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의 생활백서 #35
-꽃보다 남자 증후군
화제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 때문에 메피스토 집안은 때 아닌 꽃미남 열풍이 불고 있다. 그렇다고 온 집안 식구들이 닥본사를 합창하며 월요일 화요일 드라마가 시작하는 시간에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초롱초롱 눈을 굴리며 캬아 구준표~ 윤지후오빠~를 남발하는 상황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단 한사람만이 열광한다.
절대자로 군림하는 마님이다.
첫 장면에 식겁하여 마당쇠는 시청을 가급적 자제하는데 비해 마님은 닥본사가 불가능했던 편까지 마당쇠를 반협박하여 다운 받아보고 희희낙낙하는 상황인 것이다. 하도 오바하시길래 뭐땜시 그런 드라마를 봐? 하고 따졌더니만. 애들이 이쁘잖어~ 하길래 아줌마~~ 정신 좀 챙기세요~~ 했다가 마당쇠 등짝은 켄시로의 북두신권을 마님의 손바닥을 통해 직접 시전 당했었다. (그러니까 북두신권의 그 주인공이 아됴됴됴됴 연상하면 됨.)
마님은 그 정도가 좀 지나치셔서 나에게서 강탈해간 PSP를 통해 동영상을 보고 또 보고 이젠 4명의 꽃미남의 각자 매력에 대해 분석까지 하는 지경까지 와버렸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와는 전혀 상관없을 주니어의 관심은 사람을 아주 웃기게 만들어 주었다.
역시나 마님은 취침 전 침대에 길게 누워 PSP를 양손에 쥐고 열심히 꽃보다 남자를 탐닉하고 있을 때 옆에서 잠을 청하던 주니어는 지 엄마가 보는 영상물에 관심을 보이며 이런 질문을 했더랬다.
주니어 : 엄마..이거 뭐야.
마님 : 어 이거 꽃보다 남자라고 엄마가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야.
주니어 : 어 그렇구나. 근데 이 사람 누구야..?
(마침 마님이 보는 영상에선 윤지후(김현중)의 클로즈업씬이였다.)
마님 : 어 주인공이야...
윤지후를 한참 뚫어져라 쳐다보던 주니어가 비장하게 한마디 한다.
주니어 : 엄마..난 이 다음에 커서 이런 사람 될꺼야.
마님 :(아주 감격해하며) 그럼 그럼 우리 아들은 이런 사람이 되야지 그런데.....
이 사람은 배가 안 나왔단다~
주니어는 지 배를 주물럭거리며 갑자기 침울해지더니만..
주니어 : 그럼 엄마..나 이제 밥 조금만 줘 알았지.!
라며 매우 결의에 찬 목소리로 그 나이에 몸만들기 선언을 해버렸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금잔디(구혜선)가 나왔을 때 보였던 주니어의 반응이였다.
주니어 : 이 누난 누구야..이쁘다...
마님 : 어 여자 주인공이야 이쁘고 귀엽지..
주니어 : 어 진짜 이쁘다..그럼 엄마는 이런 누나처럼 되면 되겠네 그치..
마님 :(호들갑을 떨며) 오호호 그럼 그럼 엄마도 이 누나처럼 되는거야 어렵진 않지..
엄마의 반응을 심각하게 바라보던 주니어 마님의 자뻑멘트를 한 순간에 무력화 시킨다.
주니어 : (꽤나 심각한 표정으로) 그런데 엄마...그럴려면...엄마 얼굴 전부 바꿔야잖아..난
그냥 지금 엄마가 좋아 이 누나처럼 하지 마..
마님 순간 꽁꽁 얼어 붙었고. 침대 밑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깔깔거리며 데굴거리던 마당쇠를 사뿐히 즈려 밟으며 몽땅 화풀이를 했다는..
역시 애들 눈이 제일 정확하며 한치의 오차도 없는 법인가 보다.
뱀꼬리 : 왜 그런데 요즘 길에서 마주치는 여자들은 대부분 스타킹을 무릎 바로 위까지 올려신고 다닐까? 금잔디신드롬인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