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가치를 갖는 물품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물물교환이건 다른 형태건 서로 주고 받는 유통과정에서 사용되던 화폐는 지금의 형태와는 달랐고 다양한 재료로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지며 제 몫을 다했었습니다. 동전이라는 화폐는 실은 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한나라 이전인 하, 상, 주 나라 시대에 벌써 이런 교환가치를 갖는 동전이 있었다니 실로 동전의 역사는 꽤나 오래되었던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는 청동이건 황동이건 동(銅)이 들어갔기에 동전이라는 말로 통용이 됩니다만 이는 근래의 일이고 그 이전에는 철전(鐵錢), 패전(貝錢)이라고 불러야 할만큼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었었습니다.

  제가 동전을 모으기 시작한것은 꽤 오래 된것 같습니다. 동전이 갖는 역사적 의미나 가치는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동전 모으기의 시발은 대학 때 부산에 여행갔을 때 한 커피숍에 진열되어 있던 동전을 보고나서 부터입니다. 커피숍의 입구를 제외한 벽마다 유리로 된 장식장을 만들고 그 속에 우리 나라의 옛 동전(옆전이라고 하지요)을 진열을 해 둔것을 보고나서 저도 동전을 모으되 세계 각국의 동전을 모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후부터는 기회가 닿으면 동전을 수집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우취상이나 동전전문 판매상을 이용한것은 아닙니다. 직접 그 나라를 방문한다거나 또는 외국을 다녀오는 사람들에게 부탁을 해서는 모았는데, 세계 어느나라를 가던 항상 동전은 필수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귀국시에 다 쓰지못한 동전이 주머니 속에는 항상 남아있기 마련이고...여기에 제가 부탁을 했으니 종류별로 몇 개씩은 더 가지고 오게되니 이런 부탁은 외국에 다녀오는 사람에게는 별로 힘든 부탁도 아니기에 부담없이 가져다 주고 이렇게 저렇게 모은 각국의 동전은 그럭저럭 그 양이 제법 됩니다. (실은 부탁을 하면서 종류당 5개 정도를 부탁하니 경우에 따라서는 제법 많은 양이되니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답니다..^^~)

 멕시코에 갔을 때, 멕시코의 동전을 바꾸느라 10달러를 내고 환전을 하니 1달러당 1000페소가 넘는 관계로 동전의 양이 어린 학생들 신발주머니 서너개나 될 정도로 많아서 낑낑거려야만 했던 일과 유로의 가치가 높아 동전을 모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비싼 댓가를 치뤄야 하는 일...그리고 미국의 25센트 동전에 미국의 50개주의 상징물을 다 넣는 바람에 그 숫자대로 다 모아야 했던 일과 유럽연합의 화폐로 사용되는 유로의  동전마다 회원국의 특징적인 그림을 다 넣는 바람에 그 종류를 모으는데도 수월치 않은 금액이 소요되었던 일들은 동전모으기의 에피소드일 것입니다. 그런데 동전의 크기도 무척 다양해서 어떤것은 두께가 2MM 정도나 되는 큰 동전이 있는가 하면 미국의 경우에는 2불짜리 동전의 희소성으로 인해 찾는데 한참을 걸려서 손에 넣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에서 동전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도 있습니다. 이번에 베트남에 다녀오는 사람이 있어 부탁을 했더니만 베트남에서는 동전을 사용하지 않아 예전에 사용하던 동전을 모은것을 따로 구입해서 가져온 것입니다. 'Dong'라는 화폐단위를 사용하는 베트남에서 동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물가가 워낙 고가(베트남 돈으로)라서 미쳐 잔돈까지 명시하는 물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어쨋든 1802년 부터 사용하던 베트남의 동전은 책처럼 만들어진 돈전첩에 잘 정리가 되어 들어 있는데 초기에는 "明命通寶'라는 엽전을 사용하다가 1885년 부터는 새로운 동전을 사용하였고, 1935년부터 1940년의 6년 동안은 다시 예전의 엽전을 사용한 특이한 경우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동전을 모으다보면 싫어도 그 동전을 들여다봐야 하고 그러다보면 동전에 담긴 그 나라의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영연방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담긴 동전들은 그 크기도 작고 매우 섬세함을 알 수 있는데 뒷면에 담긴 그림은 주로 그 나라의 특징적인것을 담고 있기에 그 나라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아진 동전을 이제는 어떻게 잘 전시를 할것인지를 궁리케 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두꺼운 도화지에 동전을 놓고 동그랗게 오려내고 그 위에 빨간 비로도를 붙여서 미리 뚫어놓은 구멍속에 동전을 쏙 집어 넣는데 이것을 국가별로 한장씩 만든다면 물론 수십개가 되겠지만 그것을 액자속에 넣어 볼 수 있도록 하고 추가로 구하는 국가들의 동전을 계속해서 액자로 만들어 걸어둔다면 그렇게 보기 싫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동전 모아둔것만 멋있으면 무엇하겠어요? 집이라도 으리으리하여 골동품이라도 몇 개 놓여있는 가운데 동전이 더 빛내주면 좋으련만....하여간....그런날을 꿈꾸며 계속 동전을 모으렵니다...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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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11-11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 발리에 갔더니, 말레이시아 화폐 단위로 100루피아 미만은 거스름 돈을 작은 사탕으로 대충 집어 주더군요. ^^



그리고, 미국에서는 각 주마다 25센트짜리의 뒷면 그림이 다르답니다.

표준 도안도 물론 있구요, 각 주마다 다른 도안도 같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50개 주의 것을 다 모으는 것을 재미로 하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참! 리뷰 이제 2개 남았네요! ^^

수련 2004-11-11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우연히 마루에서 굴러다니는 말레시아 동전이 하나있길레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우리의 고구려 벽화고분 묘실단청문양과 똑같은 문양이 그려져 있더군요. 동전의 앞 뒷면의 문양을 살펴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동전문양 하나에서 고대 동아시아 문화의 교류를 느낄수 있었죠. 동전속의 문양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