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알라딘에 접속을 하려면 오류라는 글이 나옵니다. 물론, 그 아래는 뭔지는 모르지만 이상한 수열 같은것도 나오고 말입니다. 벌써 이틀째 알라딘에 접속을 할라치면 100번 시도중 95번 이상은 이런 메시지가 나오니....이런 현상이 지역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알라딘 전체의 현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 두번 그러다가 안되면 포기를 해야할텐데 그렇지 않음은 아마도 저도 폐인의 반열에 들어서 있음을 암시해주는 사실이 아닌가 합니다.

  어젯밤에는 도무지 접속이 안되고 첫날 처럼 6시까지 정비를 완료하겠다는 메시지만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어쩌다 접속이 되면 무엇이 바뀌었나를 알기 위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녀 봅니다만, 역시 위의 메시지가 다시 나타나 써핑을 방해하는데, 이제는 제법 횟수도 쌓였고 짜증도 날만하며 "에이~ 때려치우자..."라고는 포기할법도 하다만 그래도 틈만 나면 "이번에는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재접속을 시도해 봅니다. 뭐...알라딘에 맛있는 꿀단지가 숨겨져 있다거나 여는 순간 카지노의 잭팟이 터지듯 대박의 행운을 기대하는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기를 쓰고 들어오고 싶어하는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아침....회의를 마치고 수 십 번의 접속시도를 하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 봅니다. 알라딘에 접속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 대해서 말입니다. 물론, 책을 읽거나 다른 알라디너들의 책에 대한 딴지를 볼 수 있어서라는것이 제일 첫번째 삼을 수 있는 것이겠지만, 이 답은 너무 통속적이고 일반적인 이유인데 실은 이런 이유로 접속을 하는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럼 뭘까? 알라딘 화면을 앞에 두고 또 에러메시지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나? 라는 걱정속에서도 이렇게 알라딘에 기를 쓰고 들어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람마다 알라딘을 찾는 이유는 제각각 일 것입니다만, 제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비록 온라인이라는 특성속에서 다수의 불특정 인원이 존재하지만 그들로부터 느낄 수 있는 삶의 향기가 가득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어떤 사람은 존경할 정도의 해박한 지식으로 그득한 반면, 어떤 사람은 설탕가루에 살짝 묻힌 과대포장된 가치관을 가지고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이곳 알라딘이라는 특성과는 전혀 동떨어졌다고 여겨지는 향기도 담고 있는것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인터넷과는 달리 서로간에 잘났네, 못났네를 따지지도 않고 자신의 느낀점을 그대로 반영하고 투영하며 속에 담긴 감정을 그대로 도서라는 방패막을 이용하여 토사질 할 수 있는 자유스러운곳이 알라딘인가 봅니다. 제가 느끼는 알라디너는 단지 껍데기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만, 그런 속에서 나름대로의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는것이 너무 좋습니다. 글을 쓰거나 말하는 가운데 알게 모르게 그 사람의 됨됨이가 묻어남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됨됨이를 느낄 수 있다는것이 너무 좋고, 바로 그런 이유로 이곳을 드나드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속한 직장에서나 또는 다른 사람들이 제각기의 삶을 영위해가는 삶의 터전에서 가지는 가치관이 녹아 있고 그 제각기의 가치관 속에서 상대방을 느끼며 그 사람의 삶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저를 알라딘의 폐인으로 만드는 요인인것 같습니다.

  사실, 알라딘에서 지난번에 일부 기능을 조정하여 '마이리뷰'에 대하여 딴지를 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것에 대하여는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인간의 머릿속은 매우 다양하여 어떤 공산품처럼 획일화된 사상을 강요하거나 또는 상대방의 사고에 대하여 시시비비를 논한다는것은 상당히 위험함에도 알라딘에서는 그런 위험을 아는지 모르는지...다만, 자신의 견해가 다르거나 같거나 토를 달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던것 같습니다. 다행히 그로인하여 발생되는 문제는 현재까지는 없고 순기능만 나타나는것 같습니다만, 언젠가는 왈가왈부하는 역기능도 나타날 위험이 내재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런 이유로 이곳을 기웃거리면서 나름대로의 삶의 향기에 흠뻑 취해보고 싶기에 아직 안정화가 안되어 접속에 짜증이 나지만 그래도 기를 쓰고 들어오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까지는 극구 부인을 했고 또 실제 알라딘 속에서 생활을 하지 않음에도 이제는 알라딘 폐인임을 인정해야 될것 같습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빗속....여름에 내렸던 비와는 다른 느낌이 들며 떨어진 원색의 낙엽이 무엇인가 준비를 하기를 독촉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 시간에는 따뜻한 한잔의 커피를 손에 들고 창밖을 내다보며 가을의 깊은 상념속에 빠져들고 싶습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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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11-0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앗! "설탕가루에 살짝 묻힌 과대포장된 가치관" 찔려요~~! ^^;;
저도 어제그제 제가 중증임을 깨달았습니다.

조선인 2004-11-0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번번이 오류화면과 느린 로딩에 분통터져하며 계속 로그인과 접속을 시도하는 우리들은 진정 폐인인 거겠지요.

조선인 2004-11-02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가을산님과 전 수수께끼님의 스토커가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ㅍㅎㅎㅎㅎ

호랑녀 2004-11-02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토커 여기도 있습니다 ^^
이제 시간이 좀 생겼습니다. 학교를 그만 뒀거든요. 그렇지만 진짜 폐인이 될까봐 접속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마음껏 책을 읽으려는데, 오랜만에 책을 잡으니 진도가 영 안 나가네요 ^^

수수께끼 2004-11-02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서재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은 탓인지 다른분들과는 달리 실제로 제 서재를 찾아주시는 분들은 공개하기가 불편할만큼 극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 서재를 가꾸는것은 많은분들이 찾아주시는것을 목적으로 삼지는 않고 있기에 개의치 않고 나름대로 서재를 꾸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커'라는 말씀까지 하시며 제 서재를 찾아주시는 분들을 비롯하여 여러분께는 진정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리뷰나 페이퍼를 자주 올리는것만이 찾아주시는 분들께 보답하는 길임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올리지 못함을 이 글을 통해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조금이라도 알찬 리뷰와 글로 만나 뵐수 있을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민동기 2004-11-06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폐인은 아니지만 옛날에는 인터넷 통신때문에 밤을 새운적이 많았답니다. 책이라는 것이 우선 졸음을 가져와선지 알라딘에는 잘 안들어오지만 자주 오다보면 이곳에서도 죽돌이가 될것 같네요

수수께끼 2004-11-0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기님..오랫만에 오셨군요....그래요...폐인이란 정신적, 육체적인 아집으로 피폐해져가는 모습을 말한다고 할 수 있을텐데 그나마 지식의 보고속에 파뭍힌다면 흥청망청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겠죠? 그래도 폐인은 폐인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