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평안함을 찾게되는 공간은 가지각색이리라고 생각된다.

어떤이는 산속 깊숙하게 숨겨져 있는 암자를 찾아갈 것이고 어떤이는
종교시설안에서 기도를 하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을 것이다.

또 어떤이는 왁자지껄한 분위기의 술집에서 또 다른이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클럽에 가서 흔들어줘야 소위 말하는 스트레스를 해소
할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라고 남들 다 가지고 있을 그런 공간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 공간이라
는 곳을 결혼하고 나서 한번도 안찾아봤었고 그나마 저번주 토요일 땡땡이
를 치면서 아주 오래간만에 찾아 가게 되었다.



<환기 미술관>   http://www.whankimuseum.org/
 
고상과는 좀 거리가 있는 인간형이지만, 이상하게 난 이 미술관에만 가면
맘이 편해진다. 3개의 건물군으로 이루어진 그리 크지 않은 이 미술관은
특별한 전시회가 있지 않는 한 내가 아는 바로는 수화 김환기 화백님의
작품을 상설전시하는 걸로 알고 있다.

초입에 들어서면 적당한 구배를 가지고 있는 계단을 마주치게 되면서 이건물은
시작된다. 적당한 높이의 계단을 오르고 나면 평지가 나오게 되고 그 평지 왼쪽
에 직사각형으로 되어있는 건물을 만나게 된다. 까페테리아와 샵을 겸하는 곳이
며, 2층에서는 세미나를 열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계단오른쪽에 붙어있는 건물이 까페&샵

평지를 조금 더 걸어 들어가면 세워진 직사각형과 같은 모양의 주현관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전시동과 아뜨리에를 감싸고 계단이 빙 둘러싸여져 있는 구조의
건축물을 만나게 된다.



열려있는 저문을 통하면 전시공간으로 연결된다. 오른편 계단이 이 건물을
빙 둘러싸고 있는 계단의 시작점..

평안함을 얻게되는 공간은 미술관 내부보다는 외부쪽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조금씩 좁아지는 계단을 터벅터벅 걸어 올라가다 보면 인왕산 꼭대기가 보이는
전망에 묘하게 소음을 억누르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물론 주변 주택가에서 들리는 생활소음은 어쩔 수 없다지만..)



전시공간을 감싸고 있는 계단의 시작점...



위의 사진의 계단을 올라온 후 마주치는 잠깐 머무는 공간..유리에 붙어있는
저 알록이 달록이는 내부에선 작품으로 둔갑한다.



폭이 좁아지는 계단.. 이 계단을 올라오면 이건물에서 옥상(?)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연결되어진다.



올라오는 계단은 여기서 끝..그리고 마주치는 곳은 사방이 벽으로 막힌 공간..
이쪽으로도 전시공간을 연결해주는 출입문이 있으나, 오늘은 개방을 안해놨다.
(저 위에 오묘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지붕은 전시공간 최상층의 지붕)



칸칸히 알록달록 붙어 있는 저 벽체도 역시 전시되는 작품이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는......



건물 뒤를 돌아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사진의 난간부분까지 도달하면.....



이렇게 올라갔던 계단옆에 붙은 전시공간 출입구와 만나게 된다..

앞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내가 이 미술관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이 없다"라는
이유 때문이다.

오전 10시에 오픈을 했고 10시 10분에 도착을 했었고 관리하는 여직원 몇명을
빼고 관람객은 나 한사람 뿐이였으니까. 마치 미술관을 전세낸 것 같은 사치를
맘껏 누리게 된다고나 할까..



건물 꼭대기에서 보이는 전경..



거기다가 마침 찾아간 날...날씨까지 끝내줬다는....

뱀꼬리1 : 전시되고 있는 것은 한불 수교 120주년을 맞아 기획된 "공간의 시학"
전시중..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진 않았으나 상당히 재미있던 전시회였다고
생각됨. 한정된 사각형의 캔버스가 아닌 건물 자체를 캔버스삼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음..발상이 대단하다고 밖에 설명이 안됨..^^

뱀꼬리2 : 내부촬영은 금지되어 있는 관계로 전시시설 입구에서 미모의 여인에게
카메라 압수당함. 우락부락 사내나 아저씨였다면 몰래 가지고 들어가 여기저기
사진을 찍겠지만...난 역시 미녀에게 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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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11-13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냄새 물씬 풍기네요저도 가고파요

키노 2006-11-13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다^^

플레져 2006-11-13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만 고냥이를 능가하는 낭만 메피스토! (님 ^^)

물만두 2006-11-13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네요^^

전호인 2006-11-13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멘트가 없다면 더욱 좋을 텐데.........

건우와 연우 2006-11-14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미술관 주변 풍경도 편안해요.^^

stella.K 2006-11-1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편안해지는 장소로 해우소만한데가 또 있나요? =3=33

Mephistopheles 2006-11-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남편분 손잡고 주말아침에 한번 움직여 보세요..날추워지기전에..^^
전시내용도 재미있습니다..^^
키노님 // 날씨까지 저리 맑아줘서..땡땡이친 보람을 느꼈다고나 할까요.핫핫핫..
플레져님 // 저기...도라지위스키라도 한잔..???
물만두님 // 예 저기 생각보다 좋아요..경관도 좋고 일단 조용하고 사람도 없고..^^
전호인님 // 그래도 비교적 시멘트가 덜 드러나는 건물이랍니다..^^ 저정도는
용서해 주자고요..^^
쌀미자쓰시는 속삭이신 분 // 어느 미자를 쓰시는지 확실하게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건우와연우님 // 건우와연우 데리고 한번 가보세요..지금 설치되어 있는 내부전시품목들이 아이들이 호기심 가지기에는 충분해 보이더라구요..
스텔라님 // 음..그건 말입니다 스텔라님..장의 상태에 따라 지옥인 장소로 돌변하는 곳이 바로 해우소 아니던가요..???

moonnight 2006-11-14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참 멋진 곳이네요. 이런 휴식공간을 가지고 계시다니, 부러워요. ^^

Mephistopheles 2006-11-14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식공간이라기 보다는...사람이 꼬일만한 장소에 사람이 없다는 그 만족감 때문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