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멜기세덱님의 이벤트 선물로 챙겨버린 이 책은 표지부터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신문과 방송을 통해 먼 나라의 이야기로 치부해버리기 쉽고 그냥저냥 그때만 측은한 맘이 들었던 아프리카의 가난하고 밥을 굶는 아이의 사진이 걸려 있다. 이미 여러분들의 리뷰를 통해 각오를 다지고 심호흡 하며 표지의 그 아이를 살포시 넘겨 본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숨 참아가며 깊은 바다를 잠수하는 잠수부마냥...
이리저리 바쁜 와중에 간간히 토막시간을 활용해 본문을 읽어 나간 기간은 보름 가까이 돼 버렸다.
책이 엄청난 페이지 수를 자랑하진 않았으나 무슨 놈의 책이 글자 하나하나마다 눈알을 통해 머릿속을 후벼 파 버린다. 기름진 위장은 지글지글 끓게 만들어 주고 영양과다로 인해 찌꺼기가 덕지덕지 껴있을 내 창자들에게는 뒤틀림을 선사해주고 있다. 픽션이나 팩션이 아닌 순수한 오리지날"사실" 이기에 본문을 다 읽은 후 "세상이 그런 거였나"라는 후폭풍이 몰려온다.
어이하여 책을 보내주신 님이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에 이러한 이벤트를 벌리시고 굳이 상품으로 이 책을 정했는지에 대해 골수까지 이해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책의 내용은 단지 왜 아이들이 굶는가..그리고 그로 인해 생명을 꺼트리는 가로 끝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원인을 자연재해적인 현상과 더불어 인재라고 불릴 수 있는 권력자와 권력국가의 탐욕과 이기심까지 동등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신자유주의라는 이념아래 "적자생존", "약육강식"이라는 정글의 논리가 인간 세상에 적용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다는 사실까지 깨우쳐주고 있다.
얼마 전 화려하게 종영을 맞은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에서 가장 친한 친구에게 남편을 빼앗기는 역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 주신 "배종옥"씨가 토크쇼에 출연했을 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동료 연예인들이 자기랑 밥 한번 같이 안먹을려고 한다고..이유를 들어보니 현재 배종옥씨는 불교 정토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빈 그릇 운동"의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다가 자신과 밥을 먹는 상대가 밥알이나 음식을 남기는 모습을 보면 서슴없는 직언을 불사하는 바람에 점점 자신과 식사하는 사람은 줄어들어버렸고 결국 매니저와 주로 밥을 먹게 되었다고 한다.
(재미있고 아름다운 사실은 배종옥씨는 기독교신자다.)
빈 그릇 운동의 취지는 단순하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것으로 국한되진 않는다고 한다.
식량의 소중함과 더불어 환경오염을 막는 자그마한 발걸음이며 적당량의 음식을 섭취하며 쓸데없는 식량낭비를 줄이고 조금 더 확대 해석하자면 이러한 절약으로 못 먹고 굶주린 어린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나 하나쯤이야 가 아니라 나부터라는 행동방식이 얼마나 시급한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과 함께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운동을 보고 있으면 아직은 살만한 세상, 살아갈만한 세상이라 느끼게 된다.
책 한권을 읽었다고 그 안의 내용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겠으나 지금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싶다면 필히 봐주고 읽어야 할 책이지 않을까 싶다. 책을 덮고 생각이 행동이라는 실천으로 옮겨진다면야 더할 나위없겠지만서도..