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전쟁 - 천연자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새로운 냉정의 시대 세미나리움 총서 17
에리히 폴라트.알렉산더 융 지음, 김태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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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치솟던 석유값이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경제위기 같은 상황이 아주 점진적으로 자원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일어나고 있는 듯 보인다. 이 책에서는 이를 감히 '새로운 냉전'이라고 칭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자원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이고, 이 유한한 자원 또한 지구상 몇몇 국가의 관할에 위치해있어 막대한 부의 원천을 지닌 국가들이 세계의 자원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런 나라들 중 증대하는 수입원으로 국가가 더 부강해지는 곳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소수의 상류계층에만 부가 거의 분배되는 실정이어서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국민의 기본적인 삶은 더욱 비참해지고 있는 점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또한 자원을 목적으로 한 전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처럼 지금도 지구상에서는 자원을 획득하기 위해 수많은 국가와 그에 따른 기업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전쟁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자원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광대한 영토에 대규모의 인구가 살고 있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자국 내의 풍부한 자원을 훨씬 능가하는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중국이 여러 지하자원이 풍부한 중동국가와 정치적인 외교관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때로는 러시아처럼 조금은 이기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는 지금, 비례적으로 자원이 고갈될 시간이 더욱 빨리 닥쳐올 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이런 근본적인 불안함을 몇몇 전문가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석유를 영원히 채굴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확신 있게 말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불안함을 종식시키는 가장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은 바로 대체 에너지의 개발이다. 이 책 속에서도 시도된 많은 대체 에너지를 소개해주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완벽한 대체에너지를 찾지는 못했다. 한 예로써, 차에 석유 대신 바이오디젤의 주입이 대체 에너지의 방법으로서 소개되기도 하지만, 석유만큼 효율성에서 부족함이 보이고 더 보충해야 할 틈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석유와 가스의 막대한 가격상승, 전 세계적인 에너지 부족의 위험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앞으로 석탄이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20세기 후반 석유에 대표적인 자원으로서의 자리를 내주었지만, 전 세계 곳곳에서 아직도 채굴 할 양이 비교적 많이 남아있는 석탄에 다시 눈길을 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 빨리 석탄을 석유만큼의 효율성을 지닌 자원으로 재탄생 시켜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원 전쟁은 간헐적이지만 꾸준하고 또 불안함을 동반하며 한국과 같이 99%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나라는 더욱 민감해질 수 밖에 없는 문제이다. 또 한편으로는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맞춰 자원 시장을 주무르고 있는 소수의 자본가와 기업 그리고 국가는 완벽한 대체에너지가 개발되거나 전세계적인 인구가 자원을 절약하지 않는 이상 꾸준한 호황으로 이윤을 더욱 증대할 것은 틀림 없다. 월스트리트의 투자자 짐 로저스와의 대담에서 그의 "미국이 곧 불황에 닥치겠지만 자원 호황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정확한 예언 또한 이를 충분히 입증해 주는 듯 보인다. 인간의 탐욕이 존재하는 한 자원은 가장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많은 중동 국가에서의 자원 산업과 관련된 사업가 및 정치권력자의 부는 막대하게 증대하는데 비해 그 국민들은 기본적인 삶의 질 조차 보장 받지 못하는 나라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유한한 자원이 일정한 곳에서 한계를 지니고 대체에너지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유감스럽게도 이런 보이지 않는 전쟁은 끝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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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라푼첼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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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후미오의 소설은 날카롭다. 그리고 무섭다. 정상적이지 못하다. 많은 일본작가들의 소설에서 보여지는 특징이지만, 야마모토 후미오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그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러브홀릭' 또한 이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난 그녀의 두 번째 작품을 접한 후, 이런 이미지를 확고히 굳혀버렸다.

결혼 6년째, 결혼 후 집에 들어오는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바쁜 남편에게서 생활비를 받으며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고 있는 주인공인 그녀. 유일한 취미는 파친코이다. 어느 날 파친코를 하고 근처 게임센터에서 옆집에 사는 중학생인 루피오를 우연히 만난 후, 그녀의 삶은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저 공주처럼 세상을 모른 채 성 안에서만 갇혀있다가 조금씩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고 세상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알 수 없는 사랑의 감정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스스로를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그녀는 스스로가 원하는 욕구대로 한발씩 나아가게 된다.

안정적으로 살면서 그저 목적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에 대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고 피곤할 때면 이 행복이 얼마나 달콤하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행복도 일주일만 지나면 스스로에게 독이 되어버린다. 스스로를 잃어가게 되는 것이다. 하루 하루를 그저 순탄하게 변화없이 편하게 보내는 것에 끝없는 만족을 느낀다면 책 속에서 그녀가 기른 고양이와 그녀가 다른 점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고양이가 불임수술로 더 이상 발정을 하지 않는 것과 달리, 그녀는 인간으로서 느끼는 기본적인 성욕이 있고, 결국은 그 욕구에 몸을 맡기게 되어 버리지 않는가. 바로 이것이 인간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그녀는 결국 끝에서야 느끼게 된다. 

라푼첼의 행복은 행복이 아니다. 독을 품은 행복이고, 결국에는 스스로를 잃게되는 행복이다. 그 행복은 짧은 시간에는 행복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오래 머물수록 독이 되는 행복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일의 달콤한 라푼첼의 짧은 행복을 위해 내 속에서 나와서 좀 더 치열하게 세상과 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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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의 세 거장 브라보 시리즈 1
클라우디오 메를로 지음, 노성두 옮김, S. 보니 외 그림 / 사계절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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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의 세 거장 레오나르도, 미켈란젤로, 그리고 라파엘로. 이 셋을 한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기쁘다. 얇은 책이지만 한 장, 한 장이 알찬 그림으로 꾸며져 있어서 그 어떤 책보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셋에 대해서는 이름만 들었을 뿐, 전혀 아는 정보도 없고 미술 그 자체에 대한 흥미 조차 없는 나였기에 사실 이 셋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몰랐다. 그저 그 유명한 모나리자나 다윗은 살면서 한 번 이상은 보았을 뿐이지만 말이다.

이 책으로 이 셋이 동시대에 같은 나라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더욱 흥미가 생겼다. 더불어 예술로서 축복받은 이탈리아가 왜 지금까지도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을 수 밖에 없는지와, 동양보다도 훨씬 정치적으로 일찍 발달했다는 점 또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간략하지만 알찬 책으로, 르네상스의 세 거장에 대한 소개서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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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11-05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유명한 사람들이 동시대에 살았다니...
하긴 책 볼때 유명인들이 줄줄 나오면 참 부럽기도 하고 그래요.
고흐랑 누구였더라? ㅎㅎ

미미달 2008-11-06 17:53   좋아요 0 | URL
이 책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세실님 자녀들에게 유익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세계경제사 - 세계화 시대에 돌아보는
송병건 지음 / 해남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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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까지만 해도 대공황의 전철을 밟는 경기침체로 전세계가 떠들썩했다. 자본주의가 호황과 불황의 연속 순환을 보여주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지만 여전히 IMF 이후로 한국 사회는 양극화의 심화와 경기침체 그리고 얼마전부터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의 경기악화로 경제는 늘 흐림이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초등학생생 때부터 지금의 대학생이 되기까지 한국경제가 좋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청년실업이 막상 내 또래의 사람들의 이야기로 오르내리고 있는 지금까지 한국 경제의 침체가 나의 젊은 시절의 전부였다고 할 수 있으니 이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억울하고도 우울한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세계화라는 단어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FTA체결로 나라가 시끄러웠고, 그로 하여금 이제 대한민국도 세계화의 조류에 발벗고 나서게 된 것이다. 이 책은 경제사에 관한 책이지만 지금의 경제에 대한 내용에 있어서는 '세계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더욱 전세계 사람들의 기호의 다양성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해주고 시장의 경쟁성을 위한다는 점에서는 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아직까지 삶의 질을 운운하는 것 조차 불가능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이 세계화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의 세계화는 말그대로 세계화라기보다는 노골적인 미국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이다. 쇠고기사태로 인한 촛불시위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을 때, 결국 사람들의 목적은 광우병의 위험이 자신과 가족에게 닥칠 것에 대한 근본적인 공포 때문이지만 그만큼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경쟁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는 농촌의 문제였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의 세계화는 과연 누구를 위한 세계화가 되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책의 제목 그대로 급변하는 세계화시대에서 경제사를 배우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세계화의 시도와 결과가 역사에서 나타나지 않았기에 지금의 세계 경제는 어쩌면 대단한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본주의 사회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왔으며 또한 지금의 선진국과 후진국 그리고 서양과 동양의 차이가 어떤 역사적인 과정 속에서 드러나게 되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우리 자신을 아는 것과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세계화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보다 더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환경문제에 대해서 더욱 고심해봐야 할 것이다. 지금의 선진국이 환경오염의 3/4만큼이나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등한시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문제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의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희망없는 적신호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울리히 백이 말한 "계급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다."라는 한 문장에 환경오염이 선진국으로부터 유발되었지만 결국 피해는 전 인류에게 닥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그만큼 경제학 또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절실히 필요한 학문이고,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경제사는 경제학에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가장 먼저 공부해야 할 학문이다. 경제사는 비단 경제 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진보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사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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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런던에 반하다 - 혼자 떠나도 둘이 떠나도 짜릿한
이서진 지음 / 애플북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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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도시보다도 런던에 관한 소개 책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런던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것들 중 그 모든 것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단 한 가지 단점이 있으니 바로 '비싼 물가'가 아닐까. 돈이 많은 사람들이야 걱정이 없겠지만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이나 학생들이 런던을 여행할 때는 왠만한 비용으로는 제대로 된 여행을 즐기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런던 관련 책들은 이런 이들을 무시하고 오로지 경제적 사정이 넉넉한 독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중 이 책은 무척이나 표준적이라고 보아야 하겠다. 저자만 알고 있는 런던의 명소가 아닌 런던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공통적으로 나올법한 그저 그런 명소들만 소개해주고 있다. 가격은 비싸지만 그만큼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공통적인 멘트와 함께. 이것은 마치 세상의 많은 여자들이 충분히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고 꼬드기는 삼류 드라마와 별반 다를 바 없는것이다. 

그래서 런던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내가 만약 런던에 관한 책을 쓴다면, 좀 더 실속 있는 쇼핑 방법과 만족할만한 가게에 대해 더 초점을 맞춰서 쓸 것이다. 진정 돈지랄하는 저자의 독자를 아랑곳 않는 무심한 태도보다는 많은 독자를 포섭할 수 있는 책을 쓰는 것이 배려와 더불어 베스트셀러가 되는 길이 될터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런던에 돈지랄 좀 하고 싶다는 이들은 이 책 들고 가면 무난힐 할 수 있을 것 같다.

(런던보다도 이 책이 더 건방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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