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에게 월요일은 악몽이다.
하루 혹은 이틀을 쉬고 출근하게 되면 그 휴가의 여파로 월요일에 축 처지기 일쑤고
일의 능력이 안오른다. 속칭 `월요병'이라는 처방도 없고 완치도 불가능한 대단히
무서운 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오늘 6월 19일 월요병은 사상 최악의 월요병이다.
이 병도 감기마냥 변종에 변종을 거듭해 강력한 바이러스로 탈바꿈하나 보다.
아마 강력한 바이러스로 다시 태어니가 위해 월요병은 `월드컵'이라는 엄청난 변종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싶다.
오늘 아침 출근은 정말 일찍이였다.
4시부터 시작하는 한국과 프랑스의 극적인 동점 예선전을 보고 나서 조금이라도 눈을
붙였다가는 분명 오전출근이 힘들 듯 하여 바로 출근 준비를 하고 7시에 집을 나왔다.
길거리에 드문드문 보이는 붉은 옷을 입고 얼굴에 페인팅을 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데, 웬지 모를게 다들 기쁜 얼굴들 가지고 있다. 입꼬리들이 평상
시보다 30도 정도 귀쪽으로 접근한 페이스를 약속이나 한것마냥 모두 얼굴에 달고 다닌다.
버스를 타고 회사로 향하는 그 안에서도 이러한 페이스들은 심심치 않게 목격되었다.
차장에 머리를 기대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묘령의 아가씨, 양아치틱한 번개머리 남성
에게서도, 아침 운동을 위해서인지 선캡을 착용한 아주머니의 입가에도 다들 약속이나
한것처럼 똑같은 페이스를 가지고 있는 걸 목격했다. 하다못해 버스를 모는 기사 아저씨의
얼굴표정마저도 똑같은 것이 아닌가..!!!
7시 반쯤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곧바로 내 자리에 착석에 그 좁은 의자에 온몸을 구겨넣는
묘기를 선보이며 잠을 청했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막내직원의 출근 기척에 잠을 깨고 오전
근무를 준비하기 위해 몸을 추스리는 과정에서 우연히 접한 거울속의 나의 얼굴은........
출근길에 수없이 접했던 그 피곤에 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입꼬리가 귀쪽으로 30도 정도
올라간 그 그로테스크한 페이스....그 표정의 원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분들도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분들...혹시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