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분신인 연약한 여인과 신을 대신하려는 번역가의 쫓고 쫓기는 모험을 통해, 중세 전통과 근대 정신의 충돌이라는 역사적 격변을 그린 역사 미스터리 소설. 또한 이 작품은, 이 둘의 싸움에 휘말리면서 가치관의 혼란과 좌절을 경험한 한 수도사를 통해 인간의 진정한 구원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중세 순례단의 여정을 따라 중세인들의 생활 속에 녹아 든 신앙과 관념, 풍속을 세밀하게 재현함으로 '신의 시대'에서 '인간의 시대'로 넘어가는 중세말의 거대한 대륙을 탐색하는 인문학적 작업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중세 성지 순례단이 순례 여행 중에 일어난 의문의 사건으로 계속 미궁에 빠지게 되는 미스터리적인 요소와 함께, 이 미스터리를 추적하여 시나이 산까지 가는 도중 갖은 모험을 다 겪는 모험소설이기도 하다. 얽히고 설킨 사건들과 이를 위해 무수히 까린 복선, 시시각각 나타나는 절정과 반전의 순간으로 읽는이를 흡입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세 말의 정신적인 혼란과 둔중한 역사의 무게가 실려 있다. 기본 플롯은 미스터리 구조를 띠지만, 니콜로와 아르시노에, 펠릭스라는 세 인물을 통해 끊임없이 인간의 구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이 주는 또 하나의 재미는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장면장면을 수놓는 중세 문화의 유머러스하며 풍자적인 풍경 묘사들. 라틴어의 중요서을 비유한 우스갯소리하며, 성자를 향료에 비유하는 게임, 곳곳마다 나오는 성자의 전설, 순례자 규정, 옷차림, 이교도의 도시 한가운데 포위된 예수살렘, 예루살렘의 성묘에서 거행하는 기사작위 수여식 등등 중세의 풍물과 관념들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셰리 홀먼 (Sheri Holman) - 1966년 6월 1일 미국 버지니아 주의 하노버 카운티에서 출생했다. 어릴 적부터 책에 코를 박고 산 그녀는, 윌리엄 메리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셰익스피어 순회공연까지 다닌 연극인이기도 하면서 대학 졸업 후에는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수많은 작가들을 등단시킨 편집자이기도 하다.

소설 <도둑 맞은 혀> 한 편으로 미국 문단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그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이집트와 시나이 산, 그리고 성 카타리나의 유골이 있는 고대 수도원 등지를 직접 순례하며 중세인들의 정신 속에 파고들었던 한 성녀의 의미를 생생하게 캐냈다.

 

오랜만에 영풍문고에 갔다가 문득 머릿속에 들어온 책.

재밌을까?

어쩐지 지루할것같기도 해서, 일단은 사오지 않았지만, 왠지 궁금해지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