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자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선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소설을 보다보면, 가끔은 작가의 성격을 알수 있을 것만 같을때가 있다.
어떤 작가는 이 사람은 천재구나-느낄수 있는 반면, 작가의 성실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행간에서 읽어낼수 있는 소설가도 있다.
내게 오리하라 이치는 후자쪽의 모습이며, 왠지 이 사람은 호기심많고 이야기하기를 즐기며,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할수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일본 작가들중에서 다음권을 기다리는 작가는 몇 안되어서 손에 꼽을만한데, 오리하라 이치의 소설도 나오는 대로 눈여겨 보게된다.
오리하라 이치의 책은 도착시리즈와 <행방불명자>를 읽었는데, 그 중에서 <행방불명자>쪽이 약간 실망적이었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읽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내 실수 였나보다. 이제부터 <-자>를 모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치밀하고, 서술트릭이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멋진 소설이었다.

젊은 여성을 강간하고 교살하여 불에 태우는 사건이 일어난다. 사다리를 타고 2층창으로 들어와 그런 잔학행위를 했다는 것은 알겠는데, 도무지 이 사건에는 증거가 없다. 이 연쇄살인을 기사로 쓰려던 기자 이가라시 도모야는 사건을 쫓던중,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약혼녀인 마이를 이 연쇄살인범의 피해자로 잃게 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가와하라 데루오. 그러나 명확한 증거물이 없기 때문에 경찰은 오랜 심문 끝에 자백을 받아내고, 가와하라 데루오는 무기징역에 처해지게 된다.
그 사건 후 12년이 흐른다. 이가라시 도모야는 어느날 살인범 가와하라의 편지를 받는다.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는 고백과 함께 자신의 무죄를 위해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해주길 바라는 가와하라의 말에 기가 막히지만,
이미 시간이 흘러서인지, 오래전 연인의 죽음에 대한 분노보다 기자로써의 호기심이 더 먼저 움직여버린다.
그렇게 여러사람의 도움을 받아 가와하라는 무죄판결을 받고 세상에 나온다.
감옥에서 사귀게 되어 결혼까지한 아내는 막상 그의 출옥후, 그를 증오가 섞인 눈길로 처다보고, 가와하라는 늘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쫓기는 느낌을 받게된다.
그리고 알수 없는 사건들이 이어지고, 또다시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사회파 소설의 포장을 두르고, "오리하라 매직"이라 불뤼우는 현란한 서술트릭을 보여주는 소설인데, 이 소설은 좋은 평가를 받는 동시에 사회파 소설인척 하면서 말장난이나 늘어놓는다는 악평도 함께 들었다고 한다.
아마 이 악평을 늘어놓는 사람은 오리하라 이치의 소설의 매력을 잘 간파하지 못한 사람이 아닐까.
치밀하고 현란한 서술트릭 자체가 오리하라 이치 소설의 커다란 장점이고 매력인데 말이다.
이 소설이 도착시리즈와 다른 점이라면 사회파 추리소설로 서술 트릭을 교묘히 감추고 있다는 점으로, 책이 두꺼운 것도, 이야기가 방대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것이다.
가혹한 살인마가 죄를 뒤집어쓴 원죄자인가, 아니면 진짜 파렴치한 살인마인가.
그를 둘러싸고 팽팽하게 맞부딪힌 가와하라를 옹호하는 사람과 피해자의 가족들의 말중 어떤 것이 더 정당한가.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누구의 말이 거짓이며, 어떤 쪽에 서야 진실을 알수 있는가.
이 모든 것이 어울어져 혼란스러운 지도를 그려내는데, 기나긴 이야기를 모두 읽어내어 마지막에서야 깔끔하게 정리되는 기분을 느낄수 있다.  정말 희한하게도 마지막 한줄까지 다 읽어야 모든 사건의 진상을 알수가 있다. 미스테리가 풀린 후에도 나는 그간 읽었던 방대한 양의 이야기중 모순되는 점이 있어서 께름칙한 기분에 시달렸지만, 막판의 문장 몇개로 완벽히 설득당하고 정말 개운한 기분을 느낄수 있었다.

이처럼 치밀하게 이야기를 짜는 것도 쉽지 않겠다.
그리고 그 치밀한 이야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리하라 이치가 보여준 서스펜스는 그야말로 미스테리이며, 그 자체가 스릴러이다.
막상 이야기의 정체는 매우 간단하고 단조로운 것으로, 자칫 잘못하면 도가 지나친 단순함이라 생각될수 있는데도, 그것을 퍼즐처럼 조각내어 재미나게 포장하는데 대단한 재능이 있는 작가이고, 이런 사람을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하나보다.
그간 오리하라 이치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코드들은 이 소설에서도 여전히 많이 등장한다.
비틀린 이상 심리와 관음증, 스토커와 강간범, 가학적인 성욕, 우연한 계기로 죄를 뒤집어쓸 위기에 처하는 사람, 묘하게 정신이 비틀어진채 시간을 잃어버리는 행위, 다소 얄팍한 깊이의 그로테스크 등, 비슷한 코드가 많이 등장하는데도 지루하거나 뻔해보이지 않는다.
똑같은 코드를 등장시키는데도, 오리하라 이치는 언제나 "마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너무 퍼즐같아서 다소 장난스럽다 느껴지는 <도착>시리즈에 비해, <-자>시리즈는 약간은 더 어둡고 무섭지만, 오리하라 이치가 암흑계 작가는 분명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회파 추리소설로 갈려다가 다시 그의 본연의 모습으로 싹 탈바꿈하는 모습이 특히 그렇다.)

가물가물하게 <행방불명자>에서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중 한명의 존재를 발견한 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역자후기를 보니 <-자>시리즈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지는 않지만, 간간히 이 소설의 등장인물을 다른 소설에 등장시키기도 한단다.
<행방불명자>같은 경우는 반전에 반전이 너무 심한 나머지 서술 트릭에 너무 집착하고 있고, 감정적으로 억지스러운 느낌을 지울수 없었지만, <원죄자>에서 다시 오리하라이치와 "노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으니, <-자>시리즈도 모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종자>와 <도망자>.
자, 오리하라 매직에 빠져보자.
오리하라 이치의 장난질에 깜빡 속아넘어가는 기쁨을 또 누려보자!
이런 사기라면 언제든지 당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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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달
얀 코스틴 바그너 지음, 유혜자 옮김 / 들녘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야간여행>으로 나를 매료시킨 작가 얀 코스틴 바그너의 <차가운 달>이 발간되었다.
책소개에 나온대로 치밀한 구성과 메스로 해부한듯한 섬뜩한 심리묘사를 기대할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이 책은 추리, 스릴러의 외형을 띄고 있지만, 추리, 스릴러로 분류하기보다는 순소설에 가까워 보인다.

사랑하는 아내를 병으로 잃은 형사 킴모. 상처에서 헤어나오기도전에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잠자는 듯 여인은 죽어있고, 아내를 잃은 슬픔을 조금이라도 잊기 위해 킴모는 자진해서 이 사건을 맡게 된다.
배게로 여인의 숨통을 막아버려 죽게하는 살인범. 이 비슷한 사건이 두건이 일어날 때까지 범인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고,
킴모는 어쩐지 이 살인범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살인자를 잡으러 다니는 사람이, 살인자가 잡히지 않기를 바라는 모순된 모습을 보게주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볼수 있는 것은 주인공 킴모의 공황상태에 가까운 상실감이었다.
소설 내내 마음이 싸하게 식어나가는 문장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아득한 상실감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다.
우울하고, 구슬프다. 살인범도, 킴모도 그렇다.
이 남자는 어째서 이런 살인을 저지르고 다녔을까.
킴모와 살인범 사이에 무엇이 존재하길래, 만나지도 못한채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참으로 비밀스러운 소설이라 독자는 그 감정의 정체를 완전히 이해할수는 없다. 그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고, 한편으로는 이 소설을 참 신비롭게 보이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소설 내내 죽음이 맴돌고 있다.
형사 킴모에게 일어난 소중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모든 것이 색체를 잃어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되어있고, 죽음의 아득한 심연에 매료되고 집착하는 살인범의 주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죽음의 불안과 안식이 맴도는 듯한 감성도 몽환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두 사람 모두 죽음의 그림자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붙들려있다.
이 소설에서 매력적이었던 것은 치밀한 구성과 섬뜩한 심리묘사라기보다는 죽음의 상실감과 불안과 묘하게 안락한 느낌, 그것뿐이었다.
냉정하게 아주 재밌는 소설은 아니었지만, 뭔가 문장에 매료되는 소설이기는 했던 것 같다.
이유는 알수 없지만, 최근 얀 코스틴 바그너의 소설이 이 책을 포함해 세권째 나왔는데, 다른 소설도 기회가 닿는다면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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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싶은 책은 늘어만 가고....집에 사다놓은 책은 쌓여만 가고....
그래도 꾸준히 신간은 계속 나오고 있고.....
욕심은 계속 나고....ㅠ ㅠ으흑... 

얀 코스틴 바그너-차가운 달 

<야간여행>으로 레이먼드 챈들러 재단에서 수여하는 '말로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 얀 코스틴 바그너의 두번째 소설. 이 작품은 스릴러라는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치밀한 구성과 외과 메스로 해부하는 듯한 섬뜩한 심리묘사, 장르 소설에서 표현하기 힘든 깊은 감성과 내면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연쇄살인범을 잡으려는 형사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다. 형사 킴모는 병으로 아내를 잃고 슬픔에 빠진다. 자살할 결심까지 하지만 끝내 실행하지 못하고 무의미한 삶을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던 중 난탈리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킴모는 죽은 아내에 대한 기억과 슬픔을 지우기 위해 살인사건과 살인범에 점점 집착한다.

하지만 살인사건에 매달리고 있어도 불안은 킴모의 영혼을 놓아주지 않는다. 살인범을 쫓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살인범이 잡히기를 바라지 않는 이중적인 자신을 보면서 킴모는 혼란에 빠진다. 이러한 심리상태는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날수록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신경쇠약 직전에 이르게 되는데…

아내를 잃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형사 '킴모'와 살인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주변 인물들의 정신적 공황 상태에 대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연쇄 살인범 역시 단순한 악인이나 정신이상자로 그리지 않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이러한 등장인물들의 불안한 심리상태는 핀란드라는 소설적 공간과 맞물려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탐사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잘 빌려보지 않는 편이지만, 어쩌다가 빌려보게 된 <야간 여행>은 굉장히 인상깊은 책이었다. 그저 자신이 마음에 드는 여자가 다른 남자의 아내이고, 심지어는 그 남편을 무척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된 남자가 무턱대고 악의를 가지는 심리 표현이 정말 정말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 이 작가의 책을 꼭 보고싶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신간이 나왔다!
기다리던 작가이니, 적립금으로라도 질러볼까 싶다. 

 

더글러스 프레스턴 & 링컨 차일드-살인자의 진열장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콤비 작가 프레스턴&차일드의 대표작으로, '펜더개스트 시리즈'이다. 프레스턴&차일드는 각각 전직 미국 자연사 박물관과 소설 전문 편집자로 일한 바 있다. <살인자의 진열장>은 FBI 특별요원 펜더개스트가 뉴욕 시를 배경으로 100년의 세월을 거슬러 끊임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마를 쫓는 과정을 담고 있다.

주인공 펜더개스트는 명석한 두뇌, 창백하고 날카로운 눈동자, 미스터리한 분위기, 초인적인 힘과 인내력, 백과사전과 같은 지식을 겸비한 인물. 소설은 현대의 뉴욕 맨해튼,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지하 공간에 숨겨져 있던 '기물 전시관'이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인부들이 지하에 묻힌 구조물을 파헤치자 130년 전 처참하게 토막살해 당한 36구의 시신이 모습을 드러낸 것.

FBI 특별요원 펜더개스트와 고고학자 노라 켈리, 그리고 기자 스미스백은 이미 과거에 묻혀버린 듯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도시를 떠돌며 생체 실험을 시도했던 미스터리한 연쇄살인마의 비밀을 밝혀낸다. 그러나 이들이 한 세기 동안 미궁에 빠져 있던 사건의 전말을 뒤쫓던 중, 과거와 동일한 수법의 살인 사건이 또 다시 재현되고 마는데… 

꽤 노골적인 제목인데, 어쩐지 마음에 강렬히 각인되는 제목이다.
나는 가끔 제목에 혹해서 책을 사게될 때도 있는데, 다행히 대부분 실패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귀신같은 감!!!!)
이상하게 시리즈 도서는 잘 끌리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 도서들도 있으니 기대해볼까나?   

 스테파노 추피-천년의 그림여행 

서양 미술사에서 중요하게 자주 꼽히는 800여 점의 그림 안내서. 지은이는 지난 천 년간 서양회화의 변천사와 작가, 작품, 각 지역 미술의 특징을 두루 짚으며, 서양 미술사 전반을 돌아본다. 시대를 초월하는 35점의 걸작은 더 자세하게 소개하며, 부록으로 연표, 찾아보기를 함께 실었다. 수록 작품들을 원본에 가까운 최상의 상태로 싣기 위해 원서의 그림들을 일부 보완하기도 했다. 

얼마전에 교보에 갔다가 보게된 책인데,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그림도 꽤 많이 실려있고 뭔가 실한 책이구나!!!싶었던 책. 언제 세일이라도 해주면 고마울텐데.....ㅠ ㅠ ㅠ ㅠ ㅠ ㅠ 

 

 

오리하라 이치-도망자, 실종자 , 원죄자  

일본 미스테리 소설을 읽으면서, 일본 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는 나.
일본소설이 가볍게 읽기는 좋지만, 그만큼 마음에 뭔가 남길 정도로 깊이감 있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것이다.
일본 소설중에서 작가 이름 챙겨가면서 읽는 소설은 얼마 되지 않는 편인데,
오리하라 이치가 챙겨보는 작가중 한명이었는데 지난번 <행방불명자>에서 실망을 좀 했기 때문에
주춤했다가, 다른 시리즈는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고싶어졌다.
(물론 하이드님의 원죄자 호평을 보고 다시 혹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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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10-26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종자는 좀 지루했어요. 원죄자는 다시 생각해봐도 좋았고, 도망자 읽을 차례입니다. ^^
차가운달 보관함에 담아요.

Apple 2010-10-27 02:30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 호평에 혹해서 어제 원죄자랑 차가운 달이랑 주문했어요!
차가운 달이 좀 늦게 준비된대서 책이 안오고 있네요.ㅠ ㅠ흐흑..빨랑 보고싶다.
 

 

‘문학의 광장’ 시리즈 제8권. 18~19세기 산업 혁명기에 등장한 새로운 소설들을 소개하고 있다. 산업 혁명과 도시화라는 근대화의 충격을 묘사한 사회 소설, 시대의 그림자를 반영한 추리·모험 소설, 아동이라는 개념의 탄생과 함께 등장한 아동 문학, 신문과 만나 기지개를 켜는 연재소설, 과학과 문학의 결합인 SF 소설 등을 살펴보면서 이 시기 독자와 문학 흐름의 변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피터 팬, 곰돌이 푸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삼총사, 셜록 홈즈, 괴도 뤼팽, 피터 래빗, 드라큘라, 투명 인간 등 1세대 캐릭터들의 흥미로운 탄생 과정을 만나보게 된다. 본문에서는 최대한 시대 배경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이미지 자료들을 활용하여 독자들에게 살아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1. 위대한 유산
여는 글 : 근대화의 충격, 펜으로 대항하다
01 제인 오스틴 - 도시와 전원의 불협화음
02 브론테 자매 - 죽음의 그림자와 고독
03 찰스 디킨스 - 대도시 런던의 빛과 그림자
04 조지 엘리엇 - 리얼리즘 소설의 기수
05 토머스 하디 - 농촌의 삶과 숙명

2. 드라큘라와 셜록 홈즈
여는 글 : 새로운 독자, 가벼워진 문학
01 윌키 콜린스 - 근대 장편 추리 소설의 아버지
02 메리 엘리자베스 브랫든 - 악명 높은 히로인
03 브람 스토커 - 흡혈귀, 불안의 미학
04 로버트 스티븐슨 - 공포의 이야기꾼
05 코난 도일, 길버트 체스터튼, 애거서 크리스티 - 명탐정 홈즈의 시대
06 코난 도일2 - 홈즈의 또 하나의 얼굴

3. 아동 문학의 별세계
여는 글 : ‘발명의 세기’, 아동 문학의 탄생
01 샤를 페로 - 아동 문학의 출발점
02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 동화, 또 하나의 현실 세계
03 에드워드 리어 - 어른의 세계는 쓸모없다
04 루이스 캐럴 - 난 착한 아이가 아니야
05 케네스 그레이엄 - 동물들의 모험 또 모험
06 제임스 매튜 배리 - 영원한 소년을 향한 동경
07 앨런 알렉산더 밀른 - 전원 생활의 향수

4. 손에 땀을 쥐게 하다
여는 글 : 신문, 소설을 만나다
01 외젠 수 - 사회파 대중 소설의 선구자
02 알렉상드르 뒤마 - 영원한 인기 작가의 ‘미스터리’
03 모리스 르블랑 - ‘괴도 뤼팽’의 충격
04 에밀 드 지라르댕 - 서로 다른 미디어의 결합
05 엑토르 앙리 말로 - 여행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06 가스통 르루 - 신문이 낳은 괴기 소설

5. 과학과 문학의 만남
여는 글 : SF소설, 과학과 문학의 행복한 ‘결혼’
01 쥘 베른 - 미래는 장밋빛인가
02 치올코프스키 - 천사와 이야기를 한 남자
03 파울 시어바르트 - 늦깎이 SF 작가
04 허버트 조지 웰즈 - SF는 현실을 넘어섰는가
05 카렐 차페크 - 인조 인간 로봇의 창조

6. 문체로서의 이야기
여는 글 : 오직 아름다음 그 자체만을 꿈꾸다
01 귀스타브 플로베르 - “보바리 부인은 나다”
02 에밀 졸라 - 보는 여자, 보이는 여자
03 헨리크 입센 - ‘여자의 법’을 구하는 노라
04 기 드 모파상 - 물의 우울
05 파브르 - 살아 있는 곤충의 발견

문학 소사전
찾아보기 


앗 이건 꼭 봐야돼!!!하면서 좋아하고 있는데 책값이  4만원....;;;
아, 무기로 쓸수 있는 책이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페이지는 고작 350페이지....
그럼 한장당 100원 넘는거냐며!!!!!!ㅠ ㅠ왜 이렇게 비싼거지?ㅠ ㅠ ㅠ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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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사는 남자
우타노 쇼고 지음, 김성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에도가와 란포의 미발표작처럼 등장한 <백골귀>라는 소설은, 에도가와 란포 자신의 경험담처럼 시작한다. 자신의 작가활동에 염증과 자괴감을 느낀 에도가와 란포는 가명으로 한 여관에 머물며 자살할 기회를 노리다가 자살의 순간, 자신을 구해준 다다시라는 소년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곧, 여관을 떠도는 기이한 소문의 주인공이 그 다다시라는 소년이라는 것도 알게된다.
월애병(月愛病). 달을 그리워하는 병에 걸렸다던 그 소년은 다소 추한 몰골로 허옇게 분을 칠하고 여자 기모노를 입고 밤마다 달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그리고 이 소년은 자살해 죽어있는 상태로 발견된다. 그리고 얼마후 그 시체마저 사라져 이 자살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이런 내용을 담은 <백골귀>라는 소설이 연재되고, 추리소설가인 호소미는 이 작자미상의 소설을 읽고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것이 에도가와 란포가 직접 지은 미발표작인지, 그런 척 하며 나타난 소설인지 알수 없는데, 이 소설을 지었다던 청년을 출판사를 통해 소개받게 된다.

액자구성으로 들어가있는 소설 <백골귀>와 함께 이 소설의 근원을 추적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시체를 사는 남자>는 우타노 쇼고의 다른 소설보다 반전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두가지 이야기의 접점이 기묘하게 겹치는 부분의 재미가 쏠쏠한 소설이다.
물론 아주 충격적이거나, 아주 새롭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다분이 에도가와 란포스러운 이야기를 다른 사람의 소설에서 발견하고 읽는 재미도 꽤 근사하고 말이다. 변태, 복장도착, 동성애에 관한 관심, 기괴한 것이 아름다움으로 이어지는 미적 취향, 후일담으로 밝혀지는 이야기 등등, 읽다보면 란포적인 소설의 경향을 느낄수 있는 느낌들을 많이 느낄수 있어서 그런 점도 참 재밌는데, 막상 <백골귀>소설에서 대놓고 에도가와 란포라는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은 딱 한번 뿐이라는 점도 독특한 점이다. 성격이라던가, 어딘가 어눌하고 쭈뼛쭈뼛한 문체, 그간 지었던 소설들 -인간의자,  외딴 섬 악마, 지붕밑의 산책자, D언덕의 살인사건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삽입함으로써, 말하지 않아도 그가 에도가와 란포라는 사실을 짐작케 만든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야기가 반전되는 그 자체라면야, 이 소설은 어쩌면 실패작인지도 모른다.
다소 케케묵은, 약간은 촌스러운 구성을 취하며, 일본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본 사람이라면 대략 눈치챌만한 이야기들도 많고.
그렇지만, 이야기의 완결성, 접점을 잇는 자연스러운 느낌이 괜찮아서 단 시간내에 즐겁게 읽었다.
묘하게 여운을 남기는 것도 어쩐지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고....

에드거 엘런 포의 이름을 기묘하게 바꿔놓은 에도가와 란포의 작풍은 확실히 에드거 엘런 포와 상당히 다르다.
(에도가와 란포가 에드거 엘런 포를 좋아하고 동경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쓴 건지, 일본의 에드거 엘런 포같은 작가가 되고싶은 마음으로 이런 이름을 쓴 것인지 나는 알수 없지만, 아마도 전자의 이유이지 않았을까 싶다.)
기괴하고 악마적이며, 악몽같은 에드거 엘런 포의 작풍과는 다르게, 에도가와 란포의 작풍은 훨씬 아기자기하고, 어딘가 야한 악몽같은 느낌이 든다. 처음 에도가와 란포 소설을 읽었을 적에 느꼈던 느낌이 그랬는데, 대부분의 작품에서 그런 느낌이 느껴졌다.
기괴한 것이나 더러운 것, 뚜렷이 마주할수 없는 어떤 존재가 아름다움이나 색으로 이어지는- 그런 묘사들이 항상 존재한다.
개인적으로는 에드거 엘런 포는 굉장히 좋아하고, 에도가와 란포는 굉장히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에도가와 란포식의 대부분은 기괴하지만, 약간은 가볍고, 약간은 색스러운 느낌이 지금의 일본 추리소설에서까지 느껴진다. 이것이 일본식의 미적취향과 감성을 대변하는 것이고, 그것이 대표적으로 에도가와 란포라는 작가에게서 표출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에도가와 란포를 일본 추리소설계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보았다.

그나저나 제목의 <시체를 사는 남자>의 의미는 아직도 알 수 없다. 역자후기에 역자가 제목을 추리해놓은 것을 읽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알수 없다는 느낌만 남았다. 무슨 뜻이었을까.
어쩌면 제목자체에 트릭이 있다는 것보다는, 시체를 사는 남자의 시체가 죽어서 풍화되어버린 과거를 뜻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남몰래 끼워맞춰 보았지만, 아직도 잘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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