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년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3
아즈마 나오미 지음, 현정수 옮김 / 포레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방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흰색 마직 슈트로 갈아입고 '산책로'에서 있었던 소동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기억해낼 때마다 입 안에 금속성 맛이 느껴지는 흥분이 되살아났다. 냉장고에서 삿포로 흑맥주를 꺼내 단숨에 비웠다.

 

처음 이 시리즈가 나왔을 때, 삿포로가 배경인 유머와 하드보일드의 결합이라는 책소개에 갸우뚱했던 것 같다. 하드보일드를 좋아하고, 시리즈물, 탐정물을 좋아하고, 삿포로까지 좋아하는 나는 아마 이 모든 것과 '유머'가 결합된 것에 끝내 갸우뚱하며, 안 읽었었나보다. 그러면서도 바가 나오는 바 배경의 미스터리들을 줄줄이 읽으면서 이 시리즈를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다 읽고 땅을 쳐봤자 소용 없지만, 3편인 <사라진 소년>부터 읽어버렸다. (읽으면서도 굳게 나는 이 시리즈를 읽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음.... 이라는건, 그렇게 낯선 소재와 캐릭터는 아니라는 반증이겠지만)

 

시리즈물이 그렇고, 하드보일드물이 그렇듯, 독자가 비슷비슷한 이야기의 변주를 듣고 싶어한다는 면에서 이 시리즈는 그 기대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장점이기도 하고, 아직 이 시리즈만의 매력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단점이기도 하다.

 

스스키노 시리즈에 열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재미있었다.

 

미모의 여교사 하루코가 바 '켈러'를 찾아온다. 탐정은 문제에 휘말린 쇼이치를 구하고, 둘 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우연히 의기투합하게 된다. 그리고 소년은 사라진다. 소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탐정.

 

소년의 선생님에 반하며, 뭔가 맘에 들었던 소년을 찾기 위해 너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낯설지만, 이게 바로 이 탐정의 캐릭터인듯하고, 유머도 있지만, <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처럼 만담 느낌이거나 그런건 아니다.

 

3번째 시리즈를 처음으로 읽어버렸지만, 이 탐정의 캐릭이 어렴풋이나마 잡히긴 한다.

 

추운 눈 나라의 따뜻한 바의 겉은 냉철하고 속은 뜨거운 하드보일드 탐정

 

시리즈 1과 2까지 읽으면 좀 더 정붙일 수 있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