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의 제목은 다분히 턴레프트님과 레와님을 의식하고 썼습니다.므흐흐)
요즘 마님은 일요일도 출근이다. 12월 달이 되면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언제나 걸리는 작품이 있으니 이름하여 '호두까기 인형'이다. 마님이 소속된 발레단도 예외는 아니다. 극의 특징상 아이들이 무더기로 출연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연습을 같이 하기 위해 일요일도 나가는 일정이 11월 달 중순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대신 월요일은 쉰다.
저번 주 일요일도 마찬가지로 마님은 출근하고 요즘 널널해진 마당쇠는 일요일 방굴러데쉬를 하며 주니어와 먹는 걸 가지고 옥신각신 싸우면서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대충 마님의 퇴근시간이 다가온다. 마침 집안의 어르신 두 분 역시 저녁약속으로 자릴 비우셨고 냉장고는 비어 있고 마땅한 저녁거리가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동안 눈 여겨 봤던 동네에서 버스로 두정거장, 지하철로는 한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규동집을 가기로 하고 마님께 전화를 걸었다.
마당쇠 : 어디야?
마 님 : 지금 집에 갈려고 폼 잡는다.
마당쇠 : 집에 먹을 거 없는데.......
마 님 : 어쩌라고...?
마당쇠 : 외식하자 싸고 맛있는데 아는데...
마 님 : 그러지 뭐.
그리하여 마님 도착시간 맞춰 주니어 바리바리 옷 챙겨 입히고 목도리 두르고 군밤장수 모자까지 씌워 마님을 영접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열심히 버스타고 도착하니 가게는 의외로 소박하다. 그리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작지도 않고 일단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오....가격 참 착하다.
식사종류 로는 소고기 덮밥인 규동과 가츠돈(돈까스 덮밥), 우니가동(장어덮밥), 등등이 있고 면류로는 나가사키 짬뽕에 튀김 우동, 야끼소바까지 골고루 존재한다. 더불어 술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안주류도 제법 위치해 있다. 꼬치구이, 오뎅, 오코노미야키 등등.....
일단 밥을 먹으러 왔기에 주니어 좋아한다는 가쓰동 시키고 마님도 덩달아 하나 더 추가. 나는 좀 새로운 메뉴 도전한다고 마구로쓰케동을 주문했다.(참치회가 얹어 나온 덮밥)
처참하다. 잠깐 한 눈 판사이 샐러드는 마님이 후루룩 마셔버렸다.
일단 주문이 들어가니 오픈된 주방에서 총각 둘이 열심히 음식을 만든다. 더불어 애피타이저로 야채샐러드가 나온다. 반찬으로는 김치와 단무지. 지지고 볶는 소리가 열심히 나더니 소박한 그릇에 가쓰동이 나온다. 잠시 후 내가 주문한 마구로쓰케동도 등장.
그러니까 초절이 한 밥에 저렇게 참치회 얹어서 와사비 간장 뿌려 먹는 덮밥. (계란은 주니어가 강탈...흑흑)
사진을 찍으려는 찰라 번개같이 등장한 마님의 손이 주니어의 덮밥을 재빨리 비벼버리셨다.(원래 덮밥은 비벼먹는 것 보단 적당히 섞은 후 폭폭 떠먹는게 제맛이라더군요)
맛은 제법 있다.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담백하다. 더불어 직원들도 참 친절하다. 일요일이라 가족단위 손님이 많고 제법 소란스런 아이들이 가게 인테리어를 만졌다 놨다 떨어트려 놔도 그냥 웃으면서 다시 정리 정돈한다.
소박한 덮밥 한 그릇이지만 가게 직원과 분위기를 보면 그냥 허술하게 만들진 않는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하다. 더불어 가격까지 착하니까. (가쓰동 6000원, 마구로쓰케동 8000원, 식사종류는 대부분 6~8천 원선) 나중에 맥주나 혹은 도꾸리 한잔에 꼬치나 뜯으러 다시 방문해야겠다.
가게 여기저기 저런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가득가득...
위치는............휘모리님이 설명하실껍니다. 휘리릭~~~
뱀꼬리 : 담백하고 깔끔하기에 푸짐한 상차림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원하시는 분은 그다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