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부터 11월 3일까지 상무에서는 새로운 불사조를 뽑는 여러가지 테스트가 있습니다. 복무기간이 2년인지라 1년이 지나면 거의 절반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해야하는데, 운동선수가 군 복무중에 제대로 된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상무에 들어와야만 지속적인 기량향상이 가능한 것이기에 많은 종목의 운동선수가 응시를 합니다. 아마츄어는 물론이고축구와 배구, 그리고 야구, 농구의 프로선수들이 모두 몰려들었습니다.

  원서를 마감하기 직전에 운동선수의 병무비리사건이 터져서 온통 시끄러웠습니다. 멀쩡한 선수가 어찌어찌하여 병역을 면제받고는 또 다시 멀쩡하게 선수로서 생활을 하는것을 보고는 몹씨 못마땅 했었는데 그런 엉터리 같은 신검을 한 의사는 다 어디로 숨어버리고 선수들만 적발이 되어 이번에 다수가 상무 입대를 지원하였습니다. 아시는분은 다 아시겠지만 그 사구체신염이 약물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은 의사들은 다 알고 있었음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면제 판정을 해 주었습니다.

  이번 선수선발에서 무슨무슨 위원장이라는 직함을 뒤집어 쓰고는 응시한 선수들을 직접 대면해야만 했습니다. 축구건 야구건 그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선수들이 상당히 들어왔고, 병역비리로 다시 입대를 해야하는 선수들도 멀정한 모습으로 응시를 했습니다. 아무리 유명해도 사실 선발을 담당하는 사람들 앞에서야 고양이 앞에 쥐꼴이나 마찬가지랍니다. 쉽게 말하자면 나이가 꽈악 차서 입대를 지원하는 경우에는 선발에서 제외 될 경우에는 일반병으로 복무를 해야하니, 실질적으로 선수 생명은 끝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선발이라는 행위가 미리 검증된 선수(제법 유명세를 탄다거나 국가대표 선수)쪽에 아무래도 마음이 쏠리기 마련입니다. 또, 그들의 실력은 응시자에 비하면 대부분이 우수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답니다.

   문제는 프로야구 선수들입니다. 물론, 야구뿐만 아니라 축구 선수중에도 무릎 연골에 이상을 나타내어 면제를 받고는 다시 힘차게 뛰는 선수들도 있지만...이번에는 그들은 운이 좋았던 모양입니다.  이번에 응시한 프로야구 선수중 병역비리에 연루된 상당수는 분명 나름대로 실력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럴만도 한것이 다른 사람들은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군에 입대해 있는 동안 프로구단에서 운동을 했으니 그 기량이 조금은 낫겠지요...  그런데 제 눈에 비치는 그들의 모습은 한없이 비겁하며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선발되기 위하여 나름대로는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기량을 최대한 펼쳐보이려고 노력을 하는것 같았지만 그들이 병역을 기피한 동안 선의의 병역의무자는 상무팀으로 열심히 운동을 하였고, 또 이번에도 열심히 운동을 하려고 응시를 했는데 병역기피자의 응시로 말미암아 선의의 선수가 선발이 되지 않는다면 선의의 응시자는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되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상당히 깊이 생각을 해야 합니다. 물론, 이들의 선발에 관한 최종 결심은 또 다른 위원회에서 결정을 하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선의의 응시자에게 주어진 선발의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병역기피를 원하지도...마음에 두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병역비리자의 실력이 월등하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 대등한 실력이라면 당연히 선의의 응시자를 선발해야 할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소의 문제의 소지가 있을수 있습니다. 병역비리에 연루된 선수들을 왜 안뽑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병역 의무는 반드시 선수로 입대하는 전제조건을 달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병역의무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행할 수 있기에 다른 방법으로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마칠수도 있는 것입니다.

  병역의무에 대해서 양심적 거부라는둥 여러가지 말들이 많이 있으며 저 자신도 열심히 각자의 분야에 종사하며 국가 발전을 위하여 애써야 하는 젊은 청년들이 군에서 보내야 한다는것에 대하여는 안타깝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속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어쩔수 없는 의무이기에 기왕 마쳐야 한다면 떳떳하게 마쳐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조금 더 부강해져서 나라 살림이 넉넉하다면 미국처럼 군대도 의무복무가 아니라 하나의 직장의 범주에 속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여건에서의 자원입대란 기대하기 힘이드니 말입니다.

  상무부대의 설립은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운동 선수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그 기량을 유지 내지는 발전 시키기 위함입니다. 저희 부대의 각 종목 선수들이 시합에도 자주 출전을 합니다만, 저는 원칙적으로는 시합 출전보다는 기량 향상에 우선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 편입니다. 대한체육회의 각 가맹단체중 어느 단체도 상무팀이 시합에 출전하여 승리를 하는것에 대하여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들의 머릿속에는 상무는 출전이 아니라 자기네 선수들의 병역의무를 해결하며, 기량 유지를 담고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상무가 출전하는 경기에서 일반적인 전력비교를 무시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무 입대 선수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겠지만, 대부분의 팀에서는 승리가 목적이기 때문에 우수선수는 입대상한 연령까지 팀에 붙들고 써 먹다가 입대를 시키는 경향이 강합니다. 우선의 승리가 감독직을 보장하는 풍토때문이겠지요... 그런 선수들의 기량은 상무에 입대할때즘이면 최고의 기량에서 내리막을 달리는 싯점이 되는 것이니 입대후에는 당연히 제대로 선수로서의 기대를 할 수 없는 경우가 왕왕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우수선수의 입대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각 팀의 욕심때문에 상무에 입대하는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은 무명선수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이런 선수들을 상무 감독들이 새벽 6시부터 늦은 밤 까지 조련시켜 우수한 선수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올림픽에서 이보나 선수가 그랬고 복싱의 조석환 선수도 마찬가지 입니다. 무명의 선수가 상무에서 커버린 경우는 이외에도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근대5종의 이춘헌 선수나 탁구의 세계선수권 준우승자인 주세혁 선수등은 상무 입대전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선수들이었습니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의 선수단 중 1/3이 상무출신 감독과 선수인것만을 보아도 상무는 우리나라의 엘리트 체육 육성에 있어 태능 선수촌에 이은 제 2의 선수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24개 종목의 선수들이 대거 바뀌는 시기는 대부분의 경기가 시즌을 마친 10월입니다. 이번에 새로 입대를 원하는 많은 선수들을 보며 저 중에서 2006년 카타르의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나라를 빛낼 우수한 선수가 많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응시 선수중에는 나름대로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삼고 있는 선수들도 다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들중 일부를 선발해야하는 선발 위원의 입장은 한 선수의 선수 생명을 좌지우지 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나이가 어려 한번 더 응시의 기회를 가질수도 있겠으나 그때가서 반드시 선발된다는 보장이 없는 이상 그들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려고 최선의 노력을 합니다. 선발위원의 입장에서는 전문가도 아니며, 그렇다고 그 선수를 오랜동안 지켜봐 왔던것이 아니기에 짧은 순간에 그 선수의 숨은 기량과 가능성을 발굴해 낸다는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저는 한 가지만 주문을 합니다.

 "잘 못 선발해서 팀에 누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말입니다. 저희가 선발하는 선수들이 최고의 선발이 아닐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최선의 선발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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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10-29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선수들 병역비리가 수수께씨님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네요.
그런데, 사구체신염의 불똥은 어느 의사에게 튀려나..... ^^;;
정말 기상천외한 방법인 것 같아요. 저도 보도가 되고 나서야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무릎을 쳤답니다.
앞으로는 피검사, 24시간 요검사, 신장 조직검사까지 다 해야 하려나봐요.

조선인 2004-10-2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개 끄덕이며 읽고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