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한 사람이 드나들 정도의 작은 문은 사람의 인기척을 알리려는듯 작은 종 소리를 내면서 삐걱 거립니다. 너무 오래되어 내려 앉았는지 문 아랫쪽은 아귀도 맞지 않고...
어두운 실내는 작은 백열등 하나가 겨우 사물을 알아볼 정도이지만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그래도 제법 실내를 밝게 해 주고 있습니다.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볼품없는 무쇠난로 위에서는
오래되어 검뎅이가 눌어붙고 여기 저기 찌그러진 모습의 커다란 양은 주전자가
숨가쁘게 수증기를 뿜어내고 있읍니다.
작은 나무 의자 몇개가 난로 주변에 놓여 있고
두꺼운 안경너머로 흔들의자에서 책을 읽던 주인 할아버지가 고개를 들어
왔느냐는 물음을 대신합니다.
주방 한켠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레코드 판 속에서 그녀의 커다란 얼굴이
그려진 자켓을 꺼내 그나마 이 집에서는 가장 신품에 속하는 플레이어에
조심스럽게 올려놓고는 볼륨을 올립니다.
밖에는 언제 그칠지 모르는 함박눈이 지근거리지만
노래가 한없이 흘러나오는 이 집에서는 기다림에 지친 사람처럼
아무때나 낡은 주전자에서 둥굴레차를 따라 마시면서 안주를 합니다.
가끔 난로 주변에 있는 채 마르지 않은 통나무를 난로속에 집어던지면
적어도 난로를 마주하는 부분은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의 온기를 느낍니다.
차 한잔 시키지 않아도 식경이 되면 고구마 밥과 썰지도 않은 포기 김장김치...
그리고 커다란 바가지에 뒷곁에 뭍어 둔 독에서 시원한 동치미를 반찬삼으면
어느새 밥 한그릇은 뚝딱 해치우게 됩니다.
자라는 말은 없지만 가라는 말도 없습니다.
오래되어 솔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낡아빠진 미제 군용담요를 몸에 두르면
난로의 온기에 스르르 잠이 듭니다.
귓가에는 반복되는 나나무스쿠리의 노래가 내려 앉으면서 말입니다.
강원도 방아다리 약수 인근의 그 집에 안가본지도 꽤나 오래 되었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아직 계실런지....
눈이 허리까지 차던 날...가는 걸음을 붙잡지도 않고 언제 올것이냐고도 묻지
않던 ..... 찢어질듯 시멘트 부대로 만든 봉지에 고구마를 가득 담아주시던
주인 할아버지....
10여년의 세월이 무심했지만 올해는 찾아가 보고 싶습니다.
찾아가도 결코 반가움을 밖으로 나타내지 않으셨던 그 분...
가슴 가득 동심으로만 가득찼던 그 할아버지의 말없는 인정이
유독 올해는 더욱 그리워집니다.
01.- Adagio 02.- Love Me 03.- 햐얀손수건 04.- If You Love Me 05.- 쉘부르의 우산 06.- Love Story 07.- The Rose 08.- Seasons In The Sun 09.- Both Sides Now 10.- La Paloma 11.- Song for Liberty 12.- Song of Joy 13.- And I love you so 14.- Sweet Surrender 15.- the rose 16.- Yesterday 17.- Plaisir DAmour 18.- Plaisir DAmour 19.- The Rose 03.- Only Love 20.- Libertad 21.- If You Love Me 22.- over and over 23.- 사랑의 기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