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사 - 세계화 시대에 돌아보는
송병건 지음 / 해남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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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까지만 해도 대공황의 전철을 밟는 경기침체로 전세계가 떠들썩했다. 자본주의가 호황과 불황의 연속 순환을 보여주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지만 여전히 IMF 이후로 한국 사회는 양극화의 심화와 경기침체 그리고 얼마전부터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의 경기악화로 경제는 늘 흐림이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초등학생생 때부터 지금의 대학생이 되기까지 한국경제가 좋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청년실업이 막상 내 또래의 사람들의 이야기로 오르내리고 있는 지금까지 한국 경제의 침체가 나의 젊은 시절의 전부였다고 할 수 있으니 이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억울하고도 우울한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세계화라는 단어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FTA체결로 나라가 시끄러웠고, 그로 하여금 이제 대한민국도 세계화의 조류에 발벗고 나서게 된 것이다. 이 책은 경제사에 관한 책이지만 지금의 경제에 대한 내용에 있어서는 '세계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더욱 전세계 사람들의 기호의 다양성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해주고 시장의 경쟁성을 위한다는 점에서는 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아직까지 삶의 질을 운운하는 것 조차 불가능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이 세계화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의 세계화는 말그대로 세계화라기보다는 노골적인 미국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이다. 쇠고기사태로 인한 촛불시위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을 때, 결국 사람들의 목적은 광우병의 위험이 자신과 가족에게 닥칠 것에 대한 근본적인 공포 때문이지만 그만큼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경쟁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는 농촌의 문제였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의 세계화는 과연 누구를 위한 세계화가 되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책의 제목 그대로 급변하는 세계화시대에서 경제사를 배우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세계화의 시도와 결과가 역사에서 나타나지 않았기에 지금의 세계 경제는 어쩌면 대단한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본주의 사회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왔으며 또한 지금의 선진국과 후진국 그리고 서양과 동양의 차이가 어떤 역사적인 과정 속에서 드러나게 되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우리 자신을 아는 것과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세계화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보다 더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환경문제에 대해서 더욱 고심해봐야 할 것이다. 지금의 선진국이 환경오염의 3/4만큼이나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등한시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문제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의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희망없는 적신호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울리히 백이 말한 "계급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다."라는 한 문장에 환경오염이 선진국으로부터 유발되었지만 결국 피해는 전 인류에게 닥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그만큼 경제학 또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절실히 필요한 학문이고,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경제사는 경제학에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가장 먼저 공부해야 할 학문이다. 경제사는 비단 경제 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진보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사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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