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팔라닉-다이어리

묘하게도 1년전부터 살까 말까 깔짝대기만 했던 책.
척 팔라닉의 책들은 <메피스토>라는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다들 익히 잘 알고 있을 것 같은 브래드피트 주연의 영화 "파이트 클럽"이
척 팔라닉의 원작이 되겠다.
메피스토 시리즈중 <다이어리>벌써 14번째 책인데,
왠지 이쪽이 마음에 들어서 선주문-.
쇼핑사이트의 리뷰들도 별점은 높으나 어쩐지 떨떠름한 분위기이고,
나도 왠지 확! 땡기지는 않으나 읽어보고는 싶었던 소설인지라-
어쩐지 읽고 나서도 확 땡기지는 않으나
묘하게 매력적이고 떨떠름한 느낌을 받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모리 히로시-모든 것이 F가 된다

올해 후반기 쯤에는 완전 교고쿠 나츠히코에의 열광 모드였는데,
교고쿠 나츠히코와 함께 일본의 새로운 추리소설의 붐을 일고 있다는
모리 히로시의 책을 보고싶어져서 샀다.
어쩐지 기대해보지만, 역시 몽환적인 느낌을 더 좋아하는 관계로,
이공계 계통의 추리소설에서는 그닥 열광될것같지는 않다.
어쨌거나 궁금했던 소설이니까-.

트레이시 슈발리에-버진 블루

어쩐지 계속 차가운 소설만 읽었더니 마음이 차진 것 같아서,
뭔가 정통문학의 향기가 풍기는 소설을 읽고 싶어서 주문한 버진 블루.
"진주귀고리 소녀"가 인상적이어서 기대중인데,
데뷔작이라는 버진블루는 어떨지 모르겠다.

"여인의 일각수"와 "버진 블루"중에서 잠시 갈등하다가,

표지가 더 예뻐서 이걸로 샀다.-_-;
제목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고-.

페터 회-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지지난달부터 살까말까 찝적대기만 하다가 이제서야 주문했다.
아까도 말했듯이 따뜻한 소설을 보고싶어서 주문했으나,
제목부터 눈에 대한 감각인 관계로 따뜻할것같지는 않다.-_-;
 
사고나니, 번역이 이상해서 잘 읽히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고 잠시 후회했으나,
이미 주문해버린걸 어쩌나....
소설이 짧으면 몰라도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데 번역이 이상하면 괴로울 뿐인데..
씁...걱정되누나.
 
린지 데이비스-베누스의 구리반지
 

역사 추리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땡기지 않지만,
로마탐정 팔코의 이야기를 익히 많이 들어와서 나름대로 기대중이다.
막상 책이 집으로 왔을때 어쩐지 번뜩인다는 느낌이 드는 표지도 마음에 들었고,
생각보다 훨씬 두꺼워서 만족중이다.
(얇은 책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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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바케 - 에도시대 약재상연속살인사건 샤바케 1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부터 병약해서 집안에서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큰 17세의 미소년 도련님.
생각만 해도 근면성실할 듯한 우직하고 무뚝뚝하나 충성스러운 행수 1.
장터를 한번 훑고 돌아오면 소매자락에 러브레터를 가득받아오는 날카로운 눈매의 호남형 행수 2.


이 정도쯤 나왔을때 나는 점프계열 만화책들을 떠올리지 아니할수 없었다!
"취향대로 골라드세요~(?)"같은 각 종류의 꽃미남들이 그득 등장하는 점프계열의 야리야리한 그림의 만화들.
그래서 종종 야오이버전으로 패러디 되기도 하는, 그런 만화들!
날카로운 눈매의 정갈한 얼굴형을 가진 행수 2 니키치에게 꽂혀서,-///-;
아웃..멋져...♥라고 생각하면서 보는 나 역시 동인녀의 습성을 가지고 있단 말이냐......!!!!!!!!
어쨌거나,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린 것은 그런 점프계열의 만화들이었고,
특히 귀여운 귀신 "사이"가 등장해서 주인공 히카루를 도와주는 고스트 바둑왕이 떠올랐다.
어쩐지 만화인들이 혹할만한 미남들의 설정이 나온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작가 프로필을 보니, 전직 만화가이다!!!띠용!!! 놀라지 아니할수가 없구나.



어쨌거나, 올해 가을부터 꽂혀버린 교고쿠 나츠히코의 소설을 기다리다못해서,
손안의 책들 책을 하나씩 구입하기 시작했는데,
첫번째 구입한 책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샤바케"는 교고쿠 나츠히코의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요괴들이 소재로 등장하지만,  느낌은 사뭇 다른 꽤 명랑하고 아기자기한 소설이었다.

이 책의 요괴들은 거의, 요괴로 태어나 커다란 임무를 가지지 못한
(이를테면 한을 품고 있다던가, 복수를 꿈꾼다던가..뭐 그런 틀에 박힌 귀신의 이미지 있지 않은가.)
별 의미없이 존재하는 존재로 나온다.
따라서 인간을 싫어하지 않고, 대부분은 아주 오래된 물건에 속해있는 요괴들이고,
다정하고 잘삐지기도 하며 술과 과자를 좋아하는 등 귀여운 면모를 보여준다.

어린시절부터 병약한 도련님 이치타로는 대 상인의 외동아들로 태어나,
밥만 먹어주어도 주위에서 환호해주는 독특한 위치에 처해있는 주인공이다.
어쩌다 한숨 한번 쉬면 피곤한 줄 알고 바로 이불을 깔고 주무시라고 하고,
너무 병약하기 때문에 가끔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겨우 살아날 때도 있고,
17살이나 먹었는데도, 어린시절부터 자신을 돌봐줘온 요괴 행수들은 "아기씨"라고 부르며 아직도 아기 취급이고,
식구들과 직원들과 친구들은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하며 여느집 참한 규수보다 더더욱 고귀하게 키워진다.
묘하게도, 이치타로의 주위에는 어린시절부터 요괴들이 들끓는다.
그렇다고 괴담에나 나올법한 무시무시한 요괴들이 아니라,
병풍에 살면서 가끔 말동무를 해주는 병풍요괴나, 집벽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작은 야나리들,
가끔씩 삐그덕 대면서 아무일도 하지 않는 요괴 등,
어쩐지 사랑스럽고 소심하며 귀여운 요괴들이 잔뜩 들끓는다.

그도 그럴 것이, 5살때 아파 누워있을때 할아버지가 데리고 온 니키치와 사스케 역시 요괴이다.
그들은 이런 작은 요괴들보다 훨씬 큰 요괴들인데,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병약한 이치타로를 돌보기 위해서 온
인간 형태의 요괴들이다.


이치타로는, 어느날 밤 몰래 집밖에 나왔다가, 진한 피냄새를 풍기는 살인자와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살인사건을 발견하게 되고,
그 이후 범인이 잡혔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비슷한 종류의 살인사건이 마을 곳곳에서 터진다.
이른바 "약재상 살인사건".
피살자들은 거의 약재상이었고, 이치타로는 어쩐지,
아버지의 가게에서 약재상일을 돌보고 있는 자신을 노린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데....



3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지만, 책이 작고 글자도 큰 편이라 시원시원하게 읽어내려 갈수 있는 소설이다.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은 추리소설인데도 추리라기 보다는,
이치타로의 소소한 일상의 사랑스러움이다.
아들과는 다르게 아주 튼튼하고 정직한 상인인 아버지는, 유독 아들 이치타로에게 약하다.
젊었을 시절, 너무 미인인지라 14살때부터 프로포즈를 받고 다닌 미녀 엄마는
이치타로가 밥먹는 것을 감격스럽게 바라보고, 어쩌다 걱정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울거나 기절하는
초 오버 엄마.(하지만 이런 병약한 아들을 가졌다면 당연할지도..)
도련님에게 어쩐지 격의 따위를 잊어버린 듯한 두 행수의 살짝 버릇없는 행동들이나,
과자집 후계자이면서 과자를 못 만들어 걱정인 소꿉친구,
과자달라고 조르는 듯한 야나리들,
툭하면 삐지는 나름대로 반항아 병풍요괴.
병약한 이치타로의 곁에 있는 그 모든 것들은 곡선으로 유연하게 그려진 소박한 동양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치타로의 일상의 그런 소소한 행복함들은,
앞으로 닥쳐올 큰 사건을 자기힘으로 이겨내기 위한 용기를 복돋운다.
의지만 있을 뿐, 몸이 따라주지 않는 착해빠진 도련님이
"소중한 것들을 위해 강해지겠어"라는 의지를 불태우는 이유는,
그에게는 이 모든 사람들과 요괴들이 자기 생명을 지켜주고 있음을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초 귀여운 소설이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쉽게 술술 읽어나갈수 있는 소설이었다.
단점이라면, 역시 추리쪽에서는 너무 약하다는 점이지만,
등장인물들의 러블리함으로 모든 것을 상쇄시킬수 있다.-_-;;
어쩐지 만화적인 설정이나, 만화적인 대사들도 종종 보여서 보면서 살짝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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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요원이었으며 범죄심리 전문가인 지은이가 살인자들의 범죄심리와 범죄 패턴을 분석한 책. 희생자의 상태, 주변 환경, 연쇄적 범죄에 따른 공통증거로 범인을 분석해내는 '프로파일링(Profiling) 기법'을 이용해 범인을 맞추는 과정을 담았다. 지은이는 살인의 네 단계, 즉 범행 전 단계, 범죄 실행 단계, 시체 처리 단계, 범행 후 행동 단계 등을 이용해 범인의 심리나 환경을 추측했다.

지은이가 경험했던 사건 혹은 범죄연구에 대한 각종 사건들에 대한 소개와, 프로파일링 기법을 이용해 범인상을 분석하는 과정이 책의 주요 내용을 이룬다. 지은이가 교도소로 직접 찾아가 나눈 살인범과의 대화도 읽을 수 있다.

'누가 살인했는가'하는 범인 잡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왜 살인했는가?'에 중점을 두어 살인범들의 심리적 상태와 그렇게 되기까지의 가족 혹은 사회 상황을 정리했다. 사례 중심으로 씌어져 쉽고 빠르게 읽힌다. <양들의 침묵>, <한니발>의 작가 토머스 해리스 또한 그 소설들을 쓰기 전에 로버트 레슬러에게 경험담을 실제로 듣고 참고했다고 한다.

1994년 출간되었던 <FBI 심리분석관>의 개정증보판이다.

 

로버트 K. 레슬러 (Robert K. Ressler) - 1937년에 태어났다. 미시간 주립대와 대학원에서 범죄학과 경찰관리운영학을 전공했고, 1970년부터 FBI 요원으로 활동했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 수사망의 첨단 프로그램인 '흉악범죄예방프로그램(VICAP)'과 '범죄인 성격조사 프로젝트' 등을 창안했다.

FBI를 은퇴한 그는, 2004년 현재 버지니아 범죄행동연구소 소장으로 지내면서 범인상 프로그램 교육 및 각 수사관에서 의뢰한 흉악범죄 자문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살인자와의 인터뷰> 외에도 <나는 괴물과 함께 살아왔다>, <범죄분류입문>(공저) 등이 있다.

 

조금 잔인한 마음이겠지만, 살인자의 마음처럼 궁금증이 솓아나게 하는 주제가 또 있을까.

얼마전 친구랑 이책 얘기를 했는데, 영풍문고에 갔다가 또 문득 이책을 발견하고 초반만 슬쩍 읽어봤다.

아..왠지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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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분신인 연약한 여인과 신을 대신하려는 번역가의 쫓고 쫓기는 모험을 통해, 중세 전통과 근대 정신의 충돌이라는 역사적 격변을 그린 역사 미스터리 소설. 또한 이 작품은, 이 둘의 싸움에 휘말리면서 가치관의 혼란과 좌절을 경험한 한 수도사를 통해 인간의 진정한 구원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중세 순례단의 여정을 따라 중세인들의 생활 속에 녹아 든 신앙과 관념, 풍속을 세밀하게 재현함으로 '신의 시대'에서 '인간의 시대'로 넘어가는 중세말의 거대한 대륙을 탐색하는 인문학적 작업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중세 성지 순례단이 순례 여행 중에 일어난 의문의 사건으로 계속 미궁에 빠지게 되는 미스터리적인 요소와 함께, 이 미스터리를 추적하여 시나이 산까지 가는 도중 갖은 모험을 다 겪는 모험소설이기도 하다. 얽히고 설킨 사건들과 이를 위해 무수히 까린 복선, 시시각각 나타나는 절정과 반전의 순간으로 읽는이를 흡입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세 말의 정신적인 혼란과 둔중한 역사의 무게가 실려 있다. 기본 플롯은 미스터리 구조를 띠지만, 니콜로와 아르시노에, 펠릭스라는 세 인물을 통해 끊임없이 인간의 구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이 주는 또 하나의 재미는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장면장면을 수놓는 중세 문화의 유머러스하며 풍자적인 풍경 묘사들. 라틴어의 중요서을 비유한 우스갯소리하며, 성자를 향료에 비유하는 게임, 곳곳마다 나오는 성자의 전설, 순례자 규정, 옷차림, 이교도의 도시 한가운데 포위된 예수살렘, 예루살렘의 성묘에서 거행하는 기사작위 수여식 등등 중세의 풍물과 관념들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셰리 홀먼 (Sheri Holman) - 1966년 6월 1일 미국 버지니아 주의 하노버 카운티에서 출생했다. 어릴 적부터 책에 코를 박고 산 그녀는, 윌리엄 메리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셰익스피어 순회공연까지 다닌 연극인이기도 하면서 대학 졸업 후에는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수많은 작가들을 등단시킨 편집자이기도 하다.

소설 <도둑 맞은 혀> 한 편으로 미국 문단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그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이집트와 시나이 산, 그리고 성 카타리나의 유골이 있는 고대 수도원 등지를 직접 순례하며 중세인들의 정신 속에 파고들었던 한 성녀의 의미를 생생하게 캐냈다.

 

오랜만에 영풍문고에 갔다가 문득 머릿속에 들어온 책.

재밌을까?

어쩐지 지루할것같기도 해서, 일단은 사오지 않았지만, 왠지 궁금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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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워치 - 상 밀리언셀러 클럽 26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지음, 이수연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만약 환타지나 환상 소설을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이책을 읽기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작가 이름의 난감한 생소함이나 러시아 소설이라는 점에 대한 압박이지 않을까 싶지만,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의 워치 시리즈는, 일단 1부 "나이트 워치"로
조금도 불편해할 필요없는 그야 말로 즐거운 "대중소설"로써 성공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


잠시 개인적인 취향을 말해보자면, 나는 주로 환상소설류를 읽는 편이고,
추리, 공포, 환상, 오컬트- 그 무엇도 가리지 않지만, 환타지는 꽤 가리는 편이다.
마법사와 요정이 등장하고, 무슨 무슨 종족이 등장하는 환타지 소설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도저히 책장이 넘어가질 않기 때문인데,
그래서 남들 다 재밌게 봤던 반지의 제왕을 읽어보려 했을때도, 의미없는 몸부림으로 중도에 포기해버렸다.
어쩌면 오로지 중세스타일의 환타지에 대한 개인적인 거부감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쩐지 오컬트 적인 냄새가 풍기는 나이트워치는 타 환타지 소설에 비해서
개인적인 호감도면에서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나이트 워치"는 책장을 펴는 순간부터 빠져들게 하는 마력적인 흡입력을 가진 책이다.
환타지라는 장르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은 현실과 동떨어진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점이 아닐까 싶다.
잘쓰면 작가만의 세계가 확립되지만,  잘못되면 설정이 얽히고 마는 장르일테니.
이런 점에서 나이트워치의 무대는 바로 현실이다.
컴퓨터와 CDP, 네트워크와 지하철이 존재하는 바로 21세기의 현실의 모스크바를 무대로,
환타지의 이(異)세계로 "어스름"이라는 세계를 창조해내고 있다.
어스름의 세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음산하고 축축한 느낌의 영적인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주인공들은 텔레파시라던가, 천리안같은 초능력이라던가 영적인 힘을 사용할수가 있다.
현실의 도시의 건조하고 냉랭한 느낌과 어스름의 세계의 어딘지 모를 음울함이
이 소설 전체의 느낌을 대변한다고 할수 있다.

마법사, 마녀, 주술, 초능력, 변신자, 흡혈귀, 서큐버스, 인큐버스가 등장하는 가운데,
빛과 어둠이라는 개념도 등장한다.
누구나 예상하듯이 빛은 "선"이고, 어둠은 "악"이다.

빛의 마법사가 있듯이, 어둠의 마법사도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어째서 빛의 마법사나, 빛의 마녀나, 빛의 변신자는 있는데,
왜 빛의 흡혈귀나 서큐버스는 없을까 궁금했었는데,
잘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흡혈귀나 서큐버스는 인간의 기를 먹고 살아야하니, 당연한 설정이다.

그러나 선의 쪽인 빛의 군단이 정확히 "옳다"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으며,
악의 쪽인 어둠의 군단이 정확히 불필요한 존재라고 말하고 있지도 않다.
인간 세상에 선이 있듯이 악도 있어야 공평하니까.
그러니까 옭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그 상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쪽에서 볼때는, 인간에게 득이 되는 쪽은 "빛"이고, 해를 가하는 쪽은 "악"이지만,
그러나 이것은 다분히 인간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뿐이지,
결코 인간의 정의가 그들 "다른 존재들"의 정의는 아니다.
인간이 인간을 이롭게 한다고 산을 깍아 아파트를 짓는 것이 인간에게는 이득이나,
자연에게는 해악일 뿐인것 처럼-.
책을 보다보면 빛과 어둠이 공생하며 살아가는 원리가 나오는데, 뭐랄까.
납득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달까.
빛의 쪽에서는 "야간 경비대"를 만들어 어둠의 쪽을 감시하고,
어둠의 쪽에서는 "주간 경비대"를 만들어 빛의 쪽을 감시하는 이유는,
양쪽의 힘을 남용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악이 감시하지 않으면 빛의 군단은 선을 마음껏 부리게 되고,
선이 감시하지 않으면 어둠의 군단은 악을 마음껏 부리게 된다.
그래서 이 세상은 공평하게도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게 형평성을 가지고 있다는 원리이다.
어차피 선도 악도 존재할 바에는, 공평하게 "타협"하게 된것이다.
그래서 빛은 악의 최소한의 생존 권리를 보장해야만 한다.
이를테면, 인간의 피를 먹고 살아야만 존재할수 있는 흡혈귀에게는
정확한 횟수로 흡혈을 할수 있는 기간을 허용해둔다는 식으로-.

어쨌거나 오래전 크게 싸워오다가 타협한 빛과 어둠의 팽팽한 긴장속에,
CDP가 없이 길을 걸어다니는 것을 싫어하고, 다소 사색적이며, 때로는 우유부단한 평범한 주인공 안톤이 등장한다.
겉에서 보기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처럼 보이는 안톤은 사실은 야간 경비대로,
대단한 직위는 아니고 그저 신참에 불과하다.
우연히 지하철에서 커다란 저주기둥을 머리에 달고 다니는 여자를 발견하게 되고,
흡혈귀에게 잡아먹힐뻔한 이상한 소년 예고르를 구하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주인공이 히어로인 블록버스터와는 다르게, 주인공인 안톤은 히어로가 아니라 보조자 격이다.
인간과 "다른 존재"임에도, 선의 기질도, 악의 기질도 완전히 타고나지 않은,
그래서 어떤 대단한 존재가 될수도 있을 가능성을 가진 소년 예고르,
모스크바를 완전히 날려버릴 법한 커다란 저주기둥을 달고 다니다가,
결국은 야간경비대에 들어왔으나, 별 능력을 보이지 않다가
점차 위대한 여 마법사의 운명을 타고난것이 밝혀지게 되는 안톤의 연인, 스베틀라나가 오히려 히어로에 가깝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천재적인 마법사들을 돕고 구하며 안톤 역시 능력의 향상을 보이지만,
그에게는 능력에 한계가 정해져있다.
"나이트 워치" 2권의 책은 3부로 나뉘어,각기 다른 사건을 진행해나가면서도,
소년 예고르의 등장과 스베틀라나의 위대한 여마법사의 운명이라는 커다란 주제로 움직이고 있고,
때로는 공격적이고, 때로는 사색적이기 때문에,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대중소설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지루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세계와 어스름의 세계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위해 설정해놓은 작가의 작은 센스들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특히 안톤의 집에 세콤같은 경비시스템의 역활을 하는
"처용의 탈"부분에서는 피식-웃게 만드는 귀여운 센스가 있었달까.)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문체는 오히려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을 베가시켰다.
한마디로 비쥬얼적으로 가오가 잡혔달까.(-_-)
책 전반적으로 흐르는 쿨한 냉소가 좋다.
대중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철학적인 사색을 놓치 않는 점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마력에 가까운 흡인력을 가지고 있는 점에 무한한 부러움을 느낀다.
앞으로 나올 "데이워치"와 "더스크 워치"도 열렬히 기대해본다.



p.s 1. 헐리우드에서 나이트워치, 데이워치, 더스크워치의 판권을 모두 사갔다던데,
러시아판 영화는 본 사람들 모두 무슨 얘기인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하던데,
어느 영화나 비교적 쉽게 풀이해놓은 해설집같은 헐리우드 판 영화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
초능력의 사용이라던가, 세세한 어스름의 세계의 느낌을 자세히도 설명해놓은 책이니,
좀더 볼거리가 많다면 더더욱 좋겠고-.

p.s 2. 데이워치나 더스크 워치에서도 화자가 "안톤"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려나?

p.s 3. 그래도 나도 한국사람인지라, 외국소설에서 우리나라 문화의 단면을 발견하면 무척이나 신기한데,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처용의 탈"이 등장하기도 하질 않나, 컵라면이 등장하질 않나-
왠지 러시아가 가깝게 느껴졌다.-_-;(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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