 이야기 하는 동안 나는 처음 본 남편과 롯데의 미래를 심각하게 논했;

고원준 그시키 술 처끊어야 하는데 .. 하면서, 어이어이,

 

드레스 피팅하는 곳도 처음으로 가 보았는데, 우와 - 난 꽃만 비현실적으로 미치게 예쁜 줄 알았는데,

겹이 천겹은 될듯한 웨딩드레스도 정말 예쁘더라.

 

어울리는 꽃은 하노이, 겹이 무한하게 많은 하노이, 화이트 라넌큘러스로 생각하고 있다.

스윗피도 한참 나올때이니 스윗피도 좋고, 하노이에 스윗피 드레스 치마 만들어줄까? 음..

 

그나저나 프로 포토그래퍼의 사진은 역시 틀리죠? 나 너무 잡지 나오자마자 자랑? ^^

기자님이 봄느낌, 봄느낌, 강조하셔서, 달큰한 향기의 수선화와 몽글몽글 라넌,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의 비단향꽃무, 그린 트리폴륨으로 만들었더랬다.

 

근데, 다른 분들 한거보니, 봄보다 빈티지에 방점 두신듯.

 

그나저나 이번에 소유진 결혼할 때 수선화 들어간 부케 들은거 보고, 수선화를 부케로 하다니, 특이하네, 했는데,

나도 수선화 부케 했네; 여튼 한치 뒤를 못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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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9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29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지음, 장은재 옮김 / 고려원북스 / 201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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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실종되고, 사람이 죽고, 용의자와 경찰이 있으며, 범인이 있다.

실종된 소녀의 가족이 있고,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의 가족이 있다.

 

토마스 쿡의 <붉은 낙엽>은 추리소설의 소재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문장과 사유는 장르를 넘어선다.

'의심' 이라는 흔한 감정을 가장 문학적인 언어들로, 가장 대중적인 장르의 틀을 가지고 집요하게 파고 들어 기어코 강한 여운을 남기고 만다.

 

이 짧은 소설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작가들은 카슨 매컬러스, 필립 로스, JCO 등이다. 문장들에서는 카슨 매컬러스,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갈 뿐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숨 멈추고 읽게 하는 필력은 JCO,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의 여운, 다시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는 필립 로스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의 줄리언 반스 까지도 떠올리게 한다.

 

완벽해 보이는 가족, 완벽한 줄 알았던 가족의 집 앞에는 붉은 낙엽을 떨구는 일본 단풍나무가 있다.

완벽한 가족인 줄 알았던 걸까, 완벽한 가족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걸 깨달은 줄 알았던 걸까.

 

역자는 심지어 후기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독자께서 이 책을 읽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면..'

 

이 결말은 원하지 않는 결말이지만,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플법도 한데, 그렇지는 않았다. 아이러니한 삶과 죽음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마음이 흔들흔들 하기는 하지만. 여튼, 만만치 않은 이야기다. 작가는 독자에게 굉장히 불친절한데, 그 불친절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번역 문장도 굉장히 수려하다. 그래서 더 원서도 읽어보고 싶다.

 

그날 아침나절에 모든 문제가 일거에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비이성적인 희망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아무 근거도 없는 희망이었다. 나는 우리가 파멸에 직면하면 희망을 만들어내도록 설계된 기계에 불과하다고 믿게 되었다. 우리는 주위에 폭탄이 터지고 있는 도중에 평화를 희망한다. 우리는 종양이 더 커지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며, 우리의 기도가 빈 공간에 하릴없이 흩어져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는 희망을 갖는다. 우리는 사랑이 사그러지지 않을 것이고, 우리 아이들은 무사할 거라는 희망을 갖는다. 우리가 탄 자동차가 화강암 절벽 앞에서 멈추는 순간에도 혹은 우리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쿠션이 우리를 받아줄 거라는 희망을 갖는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고통 없는 죽음과 영광스러운 부활이라는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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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쿡의 <붉은 낙엽>

 

 와........................ 얼마나 우울하냐면, 평소 작업송으로 걸어 놓은 음악들이 다 책 읽는데 새삼 방해되는 것 같이 느껴질정도다.

 

우울한데, 문장 하나하나는 또 아름답다. 카타르시스 느낄 수 있겠어.

 

다 읽고, 바로 두 번 읽고 싶은 이야기다.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기보다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로 진행되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나도 누가 강추해서 읽지 않으려다 읽었는데, 감사!

 

 

곤란이란 렌즈를 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지 모든 것에 좀 더 예민하게 초점을 맞추게 만드는 변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다. 마음 써주는 사람이 누구이고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은 누구인지, 순수하게 친절한 사람은 누구이고 친절을 가장하고 있을 뿐인 사람은 누구인지, 초점이 맞으면 홀연히 보이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마구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직 1/3 정도밖에 안 읽었는데, 이런 책은 첫장부터 느낌이 딱 오더래니깐.

 

장르소설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추천할 수 있어.

 

여덟 살 소녀 에이미가 집에서 실종된다.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은 실종되기 전, 에이미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중학생 키이스. 아르바이트로 베이비시터 일을 하는 키이스는 사건이 벌어진 날 밤 에이미의 집에 머물렀던 것이다. 곧바로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마을 사람들의 의혹과 편견 섞인 시선이 키이스에게 쏟아진다.

키이스의 아버지 에릭 무어는 아들의 무죄를 철석같이 믿고 자신의 아들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의무가 있지만, 그날 밤 키이스의 불확실한 행적에 본인조차 한 조각 의심을 거둘 수 없다. 애초부터 매사 뚱하고 인간관계에 서툰 키이스가 마음에 차지 않았던 에릭은 점차 커져가는 마음속 불신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그날 밤의 진실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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