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 건물에 이사 온지 4년이 넘어 온다.
고로 내가 한 사무실에 4년이상 지내고 있다는 셈..(스스로 놀라는 중)
6층건물에 1~3층까지는 사무실, 4~5층까지는 전세,
6층은 주인집이 사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건물이다.
그리고 신축이다.
1층과 주인집을 제외한 나머지 층들은 두 세대 혹은 사무실 두개가 들어가는
규모인데 우리가 4년동안 한자리를 지키는 동안 바로 옆이나 1층은 무수히
입주자들이 갈리고 갈리고 또 갈리는 상황이 반복되었었다.
길게는 1년, 짧게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반년도 못채우고 수시로 바뀌더니만
얼마 전 1층에 새로운 입주자가 들어오게 되었다.
사무용가구를 주로 취급하는 가구점인데 지금까지의 입주자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사하자마자 인사라고 시루떡을 돌린다.
옛날이야 이사라는 행동에 자연스럽게 인정상 떡을 돌리곤 했는데
요즘은 이런 일이 극히 드물어졌다. 그만큼 인심 야박해졌다는 증거.
4년 넘게 있어 왔지만 떡 돌리는 사무실은 처음이였다.
그리고 오늘 화장실에 가보니.(1층과 화장실을 같이 씀. 원래 1층용 화장실이
있었으나 몇년 전 이사 온 입주자가 때려부시고 사무실로 개조. 물론 건물주
묵인 하에..) 세면대 위에 물비누가 한 통 올라와 있다. 그리고 그 앞면엔
귀염체의 글씨로 1층 "증" 아껴쓰세요. 라는 글귀가 붙여 있더라는...
사소하고 작은 것 하나로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지더라.
내일 아침엔 물비누통 옆면에다 1층 킹왕짱! 이라고 굵은 매직으로 써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