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도 길었던 한국프로야구의 한해가 SK의 극적인 코리안시리즈 우승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현 프로야구 구단 중 유일하게 우승을 해 본 적이 없던 구단이 마침내 우승을 일궈냈기에 어쩌면 의미있는 시즌이였을지도 모른다. 이점을 빼고 본다면 결코 박수 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자 여기저기 원성이 들린다. 부럽다면 부럽다고 말해라 SK우승했는데 뭔 딴지냐...등등..)
어렸을 때부터 두산의 팬인 나는 두산이 이번 시즌에 우승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적지않아 있었겠지만 내가 그다지 야구를 즐겨보지 않고 띄엄띄엄보다 보니 그래 이왕이면 한번도 우승을 못해 본 팀이 우승하는 것도 프로야구입장에서 보면 좋겠네.란 생각도 했었다지만...
불철주야 철야를 하며 저녁밥을 먹으면서 봤던 코리안시리즈 1차전과 2차전을 보며 그 생각은 싸그리 사라져 버렸다.
김성근 감독이라는 프로야구에서 잔뼈가 굵은 감독이 이끄는 SK팀의 게임을 보고 있으면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렸다. 빈볼성은 아니겠으나 몸에 맞는 타구로 상대선수의 손가락을 부러뜨렸고 (우연인진 몰라도 팀의 구심력을 맡고 있는 노장선수였다.) 재차 일어난 빈볼성 투구에선 돈의 면상을 가진 투수는 꽤나 고참격에 속하는 상대 타자에게 오히려 눈을 똑바로 뜨고 뭐? 뭐? 라는 건방만땅의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했었다.
그래 투수와 타자의 신경전은 비일비재했으니까 넘어가 주자 허나 SK의 내야수 정근우의 모습에선 일말의 희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내야수의 입장이다 보니 발이 빠른 주자의 도루를 저지하는 역할은 분명 그들의 주요 임무중에 하나이겠으나 이건 좀 심하다 싶다.

타자의 안타로 1루주자가 2루를 돌아 3루로 진루할 때 저런 식으로 슬쩍 상대의 발을 잡아챈다면 이건 경우에 따라 퇴장과 벌금 몇 게임 줄장정지에 해당하는 야구쪽에선 중죄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리고 시즌내내 문제가 되었다 1루주자 도루 견제 모습..

상대 선수가 2루베이스 가까이서 조금이라도 아웃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 슬라이딩 하는 건 아마도 기본 중에 기본이겠는데. 상대 야수가 저런식으로 견제를 한다면 머리부터 들어가는 헤스슬라이딩시 상대 운동화의 스파이크에 찍히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정근우의 시즌내내 이러한 수비로 인해 상대 선수들 여럿 다치고 찢어지고 했다고 하니 분명 이건 교정받고 지적받아 고쳐나가야 할 자세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재미있는 사실은 SK의 감독인 김성근 감독은 정작 입을 다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야구인들이 잘못을 지적해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던 그가 이번 코리안 시리즈에서 정근우의 저런 더티한 플레이가 다시 한번 이목을 집중받자 그제서야 만약 주자의 진루를 방해했다면 그건 분명 잘못된 행위....라는 기자들의 몇차례의 질문에 겨우 참새눈물같은 양심성 발언을 한것이 전부였다면 전부...
더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저런 플레이가 몸에 밴 선수 자체도 오히려 자신의 저런 수비에 딴지와 사족을 붙이는 사람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행동과 모습만을 보일 뿐이다. ((오히려 떳떳해보이기까지 했다.)
무관의 제왕이였던 SK의 이번 시즌 우승은 분명 역사적이고 기록할만한 사항이겠지만 우승을 위해 저런 플레이가 묵인된다면 그 우승의 후광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듯 싶다. 이미 시즌 종반 정근우의 플레이에 앙심을 품은 상대 선수들이 스파이크를 높이 쳐들고 베이스가 아닌 그의 허벅지를 향해 슬라이딩을 하는 모습을 몇 번 봐왔기에... 그가 은연중에 갉아먹은 상대선수의 선수생명을 고스란히 다음시즌에선 몸으로 받아야 할 듯 싶다.
무관의 설움을 씻었을진 몰라도 이번 시즌 이후 그들의 안티는 더더욱 급증할 듯 싶다. 아울러 아무리 냉혹한 프로의 세계일지라도 인성이 결여된 선수생활은 결코 장수할 수 없을 듯 싶다.
뱀꼬리 : 페어플레이가 밥먹여주냐 프로의 세계에선 일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우승이 장땡이야..!! 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왠만하면 정신상태 개조를 적극 추전합니다. 메이저리그 100년의 역사는 그냥 이루어진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