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철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8-2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 2
발 맥더미드 지음, 안재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미드 수사물에서야 남녀 주인공의(남남이라도 브로맨스 같은거 만들어낼정도이니;) 이어질듯 말듯 로맨스가 빠지지 않지만,

미스터리물에서 남녀주인공이 잘 엮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드보일드물의 형사나 탐정이나 경찰은 예쁜 여자를 구해내지만, 거기까지. 로맨스가 들어가면, 재미가 없어지고, 개연성이 떨어지고, 남주의 매력도 함께 떨어지곤 했다. ( 엘레노어나 애너만 나오면 재미가 확 ;; )

 

아마, 대부분의 경우 우리의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 설정이 '민폐' 로 나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런면에서,

연쇄살인범이 나오고, 프로파일러가 주인공인 이 시리즈에서의 남녀 주인공의 꽁냥꽁냥은 투박한 번역어에도 굉장히 설렌다.

프로파일러인 토니 힐은 모성을 자극하고, 경찰인 캐롤은 대단히 능력있고, 씩씩해서 말이다.

사건을 해결할때도 늘 서로에게 시너지를 준다. 영드, 수사물 매니아들에게 먼저 알려진 '피철사' (설마 진짜 피철사라는 제목으로 나올줄이야) 시리즈는 <인어의 노래>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이고,

 

필히 <인어의 노래>부터 읽고, <피철사>를 읽기를 권한다. <피철사>부터 읽고 <인어의 노래>읽어도 괜찮고.

 

연쇄살인 이야기야 아주 특별한 몇몇을 빼고는 거기서 거기니깐, 이 작품만의 매력을 꼽는다면,

새로운 일을 맡게 된 캐롤과 토니의 고생담.쯤 되겠다. 새로운 프로파일 부서가 조직되고, 차출된 경찰들을 토니가 교육하게 되고, 캐롤은 토니의 부서로 가는대신 CID로 가서 말 안 듣는 토박이 경찰부하들을 만나게 된다.

 

토니의 수업중, 연습 과정에서 푸른눈의 야망 넘치는 샤즈는 영국에서 여왕과 주교 만큼이나 믿을만한 스포츠 영웅 재코를 의심하는 자료를 만들어 가고, 팀원으로부터 비웃음과 동정을 받게 된다. 어떤 일을 계기로 프로파일 부서는 뭉치게 되고, 토니는 강력계에서 온 그들일지라도 연쇄살인범을 상대하는데는 초보이므로 떨쳐내려 하지만, 그들은 어미 오리를 쫓는 새끼 오리들처럼 토니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캐롤은 연쇄방화로 의심되는 사건을 조사하며 토니와 함께 있을 때 배웠던 '프로파일링'을 사용하고자 하나, 상사에 의해 토니 팀에 조언을 구하게 된다.

 

두가지 사건이 한꺼번에 벌어지며 토니와 캐롤을 다시 엮이게 하는셈이다.

 

<인어의 노래>도 그랬지만, 이 작품에 특히 영화적인 면이 많았다고 생각되는건 연쇄살인범을 찾기 위해 뭉치게 되는 과정, 연쇄살인범을 잡기까지의 과정이다. 적은 연쇄살인범 뿐만 아니라 프로파일링을 개똥으로 아는 아둔한 경찰들이기도 하다.

 

토니 힐 시리즈에서 토니 힐의 캐릭터가 내가 좋아하는 다른 캐릭터만큼 묘사가 잘 되고 있어 살아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마 영드를 인상깊게 봐서 이미지와 합해져서 생생하게 느껴지고, 캐롤과의 합으로 더 생생하게 느껴지니, 그렇게까지 강력한 캐릭터는 아닐꺼다. 아마도. 작가의 글발이 막 대단해서, 옮겨적고 싶은 부분이 잔뜩이거나 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가 매력적인 것은 캐롤과 토니. 여서. 그리고, 강약조절이 분명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흠잡을 곳 없는 스토리 덕분이다. 시리즈를 좋아하는 것은 보통 캐릭터인데, 거기서 좀 비껴나있다고 할 수 있겠다.

요즘은 잔인하고, 더 잔인한 미스터리들이 많지만 ( 찰리 파커라던가;; ) 피철사 역시 빠지지 않는 하드코어함이 있다는 것도 이 시리즈에 강렬한 색을 더한다.

 

애정하는 시리즈에 별 한개 뺀 것은 ( 초반의 분노게이지대로라면 별 네개 빼도 부족한데, 뒤로갈수록 워낙 재미있다!)

옮긴이주가 많아도 너무너무너무 많기 때문. 초반에만 많고, 중후반으로 갈수록 없는걸 보면, 일관성도 없다. ( 덕분에 중후반에야 겨우 몰입할 수 있었지만) 옮긴이주가 너무너무 쓰잘대기 없어서 화나는 좋은 예. 작가가 미스터리 소설로 독자 영어 공부 시키려고 하는 좋은 예. ( Sorry에는 유감이다라는 뜻과 미안하다라는 뜻이 있다. 라는 옮긴이주라던가, Cool에는 멋있다라는 뜻과 춥다라는 뜻이 있다고 옮긴이주 본문 중에 떡 하니 달아 놓는 패기. 이 외에도 발 맥더미드 여사의 언어유희들을 다 옮기지 못해 안달내며, 독서 몰입을 극도로 방해한다거나 말이다. ) 내가 워낙 본문중의 옮긴이주를 좋아하지 않긴 하지만, 누가봐도 심한 옮긴이주가 진짜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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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2013-01-0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드부터 보고 읽는건 어떨까요? 전 원래 원작을 읽고나서 캐릭터를 구축한 뒤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보는 편인데, 책에서 캐릭터의 묘사가 잘되진 않은것 같다니 드라마부터 보는것도 괜찮을 것 같고.. 근데 영상을 먼저보면 얼굴들이 머리에 각인 되더라구요 :-(

폭풍 역자주에 깊은 빡침이 느껴집니다 ㅋㅋㅋㅋ 도대체 얼마나 있길래ㅋㅋㅋㅋ 속도감있게 읽어버리고 싶은데 쓰잘데기 없는 내용들이 덧붙여 있으면 화나죠. 역주를 한꺼번에 뒤로 민다든가, 아래로 빼버리면 그나마 나은데 중간에 수시로 괄호로 설명 붙어있으면 참...난감해요. 그것때문에 읽다 만 것도 몇번 있었음요.

하이드 2013-01-03 08:49   좋아요 0 | URL
저도 원작 있는 경우 원작부터 꼭 보는 편인데, 피철사는 영드부터 봤지요. <피철사> 보고 영드 다시 찾아봤는데, 등장인물 이름만 같고, 내용은 완전히 달랐어요;; 어느쪽을 먼저 읽어도 하나처럼 읽을 수 있을만큼 주인공들의 싱크로율이 대단합니다.

역주... 제가 진짜 ㅎㅎ 이미 긴 글 하나 카페에 토해낸 상태인데도 이래요. 간단하게 언급만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